420공투단 '생존을 위한 대장정' 돌입

1982년부터 시작된 장애인의날이 27돌을 맞았다. 하지만 장애인들은 말한다. 아직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축제를 하기에는 장애인들의 삶은 안녕하지 못한다고…

정부에서나 각계 인사들은 하나같이 4월 20일을 대단한 이벤트인양 만들어놓고 장애인들을 한데 모아 시혜와 동정의 눈길로 대단한 은사를 베푼 양, 혹은 자신들이 1년동안 해왔던 장애인차별에 대한 면죄부를 받는 날로 치부시키고 있다.

420 장애인의 날을 정작 당사자들은 '장애인차별 철폐의 날'이라 부른다.

2007년 4월도 그 여느 해처럼 장애인을 위한 갖가지 이벤트가 준비돼 펼쳐지고 있지만, 조금 다른 의미를 부여해 보자면 올해는 장애인 스스로가 '생존권'을 외치며 거리로 나와 목숨을 건 거리 투쟁을 벌이고 있다.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김동효 집행위원장을 '생존을 위한 대장정'은 장애인들이 알을 깨고 세상으로 나오는데에 많은 환경적 제약이 있지만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몇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애인의 이동권
장애인들은 이동권을 권리로써 보장받기 위해 정부를 상대로물러서지 않고 끝없이 투쟁을 전개했지만 진보적 장애인 운동을 하는 장애인당사자들이 그리 많지 않는 상태에서 법까지 만들다보니 이들의 요구는 정부나 지자체가 빠져나갈 빌미를 제공하게 됐다.

광주시는 어김없이 이 허점을 이용, 또다시 교통약자들을 기만하려고 한다.

법대로라면 2013년까지 시내버스 중에 절반이상을 저상버스로 도입해야 하고, 100만이 넘는 광역시는 특별교통수단(이해를 돕기 위해 일명 '콜택시')을 80대 이상 도입하여야 한다.

그런데 광주시는 문화, 인권, 평화를 이야기하면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하면서 2013년까지 933대의 저상버스 중에 고작 90대만을 도입하겠다고 하고, 특별교통수단은 아직까지도 계획이 없다고 한다.

장애인 교육권
지난 2001년 자료에 따르면 최종학력이 초등학교인 장애인이 50%를 넘는다고 하였다. 우리나라와 같이 교육열이 높은 나라에서도 장애인교육은 예외인 것이다. 장애인은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하나만으로 교육권을 박탈당했다.

작년 여름 각 지역에서는 처절한 투쟁이 이어졌고, 광주지역에서는 광주시교육청과 면담을 갖고 22개 항에 대해 합의를 하였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장애인교육예산 부분에서도 광주시의 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다. 전국 장애인교육예산은 평균 3.4% 정도이다. 그런데 광주시교육청은 평균에 훨씬 못 미치는 2.7% 정도를 예산으로 책정하고 있다.

광주지역에 약 1700여명의 장애학생들을 비롯, 전국의 7만명에 가까운 장애학생들의 교육을 위해서 반드시 장애인교육지원법이 이번 국회에서 통과되어 장애를 가졌든 장애를 갖지 않았던 모든 학생들이 평등한 교육을 받아야 할 것이다.

중증장애인을 위한 활동보조서비스
활동보조서비스 제도화를 이야기하며 장애인들은 노숙투쟁을 비롯, 여러 형태의 목숨을 건 강도 높은 투쟁을 전개해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작년 10월 10일 활동보조서비스 관련 5개항에 대해 합의를 했었다.

하지만 최종지침은 목숨을 건 장애인들의 투쟁으로 일궈낸 약속은 무시된체 월 최대 80시간으로 연령은 6세부터 65세로 자부담은 10%, 20% 그대로 나왔다.

활동보조서비스가 보편적 권리로서 제도화되지 않고서는 중증장애인들이 지역사회 속에서 비장애인들과 함께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유시민 장관이 모를 리가 없을텐데 말이다.

4.20 장애차별철폐의날
매년 반복되는 장애인의 날 행사가 아니라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도록 사회적 환경과 제도를 희망하며 올바른 대안을 제시하고자 광주지역 장애인단체와 시민단체가 연대, '생존을 위한 대장정'에 나섰다.

이들은 ▲실효성 있는 활동보조서비스의 실현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의 올바른 수립 ▲복지서비스 확대 등을 요구하며 도보행진과 노숙투쟁을 벌인다.

'생존을 위한 대장정'에 돌입하며 김용목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김용목 상임대표는 광주시에 엄숙한 경고를 남겼다.

“더 이상 광주시는 우리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고 분명하게 내일 오후 4시에 만나서 장애인 문제 결판 지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를 외면한체 축제의 장에 가서 낯을 내미는 비겁한 짓을 하지 말 것을 장애인의 목소리로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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