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안배-맷집-전략, 이전보다 훨씬 나아진 경기력!

[투데이코리아=장병문 기자] 한국계 파이터 추성훈(35.일본)이 1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O2아레나에서 열린 'UFC 120' 대회에서 영국 탑 파이터 마이클 비스핑과 화끈한 경기를 펼쳤지만 심판전원일치 판정패 했다.

추성훈은 아웃파이터 비스핑을 상대로 타격전을 선택했다. 주짓수를 마스터한 비스핑을 상대로 그라운드에서 무리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고, 체력 안배를 위한 전략이기도 했다. 1라운드 초반 추성훈의 전술은 먹혀 들어갔다. 추성훈의 오른손 스트레이트와 잽이 비스핑의 안면을 강타하면서 기선제압에 성공한 것. 추성훈의 묵직한 펀치에 위협을 느낀 비스핑은 뒷걸음질 치며 이후 철저히 아웃파이팅을 구사했다.

1라운드 중반 이후 비스핑은 긴 리치와 빠른 스피드로 추성훈을 압박했다. 비스핑의 스트레이트 펀치가 추성훈의 눈에 적중되면서 경기의 흐름이 비스핑 쪽으로 넘어갔다. 시야에 문제가 생긴 추성훈의 펀치 적중도가 크게 떨어졌고, 비스핑은 집요하게 이점을 파고 들었다. 추성훈은 2라운드에도 시야가 회복되지 않았는지 낮은 펀치 적중률을 보이며 비스핑의 아웃파이팅에 고전했다.

1,2라운드에서 점수를 크게 빼앗긴 추성훈은 3라운드에서 투지를 불살랐다. 적극적인 공세로 펀치를 날리며 적극적인 공격을 펼쳤다. 하지만 비스핑이 노련하게 추성훈의 공격을 피해 나갔고, 결국 추성훈은 역전에 성공하지 못하고 판정에서 무릎을 꿇었다.

비록 패하긴 했으나 추성훈은 희망을 봤다. 신체적인 열세를 파이팅으로 극복했고, 우려했던 체력적인 문제도 크게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추성훈은 비스핑에게 신장과 리치에서 큰 차이를 보였으나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초반에는 비스핑에게 두려움을 심어주었다. 추성훈의 시야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면 승부가 비스핑 쪽으로 쉽게 기울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시야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펀치 적중도가 떨어지기 시작한 추성훈은 비스핑에게 수차례 안면을 허용했다. 3라운드에서는 비스핑의 하이킥에 정통으로 맞으면서 위험한 모습을 노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추성훈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화끈한 경기를 펼쳐냈다. 맷집에서도 수준급임을 증명해내면서 UFC가 높은 점수를 주는 '화끈한 모습'을 확실하게 선보였다.

약점으로 꼽히던 체력적인 문제도 어느 정도 보완한 추성훈이다. 추성훈은 지난 7월 'UFC 116' 대회에서 크리스 리벤(29.미국)에게 압도적인 경기를 했지만 체력적인 문제를 보이면서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당시 추성훈은 1,2라운드에서 테이크다운으로 상위포지션을 잡아내면서 시종일관 리벤을 괴롭혔다. 그러나 경기를 끝낼만한 한 방을 터뜨리지 못하면서 3라운드에서 리벤의 기습적인 삼각조르기에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추성훈은 비스핑을 상대로 타격전으로 경기에 나섰다. 체력소모가 큰 그라운드 보다는 타격전이 유리하다는 판단이었다. 타격전은 비스핑을 상대로 최상의 전략이었다. 적절하게 비스핑의 테이크다운 시도를 막아내면서 묵직한 펀치로 승부를 본 것 자체가 훌륭한 선택이었다.

아쉬운 점은 추성훈의 공격이 한 박자 느렸다는 점. 추성훈은 치고 빠지는 비스핑을 상대로 먼저 주먹을 내지르지 않았다. 비스핑이 먼저 치고 들어올 때 추성훈의 주먹은 비스핑이 빠지고 난 뒤였다. 먼저 지르거나 함께 주먹을 뻗었다면 더 좋은 그림이 나왔을 것이다.

UFC 데뷔 이후 1승 2패. 3번의 경기에서 추성훈은 많은 경험을 쌓았다. 비록 2연패에 빠져들었지만 화끈한 경기로 전세계 격투팬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심어주었고, 매 경기 자신의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 나가고 있기에 다음 경기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비스핑전 패배. 추성훈으로서는 쓰지만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될 멋진 패배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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