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차기 원내대표 선출 이후 다시 논의해야”

[투데이코리아=박한결 기자]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4일 오후 3시에 상정, 처리하기로 했던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과 관련, 민주당이 이날 처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당내에서 강한 반발이 일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야3당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부터 4 시간 가량 국회에서 진행한 비공개 의원총회를 통해 일단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의총에서는 비준안 처리 여부를 놓고 찬반 의견이 갈린 가운데 비준안 처리에 반대하는 의견이 약간 더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민주당은 여야 차기 원내대표가 선출된 이후에 비준안 처리 시점을 다시 논의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의총에 앞서 열렸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 자리에선 박지원 원내대표만 비준안 처리에 찬성하고, 정동영·정세균·이인영·천정배·박주선·조배숙·김영춘 최고위원 등이 반대의사를 밝혔다. 반면, 손 대표는 유보적인 뜻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민주당이 이날 본회의에서 비준안 처리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 뒤 박지원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에게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다.

한편, 이에 한나라당은 표결 강행처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오늘 비준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우리는 이것 하나 처리하지 못하는 무능한 한나라당으로, 설자리가 없게 될 것”이라며 비준 처리에 대한 강행의지를 밝혔다.

그는 또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로 부터 '미안하다, 약속을 못 지킬 것 같다'고 전화가 왔는데, 국가중대사가 사과한다고 될 일은 아니다. 어떻게 되든 한·EU FTA 비준안에 대해 찬성의견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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