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희태 MB 캠프 선대위원장

지난 11일 국회 516호실에서 진행된 인터뷰는 다소 어수선했다. 박희태 선대위원장은 인터뷰 시작부터 기자들의 전화를 상대하느라 바빴다.

"글쎄 나는 잘 모른다니까요. 취소 안 한다는 것도 비서가 통신을 전해줘서 알았어요"

공교롭게도 조금 전, 김재정 씨가 "고소를 취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언론에 발표했다. 박 위원장이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고소인 쪽에 고소를 취소할 것을 권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뒤다.

박 위원장은 김씨가 캠프의 말을 듣지 않고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것에 대해 난감해 하는 표정이었다. 그는 이날 당초 김씨의 부동산과 관련한 자료를 언론에 공개하려고 했지만 검증위의 경고로 무산됐다고 밝혔다. 당초 캠프가 공개하려던 내용은 김씨와 이 후보의 형 이상은씨의 공동 소유였던 도곡동 땅의 매각자금 흐름과 관련한 내용이었다.

박 위원장은 이 후보의 차명재산 의혹을 받고 있는 도곡동 땅에 대해 "이 후보에게 들어간 돈은 한 푼도 없다"며 의혹의 실체를 부정했다.

◆ 다음은 박 위원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캠프가 김재정 씨에게 '고소취하'를 할 것을 권유했는데 이유가 뭔가?
▲물론 수사를 해서 밝혔으면 했고, 그것이 정도이다. 그러나 당에서 그것(고소 취하)을 원한다. 매일 고소를 취하하라고 연락이 온다. 또 검찰 수사라는 게 며칠 만에 끝나는 게 아니다. 장기화 될 게 뻔하다. 그 동안 수사과정에서 의혹이 증폭되고, 결국 이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이 후보 개인은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된다. 이는 과거 김대업 사건 때 여실히 증명됐다.

-고소를 취하하면 '뒤가 캥겨서'라는 의혹을 살 수도 있다.
▲한나라당 내에서 (취하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그런 근거를 내놓는다. 오늘 아침에도 우리 당의 선거대책본부 위원들이 고소 취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게 통보해 왔다. 그때 그분들이 이유로 든 것이 '결백하니 의혹을 일거에 해결하자'는 것이다.

나도 이참에 결백을 증명하는 자료를 언론에 공개할 생각이었는데 검증위 때문에 못했다. 오늘 아침에도 경고장이 왔다. 자신들의 경고를 무시하고 언론에 (자료를) 공개하면 가만히 안 있겠다는 것이다.

오늘도 도곡동 땅 문제에 대해 대충 얘기했다. 이 일대 땅을 판 것이 95년이다. 이후 대검 중수부에서 이 후보와 연관된 대선자금이나, 포철과의 관계 등을 모조리 조사했다. 결국 '혐의 없음'으로 처리됐다. 이 후보 쪽에 단돈 10원도 안 들어갔다는 것이다.

사실은 이러한 자료들은 모두 공개하려고 했다. 그러나 검증위에서 자신들을 '바지저고리' 만드는데 대해 엄청난 경고를 했다. 우리의 최초 약속(검증과 관련한 사항은 모두 검증위에 일임한다는)에도 위반되고 당 지도부도 반대가 심하다.

-박 위원장이 김재정 씨가 검찰에 고소한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 선대위원장으로서 이러한 중요한 사실을 몰랐다는 건 캠프 내 지휘체계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닌가.
▲심지어 후보한테도 김씨가 전화 한통 안 한 것으로 안다. 오늘 12시쯤 우리 변호사가 (고소 취하와 관련해) 그쪽 반응을 전해왔다. 순순히 응하지 않을 것 같다고 하더라. 그래서 후보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렸다. 이 후보가 오후 4시경에 시간이 나니까 알아보겠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4시 아닌가. (인터뷰 할 당시 시각은 4시에 조금 못 미쳤다.) 이 때문에 후보와 사전 조율이 없지 않았나, 추정하는 것이다. 나도 김씨와 통화 한번 한 적이 없다. 거듭 말하지만 캠프 측에서 고소한 게 아니다. 우리도 당 내부의 일이니 애초에 법에 호소할 생각이 없었다. 당사자들이 검증과 관련한 일은 전부 검증위에 맡기겠다고 약속했다. 당의 규정이고 명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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