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일명 '교대역 사고'를 보도한 서울방송의 행태를 놓고 말이 많다. 여자 3명을 나란히 치고 나는 윤화의 현장을 여과없이 보도한 것. 많은 사람들이 시청하는, 그리고 어린이들까지 뉴스 앞에 앉는 저녁의 '프라임 시간대'에 내보낸 영상치고는 너무도 참혹하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는 이 충격적 영상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다시 보기를 하려는 네티즌들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이 영상을 27일 정규 뉴스를 통해서, 혹은 다시 보기를 통해 본 이들은 참혹하다는 반응이다. 일단 참혹하다는 1차적 반응 다음에는 공공재인 방송에서 어떻게 이런 장면이 한 차례의 거름망도 없이 그대로 전파를 탈 수 있었는가 분노하고 있다.

서울방송이 아무리 민영방송사이지만, 기본적으로 지상파 방송으로 지킬 품위와 정도가 있다. 또 방송은 한정된 자재로, 국가의 엄격한 제한을 거쳐 방송면허를 받아 사업을 영위하게 되어 있는 특수부문이다. 일반 기업체와는 적용되는 법적 기준은 물론, 도덕률도 한결 다르다.

방송의 시청률도 중요하고, 생생한 뉴스 현장을 전해야 한다는 언론의 보도 기능도 중요하다. 하지만 신문방송학에서 중요 이론으로 자리잡은 '게이트 키핑' 이론에 따르면 사실이 있다고 해서 그대로 여과없이 내보낸다는 식의 신문-방송 제작은 허용될 수 없다.

아무리 좋은 소재, 속된 말로 장사가 될 것 같은 아이템이어도, 한 번 냉정한 시각으로 이 보도가 가져올 후폭풍과 국가 이익에 배치되지는 않는지, 공공에 이익이 되는지 등을 재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번 교대역 영상은 그런 점에서 우려스럽다. 서울방송은 게이트 키핑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책임을 시청자들에게 사과하고, 앞으로 뉴스 제작 여건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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