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법 악용한 지역상권 침해 지적…오너家 계열사 밀어주고 끌어주고


대상그룹 임창욱 명예회장 차녀 임상민 대상(주) 전략기획본부 부본부장

[투데이코리아=이규남, 정단비 기자] 최근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동생 정유경 부사장을 밀어주다 곤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미원', '종가집', '청정원' 등으로 유명한 대상그룹 역시 오너의 지분이 높은 회사에 계열사가 동원돼 일감을 집중적으로 몰아주고 있는 것이 드러나 구설수에 올랐다.

대상그룹은 앞서 지난달 9일 국정감사에서도 지난 2010년 뛰어들어 중소상인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불러온 식자재 유통·판매 업체 '대상베스트코'의 편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와 관련해 민주통합당 박완주 의원은 "동네빵집까지 진출하던 대기업이 현행법을 교묘히 이용, 편법으로 기존 지역업체를 인수한 뒤 상생법의 사업조정제도를 피해가려는 대기업의 양심불량"이라고 지적하며 "마치 상속세 등을 피하기 위한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의 아류격"이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현재 중소기업청의 사업신청 현황자료엔 현재 대상베스트코는 8건이 진행중으로 대상베스트코산타종합유통, 대상베스트코청정식품, 대상베스트코가족종합식자재 등의 여러 이름을 올렸다. 또 이렇게 이름을 바꾼 이유는 상생법에서 점포 개업에 드는 총 비용의 51% 이상을 대기업이 부담하는 경우에만 사업조정을 신청할 수 있는 규정을 악용한 것이라는 것이 박 의원의 주장이다.

'대상베스트코' 현행법 피해가려는 꼼수?
대상㈜ 70%, 오너일가 30% 지분보유

최근 정치권에서 연일 외치고 있는 경제민주화에 역행하는 꼼수를 부린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대상베스트코는 지역상권 침해 이외에도 심심치 않은 내부거래에 '일감 몰아주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분석 결과 매출의 40% 정도를 내부거래로 채우고 잇으며, 지난해 매출 82억원 가운데 31억원(38%)을 종속회사들과의 거래로 올렸다. 종속회사는 중부식자재, 대한식자재유통, 신다물유통, 우덕식품, 청정식품, 싼타종합유통, 한미종합식품, 배추벌레, 만세종합유통, 한려종합식품 등이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으로 대상베스트코는 대상㈜이 70%(112만주)의 지분을 소유한 최대주주였으며, 나머지 30%는 오너일가가 보유 중인 오너일가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분은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과 두 딸 임세령 대상HS 대표와 임상민 대상(주) 전략기획본부 부본부장이 각각 10%(16만주)씩 갖고 있다.

아그로닉스, 설립 2년만에 매출 800억원대 급성장
대상홀딩스, 지난해 계열사 매출 비중 88%

대상그룹의 또 다른 식품 유통업체 '아그로닉스'(농업회사법인 아그로닉스)는 지난해 매출 853억원중 587억원(69%)이 내부거래였으며, 설립 첫해인 지난 2010년에도 매출 425억원 중 303억원(71%)에 달하는 내부거래가 이뤄졌다. 아그로닉스는 과일·채소 등 농산물 도매업체로 대상에프앤에프(407억원), 대상㈜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아그로닉스도 최대주주는 대상홀딩스로 50%(8만주)의 지분을 가지고 있지만, 임세령 대표 12.5%(2만주), 임상민 부장 27.5%(4만4000주)를 가지고 있다.

임상민 부장이 최대 주주(38.36%·1389만2630주)로 있는 '대상홀딩스' 역시 지난해 계열사 매출 비중이 88%에 달하는 등 매출 대비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지난 2005년 설립된 대상홀딩스는 모회사인 대상㈜의 투자사업부문이 분할된 그룹 지주회사다.

또 계열사들을 상대로 자금 및 업무 지원, 경영 자문·컨설팅, 브랜드·상표권 관리 등이 주된 업무다보니 계열사들에 매출을 의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총매출 151억원에서 대상㈜(94억원)과 엠플러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1호(34억원), 대상에프엔에프(3억원), 대상정보기술(1억원), PT.SR(1억원) 등과의 거래액이 133억원이나 됐다.

이같은 일감몰아주기 논란에 대해 대상 관계자는 "아그로닉스는 그룹 사업의 수직계열화 차원으로 봐야 한다. 경영의 효율상 불가피하다"고 말했지만, 한 전문가는 "아그로닉스 같은 경우 대주주의 지분율이 30%이상이나 되고 나머지 지분도 지주회사가 보유하고 있어 회사에서 발생하는 이익이 대부분 오너 개인에게 돌아가는 구조"라며 "이는 계열사들이 가져야 할 수익의 기회를 개인 오너가 빼앗아 가는 기회유용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상그룹은 유명 연예인과 스캔들로 이목을 모았던 임세령 대표가 의욕적으로 운영하던 아시안 퓨전레스토랑 '터치 오브 스파이스' 1호점이 지난 4월 문을 닫는 굴욕을 당하는 등 갖가지 구설수에 오르자 차녀 임상민 부장을 경영일선에 전진배치해 후계자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 최근에는 임창욱 회장의 부인 박현주 부회장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일까지 대상그룹의 지주회사 대상홀딩스의 주식 18만9430주를 잇따라 매입해 주가부양, 경영권 방어 등 여러 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 부회장이 대상홀딩스의 주가 상승세를 고려해 향후 주가가 더 큰 폭으로 오르기전 서둘러 매집에 나섰다는 분석 등 의문의 시선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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