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김경진 광주지검 형사 제3부장검사

지금은 지식산업시대이다. 지식산업시대에서는 국가의 영토는 땅이 아니라 국민 개개인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지식의 총계이다. 국토면적의 크기는 이제는 그 자체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단순히 하나의 조건에 불과하다.

징기스칸은 대항하는 적군은 모두 죽였지만, 유일한 예외가 기술자들이었다. 신기술을 지닌 자만이 세계를 지배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징기스칸은 기술자를 존중하지 않는 사회는 미래가 없다고 하였다.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은, IMF 중에도 노동조합을 설득하여 오히려 직원 고용을 더 늘렸다고 한다. 고용확대를 통하여 필연적으로 생기는 여유인력을 예비조(豫備組)로 편성하여, 쉬는 기간 동안 평생학습에 투입하였다. 직무교육, 기술교육 기타 인문, 사회, 예술, 교양관련 교육과정을 다양하게 편성하여 직원들로 하여금 골라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렇게 하자 직원들의 평균적인 지적 역량, 기술역량이 급속도로 상승하였고, 초기에는 영어회화나 음악 듣는 것에만 관심이 있고, 업무는 더 고칠 것이 없다고 생각하던 직원들, 상사만 회사를 개혁하는 것으로 생각했던 직원들이 스스로 변화와 개혁을 시작했다고 한다.

종국에는 종업원들의 회사에 대한 업무개선 제안이 1인당 10건에까지 이르게 되었고, 안전사고가 획기적으로 감소하였다고 한다.

제품, 서비스의 품질은 이를 공급하는 회사 구성원의 정신(기술) 수준의 평균치 그 자체일 것이므로, 이 같은 상승효과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의류, 신발등 속칭 사양산업이라고 지칭되는 산업 역시 중국등 개발도상국과 평범한 가격경쟁은 인건비 격차로 경쟁할 수가 없을 것이나, 유한킴벌리의 방식과 같이 직원들의 기술적, 지적 수준을 총체적으로 향상시켜 이태리처럼 값비싼 명품을 만들어 판매하면 충분한 경쟁력이 생길 것이다.

필자도 대전, 천안에서 근무할 때 매일 아침에 30분간 검사들과 모여 그룹스터디를 매일 한 적이 있다. 처음 2-3개월은 성취효과가 잘 느껴지지 않았지만, 7-8개월이 지나자 알게 모르게 엄청난 양의 지식이 쌓여 남보다 더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

그러나 미래를 바라보면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것만으로 부족하다. 지금은 보통의 지식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세상이다. 그러므로 앞으로의 경쟁력의 핵심은 지식이 아니라 창의성(創意性)이다.

창의성은 어떻게 하여 얻을 수 있는가? 창의성은 기존의 고정관념에 걸리지 않고, 이를 깨뜨리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생각이 걸림이 없는 것, 텅 빈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조용히 사색하는 연습을 하여야 한다. 명상, 참선, 요가, 기도, 묵상 이 모든 것이 생각을 걸림 없이 비우는 연습을 하는 좋은 수단이다. 지식은 열심히 공부하는데서 얻어지지만, 지혜, 창조적 사고, 아이디어는 조용히 생각하는데서 생긴다. 그래서 최근에는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와 같은 세계적인 CEO들도 중요한 결정을 할 때에는 산속 오두막으로 들어가 일주일이고 보름이고 깊은 사색을 통해 결정을 내린다고 한다.

최근에는 일부 회사에서는 직원들의 능력발전의 일환으로 명상훈련을 도입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20년이 지나면 '정보의 시대' 역시 지나갈 것이며, 깨달음에 의한 리더, 소비자자 경제활동의 주체가 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아침에 일어나면 전 가족이 30분간 명상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 보는 것이 어떤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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