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무자년이 시작됨과 동시에 다양한 변화들이 몰려오고 있다. 보험업계 역시 지난 보험업법 개정으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개정안에 있어 가장 큰 수혜자는 '삼성'이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보험업법 어떻게 바뀌길래?

재정경제부가 지난 27일 확정, 공식발표한 보험업 개정방안은 지난 7월 자본시장통합법 제정에 따른 후속 조치. 은행‧증권‧보험 등 3분된 금융업권이 동등한 경쟁력을 갖게하기 위한 방편으로 알려졌다.

그간 금융업계는 칸막이식 영업규제로 자율성을 확보할 수 없어서 금융소비자의 수요를 따르지 못한다는 평이 일각에서 나오기도 했다. 상품개발 능력이나 자산운용 역량도 선진국에 미흡한 실정이라는 평.

재경부는 이번 제도개선을 통해 국내 금융산업의 세계화와 선진화를 선도할 수 있는 전략 산업으로의 성장판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개정안의 중심에 섰던 사안으로는 방카쉬랑스 확대 시행여부, 보험지주사 규제완화, 지급결제 허용, 보험사 업무 자율성 확대 등다.

우선 보험회사의 대형화와 종합화 유도를 목적으로 보험‧증권 등 비은행지주회사 관련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자회사‧손자회사의 업종을 직접 제한하는 규제를 일부 완화해 세계적 기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계선하는 한편, 금산분리 원칙, 상호‧순환출자 해소, 자회사간 내부거래 통제 등 원칙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어 보험회사가 투자자문과 투자일임업(위임) 겸용할 수 있도록 새롭게 허용하고 지급결제망 안전성 저해 방지 장치 마련을 전제로 자통법 시행 후 추진경과에 따라 보험사에도 지급결제를 허용하기로 했다.

또 보험사 자율성 확보를 위해 금융업종에 대해서는 자유로운 자회사 소유를 허용하고 보험사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신고․승인대상으로 분류하기로 했다.

또 파생상품 관련 규제도 현행 포지티브 방식에서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해 자율성을 기한다.

이밖에 논란을 거듭하던 방카슈랑스 시행은 예정대로 추진해 내년 4월 4단계 확대시행할 전망이다.

◆경제개혁연대, “삼성그룹을 위한 보험업법 개정”?

한편 경제개혁연대는 재경부의 이같은 발표 후 “금산분리 원칙의 훼손과 보험사 리스크 확대 등을 예상할 수 있다”는 신중론을 펼쳤다.

연대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현 상황에서 재경부가 서둘러 개편방안을 서둘러 발표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더구나 이번 개편방안의 최대 수혜자가 삼성생명을 보유한 삼성그룹인점을 감안하면 전면 재검토해야한다”고 꼬집었다.

경제개혁연대는 “우리나라 자산운용규제의 허술함, 금융감독기구 및 사법기구에 대한 신뢰의 결여 등을 고려할 때, 기타 국외 사례를 따라 사후적 규율만으로 금융자회사와 비금융자회사 간의 분리를 사실상 실현할 수 없다”면서 “결국 삼성에버랜드가 보험지주회사가 되는 경우에도 그 자회사인 삼성생명을 통해 삼성전자를 손자회사로 지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즉 삼성그룹의 현 소유구조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것에 불과하다”고 강력 반대했다.

이어 삼성그룹이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하지 않으면 보험지주회사 전환이 불가능하다는 재경부 측 주장에 대해서도 “삼성그룹의 순환출자구조 중 삼성카드-삼성에버랜드의 출자고리를 해소하는 것은 지배권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언제든지 해소 가능하다. 보험업법만 개정되면, 삼성에버랜드의 보험지주회사 전환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결국 삼성그룹은 자본시장통합법에 따라 삼성증권을 통해 지급결제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되었고, 이번 보험업법 개편방안이 실현될 경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를 통해서도 지급결제업무를 담당, 은행업 진출이 간단해졌다는 의견이다.

특히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심상정 의원(민주노동당 소속)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삼성금융계열사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로드맵(2005년 5월)'의 내용과 이번 보험업법 개편방안이 유사해, 이번 보험업법 개정이 삼성이 로비의 결과물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주장이다.

◆업계 반응

한편 현재 지주사 전환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메리츠금융그룹. 메리츠금융그룹은 계열사간 지분정리를 통해 지주사 설립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을 하고 있으며, 외부기관으로부터 지주사 전환을 위한 컨설팅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메리츠증권 김기범 사장도 인수 합병(M&A)과 관련해 “아직까지 M&A를 위한 바탕이 다져졌다고 볼수는 없지만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대형화 가능성을 열어둔 뒤, 금융지주회사 설립에 대해서도 “아직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신중히 검토 중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밖에도 생명보험사 수곳도 보험업법 개정안 향방에 따라 지주사 전환의 로드맵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대한생명을 중심으로 한화금융그룹과 흥국금융그룹, 미래에셋그룹 등이 생보사 중심의 지주사를 설립할 것으로 업계는 예측했다.

이진주 기자 ljj@today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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