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랑 아름다운 4위⋯심석희 아쉬운 예선탈락 - “금메달 아니어도 괜찮아” 응원 이어져

▲ 17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펼쳐진 여자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최민정이 기뻐하고 있다.

[투데이코리아=노철중 기자]한국 쇼트트랙의 최고 기대주 최민정이 17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펼쳐진 여자 쇼트트랙 1500m 경기에서 상대를 압도하는 실력을 과시하며 금메달을 따냈다.


결승에서 함께 경쟁을 펼친 김아랑은 결승선을 통과할 때까지 손에 땀을 쥐는 경기를 펼쳤지만 아쉽게도 4위에 머물렀다. 최민정과 함께 기대를 모았던 심석희는 예선 1조 경기에서 경기 초반 넘어지는 실수를 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5위로 경기를 마감했다.


최민정은 이날 열린 예선부터 결승까지 매 경기 막판 스퍼트로 국민들을 열광케 했다. 천천히 3·4위 선에서 순위를 유지하다 결승선이 가까워질수록 한 명 혹은 한꺼번에 앞 선수들을 앞지르는 폭발적인 스퍼트 능력을 보여줬다.


특히, 준결승 3바퀴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 최민정의 추격 레이스는 대단했다. 아웃코스를 이용해 압도적인 스피드로 인코스를 장악하면서 오밀조밀하게 붙어 앞서가던 4명을 차례로 제치는 명장면을 연출한 것. 1바퀴를 남겨 놓고는 아웃코스에서 인코스로 파고들어 1, 2위를 달리던 선수들까지 제쳤다. 최민정이 자신들을 앞지르자 당황했는지 두 선수는 서로 충돌하면서 미끄러지고 말았다.


결승에서 최민정은 준결승보다는 일찌감치 앞서나가며 여유있게 1위로 결승선에 들어왔다. 김아랑은 2·3·4위 싸움을 마지막까지 펼쳤지만 아슬아슬한 차이로 4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최민정 선수는 시종일관 담담한 표정을 유지했지만 이날 만큼은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후 가진 방송 인터뷰에서는 어머니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전하며 “금메달을 땄다. 이제 가족 여행 가자”라며 활짝 웃는 모습을 보여줬다.


▲ 17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펼처진 여자 쇼트트랙 1500m 경기가 끝난 후 김아랑(오른쪽) 선수가 최민정 선수와 함께 관중들에 인사하고 있다.

한편, 김아랑 선수는 승리의 기쁨을 코치들과 나누고 있는 최민정 선수에게 먼저 다가가 축하해주는 모습을 보여 기쁨에 더한 훈훈함을 국민들에게 선사했다.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맏언니이기도 한 김아랑은 인터뷰에서 후회 없는 경기를 펼쳐 만족하고 최민정이 금메달을 따서 기쁘고 기특하다고 말했다.


김아랑은 2014년 소치 올림픽 1500m 기대주였다. 경기 당일 갑자기 찾아온 급성 위염을 딛고 결승까지 진출했으나 불운이 겹치면서 실격까지 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런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김아랑을 응원하는 네티즌들은 “평창여신 김아랑 탄생 밤새 실검1위 흥해라 김아랑~~”, “지금도 충분히 빛나 보입니다. 파이팅!” 등 격려 댓글을 연이어 올렸다.


올림픽 시작 전 코치에게 당한 폭행 사건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심석희는 500m에 이어 1500m에서도 불운이 이어지면서 국민들에게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일등안해도 되니까 부담감떨쳐내고 즐겨 힘내라”와 같은 응원을 보내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동계올림픽 종목인 쇼트트랙. 특히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20일 개인 1000m 경기와 3000m 계주를 앞두고 있다.


최근 스피드스케이팅 이상화 선수가 소치 올림픽 때 쇼트트랙 선수들을 응원했던 플랜카드 “금메달 아니어도 괜찮아. 다치지만 말아죵. 이미 당신들은 최고”가 회자 되면서 경기 자체를 즐기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 지난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이상화 선수가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 결승전에서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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