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폭스 플라워, 화훼 소비변화의 “다른 사람이 아닌 나를 위한 꽃”

▲ 스노우폭스 플라워 강남점의 모습.

[투데이코리아=최한결 기자]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꽃이나 화분을 사려는 이유는 축하의 의미와 기념의 의미가 크다. 단발성이고 계획적으로 소비되지 않는 경조사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사회에서 지인이나 가족이 사업을 하거나, 결혼을 하거나, 졸업을 할 때 우리는 종종 꽃다발과 화환을 선물한다. 좋은날을 기념하기 위해, 축하하기 위해 꽃을 사는 경우가 아니면 개인적인 이유로 구매를 기피한다.

사치적이라고 느끼는 사람도 적지 않다. 꽃이 비싼데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아름답던 모습은 금방 사라지고 져버리기 때문에 흔히들 “차라리 꽃보다 먹는 게 남는다” 하기도 한다.

화훼 산업은 위기를 겪고 있다. 화훼 소비 문화가 경조사 위주로 성장한데다 몇 년전 있었던 부정청탁금지법으로 인해 주춤하고 있는 사이 크게 타격을 입었다. ‘축하’의 의미보다 ‘청탁’의 이미지가 강하다고 인식되기 시작됐다. 3급 공무원 A씨는 “차라리 몇만원 안되는 꽃을 받아서 문제가 될수 있어 선물을 사양하는 (동료들도) 문화가 생겼다”고 토로했다.

‘2018년 1~4월 신선농산물 수출현황 결과’ 신선농산물의 수출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화훼류의 경우 지난해와 비교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4월의 경우 710만달러를 수출했지만 올해 550만 달러로 그쳤다. 물량 또한 8만톤에서 7만톤으로 감소했다.

전체적 물량 감소에는 재배면적감소와 수입산 꽃에 비해 열악한 경쟁력, 화훼산업의 어려움을 꼽을 수 있다. 화훼 시설원예를 포기한 농가도 적지 않아 공급량이 적어진 것이다. 공급량이 줄어드니 꽃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조사결과 지난해 대비 1분기 꽃 가격이 전체적으로 10~20%폭으로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발표한 ‘2016 화훼재배현황’에 따르면 재배 면적도 빠르게 줄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0년 6829ha에서 2015년 5831ha, 2016년 5365ha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훼 생산액은 2010년 8510억에서 2015년 6332억원, 2016년 5602억까지 감소했다.

또한 국내산 꽃들이 수입산 꽃들에게 자리를 계속 내주고 있다. 화훼농가를 운영중인 농민 A씨는 “수출은 줄고 수입량은 크게 늘고있다”며 “수입산 꽃의 경우 국내산에 비해 가격도 저렴한데다 꽃이 두꺼워 같은 기간에도 더 오래가 품질이 좋다”고 말했다.

화훼류 수입액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농수산식품수출지원정보(KATI)에 따르면 2011년부터 증가세가 늘어 2015년 6076만여 달러에서 2016년 6297여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과 수입이 2배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런 화훼산업 상황에 대해 aT화훼공판장 심정근 센터장은 “이제는 경조사 위주의 화훼산업이 아닌 새로운 소비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며 “aT는 1 Table 1 Flower 등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든다면 aT와 협업관계에 있는 스노우폭스 플라워같은 회사가 그러한 좋은 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노우폭스 플라워는 지난해 7월 서울시 강남구에 선릉 1호점을 내면서 화훼 문화에 새로움을 더했다. 경조사 위주가 아닌 지극히 개인을 위한, 나를 위한 꽃을 강조했다.

현재 스노우폭스플라워는 3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으며 지난 1년간 25억대 매출을 달성했다. 강남점 방문건수만 5월 한달간(1일~24일) 2만 여명이 넘었다.


▲ 스노우폭스 플라워 김아영 대표. 김 대표는 꽃을 커피와 비교해 설명하면서 "화훼 산업이 발전 가능성이 높고 커피와 같은 문화인식을 가지는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스노우폭스 플라워 김아영 대표는 “꽃이란 사는 사람 파는 사람, 모두가 행복해 질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굳이 경조사의 일부로 선물이 아니더라도 내가 기쁘기 위해, 내가 좋아서 구매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크게 스노우폭스플라워는 3가지 변화가 있다”며 “접근성이 떨어지는 기존의 꽃집과는 다르게 1층에 매장을 두고 있고 꽃이 비싸다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작은 단위에 꽃도 판매 하고 있다. 마지막 하나는 꽃의 정찰제를 실시해 화분과 꽃다발에 모두 가격표를 붙여놓았다. 작으면 작은 차이점이지만 이 차이는 분명히 크다”고 말했다.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는 이유로 “미국의 경우 할인마트안에 구입하기 쉽도록 꽃들이 바로 눈에 띄는 자리에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대형마트에도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고층에 찾아가야 하거나 지하에 있어 소비에 불편한점이 많다”고 말했다.

일부 화훼 전문점의 경우 접근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대형마트에 입점한 곳이여도 쇼핑에 상관없는 곳에 위치해 있다거나 지하주차장 등에 있기 부지기수다. 스노우폭스 플라워의 경우 쉽게 접근할수 있도록 역 주변 또는 거리에서 직접 볼수 있는 1층에 자리를 잡았다.

정가제의 경우 흔히들 ‘꽃은 비싸다’는 인식에 전적으로 대비된다. 꽃같은 상품은 정형화된 기준이 있는 상품이 아니며 그 가격을 쉽게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꽃집에서 꽃을 살 때 “이렇게 사려면 다른 구성과 함께 사야 이쁘다”또는 “한두개씩은 마진율 때문에 팔지 않는다”는 쉽게 들어볼 수 있다. 하지만 스노우폭스 플라워는 가격표를 달아놓아 정가를 받고 판매하기 때문에 원하는 상품의 크기와 가격을 고르기 좋은 장점이 있다. 포장역시 원치 않는다면 포장비를 아낄수 있다.


▲ 매장내 모든 상품에 가격이 붙어있다.



aT화훼공판장에서도 소비자입장에서도 합리적인 소비를 할수 있고 판매자에 입장에서는 정가를 받아 마진율을 보존할수 있다는 취지로 가격표시제를 실시하고 있다. 꽃이기 전에 상품이기에 정가를 주고 판매하는 것은 공정거래에도 좋은 의미를 가질수 있다.

김 대표는 “aT공판장에서 직접 꽃을 가지고 와 저렴한 가격에 신속히 공급할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고있다”며 “수입산 꽃도 판매하고 있지만 매장의 80~90%를 국내산 꽃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 매우 작은 크기의 '초미니 화분'.


다른 화훼 전문점과 차별화된 점이 있냐는 질문엔 “절화류 장미, 수국부터 초미니 화분, 큰 화분, 공기정화 식물까지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팔고있다”며 “기존의 꽃집들이 특별함 없이 꽃만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에게는 큰 어필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꽃이 사치적이고 일시적이어서 소비를 꺼려하는 점에 대해 “인식의 변화가 단기간에 바뀌진 않겠지만 꽃이 커피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며 “꽃이 시들면 상품적 가치가 없어지지만 그런점에 대해선 커피도 먹으면 사라진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 빠질 수 없는 존재가 됐듯 꽃도 가볍게 당장 책상 위에 하나씩 올라가도 이상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화훼산업의 어려움에 대해선 “화훼산업이 경조사 사업으로 특화됐기 때문에 이런 흐름을 바꿔 개인 소비시장의 크기를 키워야 한다”며 “개인이 꽃을 많이 사게 되고 그렇게 변화한 인식은 보다 많은 꽃들이 필요하게 될테니 자연스럽게 어려움 속에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aT가 꽃의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화훼산업이 다시 회복 되고 전망이 밝아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만큼 우리도 소비문화 변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 스노우폭스 플라워가 말하는 '나를 위한 꽃집'.


마지막으로 “앞서 언급한 만큼 커피도 인스턴트 커피에서 원두커피를 테이크아웃해 마시는 것처럼 화훼산업도 바뀔수 있다. 이런 변화를 3년내 이끌어내는 것이 목표”라며 “당장 지금 일하는 회사에서 그리고 가정에서 꽃 한송이를 책상에 올려둔다면 삶의 질이 바뀔 수 있음을 느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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