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킨 자료 사진.

[투데이코리아=김민기 기자]말로만 듣던 ‘치킨값 2만원’ 시대가 열렸다. 최근 스낵류와 우유, 커피값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는 가운데 치킨값 마저 올라 소비자들의 부담을 더욱 커질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 BBQ는 치킨제품 3종의 가격을 1000~2000원 인상했다. 인상된 메뉴는 황금올리브치킨과 자메이카 통다리 구이, 써프라이드다.
BBQ의 이번 가격 인상에 따라 황금올리브치킨은 기존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 자메키아 통다리 구이는 1만7500원에서 1만9500원, 써프라이드는 1만8900원에서 1만9900원으로 올랐다. 이들 제품은 회사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인기 제품이다.
물론 치킨값 자체로만 보면 아직 2만원은 아니다. 다만 일부 가맹점에서 자율적으로 받고 있는 약 2000원의 ‘배달료’를 감안할 경우 치킨 한 마리를 먹을 때 소비자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2만원이 넘는다.
우리 국민들이 ‘국민간식’ ‘치느님’ 등의 별명을 붙이는 것처럼 치킨이 상징하는 것은 닭고기 그 이상이다. 또 BBQ는 치킨을 프랜차이즈의 대표 업종으로 성공시킨 간판 회사다.
BBQ는 이번 가격 인상이 가맹점주들의 요구에 의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이다. BBQ 관계자는 “최근 임대료나 인건비 등에 대한 부담으로 일부 점주들의 가격 인상 요구가 이어져 왔다”며 “이번 가격 인상은 가맹점 대표들이 있는 동행위원회와 지난주 논의해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여러 번 가격 인상을 시도했지만 소비자들의 반발과 정부의 입김에 부딪혀 포기하곤 했다. 앞서 치킨값 인상이 아닌 배달료를 먼저 공식화한 교촌치킨과 굽네 치킨, 네네치킨 등은 현재로선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 BBQ가 기습적으로 총대를 메고 가격 인상을 시행하면서 앞으로 치킨값 2만원이 대세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프랜차이즈 산업의 특성상 한 곳에서 가격을 올리면 시간을 두고 연쇄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패턴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시간 문제라는 우려다.
최근 치킨 업계는 최저임금 인상과 임대료, 배달앱 수수료 등 지출 항목이 높아 가맹점주들부터 나서서 치킨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총 249곳의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중 51곳이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의 20.5%로 5곳 중 1곳이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한 BBQ 매장 점주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인건비를 포함해 안 오른 것이 없다”며 “가격을 올린다고 마진이 많이 남는게 아니다. 한 몇 달간은 주문량이 엄청나게 떨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예전부터 치킨값을 내리려면 유통구조를 바꿔야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만원에 육박하는 치킨의 재료인 생닭 가격은 정작 1000원 초반대다. 생닭이 치킨으로 바뀌면서 최소 10배 이상 뛰는 것이다. 그런데도 가맹점주들이 치킨 한 마리를 팔아 챙기는 이윤은 2000원이 채 안된다.
현실적으로 치킨 가격을 낮추려면 이 생태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생닭은 생산농가→도계업체→프랜차이즈 본사→가맹점 순으로 유통된다. 지금은 생산농가에서 닭을 공급받아 1차 가공하는 도계업체가 이익 대부분을 챙기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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