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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작심 발언...뭐라 했길래

    정부경제정책 '헌정농단' 규정, 외교정책 '운동권 외교' 등 혹평
    기사입력 2019.03.12 13:40   최종수정 2019.03.12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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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데이코리아=김충호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가진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작심하고 정부여당을 향해 날선 비난을 쏟아 부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소득주도성장정책과 기업의 규제책을 언급, 정부의 경제정책을 ‘헌정 농단’으로 규정했고, 외교정책은 “반미, 종북에 심취했던 이들이 이끄는 ‘운동권 외교’”라 혹평했다. 

    이에 대해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즉각 단상으로 올라가 발언에 항의하는 등 소동이 일었고, 이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맞받아 고성과 삿대질을 하면서 국회 본회의장은 한순간 난장판이 됐다. 나 원내대표의 연설은 20분 넘게 지연됐다.

    이어진 연설에서 나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의 자유를 다시 세우겠다”면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초당적 원탁회의 개최 △국론통일을 위한 대통령과 각 원내교섭단체의 대표 및 원내대표 등 7자 회담 개최 △부동산 가격공시 관련 법률 등 국민부담 경감 3법 개정 등을 제안했다.

    다음은 나경원 원내대표 발언 전문이다.

    무너지는 헌법 가치,

    국민과 함께 지켜내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문희상 국회의장님을 비롯한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나경원입니다. 

    □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리고자 합니다.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로 

    숨조차 마음껏 쉬지 못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아이들이 미세먼지로

    건강이 나빠지지 않을까

    미안하고 안쓰러워하시는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일거리를 구하지 못해 인력시장을 뒤로하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와야 하는 근로자 분들,

    가족처럼 사랑했던 종업원을 내보내고

    한산한 골목에서 텅 빈 가게를 지켜야 했던 자영업자분들

    죄송합니다.

    올해도 취업의 문턱을 넘지 못해 

    부모님께 늘 죄송해야만 하는 청년 여러분들

    죄송합니다. 

    국민 여러분.

    정치의 본질이란 책임과 해결입니다. 

    문제가 있으면 책임지는 것이 정치고

    또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정치입니다. 

    맞습니다. 

    지금 정부는 문재인 정부입니다.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이 집권여당입니다. 

    하지만 그 흔한 유감 표명도 찾아보기 힘든,

    오만과 무능과 남탓으로 점철된 문재인 정부이기에

    제1야당의 원내대표로서

    또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으로서

    제가 국민 여러분께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지난 70여년의 위대한 대한민국의 역사가

    좌파정권 3년 만에 무너져내려가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보다 더 잘할 것이라는 말로 시작했지만

    언제부터인가 모든 책임을 자유한국당에 전가하고

    이제는 자유한국당도 그랬다며 두루뭉술 넘어가려 합니다. 

    위선과 모순의 정부입니다. 

    그 결과 

    한강의 기적의 역사가, 기적처럼 몰락하고 있습니다.

    한미동맹은 붕괴되고 있고,

    경제는 얼어붙고,

    산업 경쟁력은 급속도로 추락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땅의 자유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습니다. 

    힘겹게 피와 땀과 눈물로 쌓아올린 이 나라가

    무모하고 무책임한 좌파정권에 의해 쓰러져가고 있습니다. 

    □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위헌입니다.

    여기저기서 “먹고 살기 힘들어 죽겠다”

    “지금껏 이렇게까지 힘들었던 적이 없었다”는 

    한탄이 쏟아집니다.

    성장 동력은 꺼졌고, 

    힘든 사람들은 더 힘들어졌습니다.

    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습니다.

    이것이 문재인 정부가 내건

    정의롭고 공정한 경제입니까?

    소득주도성장의 실패는 자명합니다. 

    시장 질서에 정면으로 반하는

    정부의 인위적인 개입과 재분배 정책이

    고용쇼크, 분배쇼크, 소득쇼크로 이어졌습니다.

    최저임금 실패의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만큼 임금을 줄 수 있는 소상공인이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결론은 해고, 실업, 그리고 소득 상실입니다.

    지난해 4분기 하위 20%인 1분위의 근로소득이 

    36.8%나 떨어졌다고 합니다. 

    최고의 복지인 일자리가 증발하는데 

    어떻게 국민들이 더 잘 살 수 있겠습니까?

    지난해 초, 연말이면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는 게

    바로 이 정부의 설명이었습니다. 

    결과는 어떻습니까?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2019년도 한국경제성장률을 2.1%로 대폭 낮췄습니다.

    OECD 역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습니다.

    지난 20세기 실패한 사회주의 정책이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부활하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의 현실을 두 눈으로 보고도

    그 길을 쫓아가고 있습니다.

    시장은 불공정하고, 정부는 정의롭다는

    망상에 빠진 이 좌파정권이 

    한국경제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세금은 국민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국민의 땀과 노력의 결정체입니다. 

    누구든 대통령이 되기만 하면 

    마음대로 쓰라고 주는 쌈짓돈도 아니요,

    선심 쓰듯 나눠주라고 주는 쿠폰도 아닙니다.

    공정하게, 합리적으로, 최대한 아껴 써야 하는 돈입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세금 퍼주기 ’로

    자신들의 경제 실정을 가리기에만 급급합니다. 

    제멋대로 예비타당성 면제로

    전국에 낭비성 예산을 퍼붓습니다. 

    여당 소속 지자체장들은

    현금 나눠주기에 골몰합니다. 

    과도한 ‘세금 쥐어짜기’도 시간이 지날수록 더해갑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매년 세금을 25조 안팎씩 

    더 걷고 있습니다.

    분노하셔야 합니다. 

    국민들께서 이 세금 퍼주기 중독을 

    멈춰 세워주십시오. 

    일자리 정책은 어떻습니까?

    5400억도, 5조 4천억도 아닌 무려 54조를 썼습니다. 

    국민 한 사람당 100만원씩 쓴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19년만의 최악의 실업입니다. 

    경제 살리기에는 정도(正道)만이 있을 뿐입니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고, 

    소득은 시장에서 얻습니다.

    일자리를 늘리고 싶으면 기업을 자유롭게하고

    국민의 지갑을 두텁게 해주고 싶다면

    시장을 활성화시키십시오. 

    국민에게, 기업에게, 그리고 우리 경제에

    ‘자유’를 허락하십시오. 

    우리 헌법은 

    개인과 기업의 자유와 창의를 

    우선으로 하고 있습니다. 

    제발 우리 헌법대로, 헌법에 적힌대로만 하십시오.

    문재인 정권의 경제정책은 위헌입니다.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정면으로 무시하는 

    ‘헌정 농단’ 경제 정책입니다. 

    특히 지금 가장 걱정해야 할 세대는 

    바로 40대 이하 청년, 청소년입니다. 

    현 정부 들어 국민연금 고갈 시점이 2057년으로

    3년 더 앞당겨졌습니다. 

    10년만에 수익률 마이너스마저 기록했습니다. 

    사학연금은 2040년,

    노인장기요양보험은 2022년에 고갈됩니다. 

    바로 지금

    열심히 땀흘려가며 세금을 내는

    40대 이하 청년, 대학생, 청소년들의 노후가

    이 정권 하에서 흔들리고 있습니다. 

    합계출산율 0.98명 시대.

    미래가 불투명한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니 

    먹튀 정권, 욜로 정권, 막장 정권이란 이야기를 들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임기 후 대한민국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것입니까?

    정권을 위한 정부입니까, 국가를 위한 정부입니까?

    특정세력을 위한 대통령입니까, 국민을 위한 대통령입니까?

    □ 가짜 비핵화로 얻은 것은 한미훈련 중단뿐입니다.

    지난 2월 28일, 우리는 확인했습니다. 

    북한은 핵 폐기 의지가 없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 동안 북한의 협상은

    핵폐기가 아닌 핵보유를 위한 것입니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

    은근슬쩍 대북제재를 무력화시키려 합니다. 

    미국이 영변 외 핵시설을 꺼내자

    바로 협상은 결렬됐습니다. 

    이번에 종전선언까지 가능하다던 

    청와대 측의 ‘김칫국’ 발언들이 참으로

    민망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그 동안 분명히

    대한민국이 생각하는 비핵화와 

    북한이 생각하는 비핵화가 다르지 않다고

    말해왔습니다. 

    그렇다면 묻겠습니다.

    무늬만 핵시설 폐기와

    대북제재 무력화가

    바로 문재인 정부의 생각입니까?

    북한의 비핵화가 아닌,

    조선반도 비핵화가

    문재인 정부의 비핵화 플랜입니까?

    우라늄 농축과 핵시설 재가동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늘

    북한이 비핵화에 적극적이라고 설명해왔습니다. 

    속은 겁니까, 아니면 그렇게 믿고 싶었던 것입니까?

    알면서도 국민을 속인 것 아닙니까?

    진짜 비핵화라면

    자유한국당도 초당적으로 돕겠습니다. 

    하지만 가짜 비핵화라면

    결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북한 비핵화에 진전이 없다면

    우리가 우위에 있는 감시정찰 능력을 스스로 포기한 

    군사 분야 부속합의서는 

    우리에게 독이 될 뿐입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 지명은 더 심각합니다. 

    김 후보자는 사드 배치 당시

    “나라가 망한다”며 반대했습니다. 

    대북제재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사드, 대북제재가 싫다는 

    문재인 정부의 본심이 드러난 것입니까?

    최근 미국을 방문한 저는,

    미 펠로시 하원의장으로부터

    북한이 비핵화(Denuclearization)는 하지 않고, 

    대한민국의 무장해제(Demilitarization)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코리 가드너 미 상원 동아태소위원장은,

    북한의 변화가 없는데도 

    남북경협을 서두르는 한국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이 와중에 문재인 정부는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를 운운하고 있습니다.

    한미간 엇박자가 점차 심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키 리졸브, 독수리 훈련에 이어 

    을지프리덤가디언훈련까지 종료됐습니다. 

    한미동맹의 살아있는 증거인 3대 훈련이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것입니다. 

    핵심 훈련이 없는 동맹이 존속 가능합니까?

    저는 사실상 한미 양국이

    ‘별거’ 수순으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참으로 걱정스럽습니다. 

    별거 상태가 언제 이혼이 될지 모릅니다. 

    한미동맹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반미, 종북에 심취했던 이들이 이끄는

    ‘운동권 외교’가 

    이제 우리 외교를

    반미, 반일로 끌고 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정책은 

    원인과 결과,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지 못하는 

    위험한 도박일 뿐입니다.

    이제 그 위험한 도박을 멈추십시오.

    외교안보라인 전면 교체가 시급합니다.

    청와대 안보실장, 외교부 장관, 국정원장을 교체하십시오.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십시오. 

    북한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옹호와 대변

    이제는 부끄럽습니다.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 잘못을 시인하는 용기가 필요한 때입니다.

    경제와 안보라는 국가의 축이 흔들리는 동안

    문재인 정부는 오로지 ‘적폐청산’에만 집착했습니다.

    자신들은 깨끗하고 정의롭다고 해왔습니다. 

    더 하면 더 했지, 덜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불법 사찰과 블랙리스트 의혹은 

    이 정권의 추악한 민낯을 보여줬습니다. 

    남이 하면 블랙리스트, 내가 하면 체크리스트입니까?

    한 초선의원이 막대한 예산과 정책을 

    어떻게 그렇게 쉽게 주무를 수 있었겠습니까?

    국가채무조작은 세상물정 모르는 사무관 탓이라고 합니다.

    딸 부부의 해외 이주 의문을 제기하자

    해명은커녕 화를 냈습니다. 

    이 정부가 적폐청산이라는 

    과거와의 싸움에만 매달린 동안,

    우리 민생은 완전히 파탄 났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시급한 민생문제가 무엇입니까?

    바로 미세먼지입니다. 

    미세먼지 30% 저감을 공약했던 문재인 정부는

    도대체 지난 기간 동안 무엇을 했습니까?

    탈원전은 또 어떻습니까?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수주 경험을 갖고도,

    먼저 탈원전을 외치는 대한민국을,

    전 세계가 의아한 눈빛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력 수급 불안으로 산업 전반이 흔들립니다. 

    전기료 인상은 불 보듯 뻔합니다.

    원전 산업은 붕괴되고, 학계마저 침체됐습니다. 

    그야말로 백해무익입니다. 

    탈원전의 쌍둥이 민생파탄 정책이 바로

    금강, 영산강 보 철거입니다. 

    보의 수자원 관리 및 홍수·가뭄 예방 효과는 

    수치와 통계, 그리고 경험으로 입증된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이 정부는 애초부터

    ‘무조건 해체’라는 정답을 정해놓고

    국가시설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미세먼지, 탈원전, 보 철거,

    문재인 정부가 좌파 포로정권이라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미세먼지, 중국의 영향이 절대적입니다. 

    하지만 북한이 중국에 많은걸 의존하고 있으니

    이 정부는 중국에 당당하지 못한 것입니다. 

    탈석탄으로 미세먼지를 줄여야 하는데

    탈원전 세력에 발목잡혀 있습니다. 

    보 해체를 주장해 온

    좌파단체, 시민단체에 

    정부 정책이 휘둘리고 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강성노조에 질질 끌려 다니는 이 정부는

    노동개혁을 시작도 못했습니다. 

    명백한 법외 노조인 전교조에

    대한민국 교육이 좌지우지 됩니다. 

    사드, 밀양 송전탑, 제주 해군기지,

    광우병, 쌍용차 집회 등

    불법·폭력 시위 관련자들을 3.1절 특사로 풀어줬습니다. 

    참여정부 당시 불법 노조활동으로 해직된 전공노 조합원을

    복직시켜주겠다고 합니다. 

    도대체 왜 그렇겠습니까?

    바로 문재인 정부가

    강성귀족노조, 좌파단체 등

    정권 창출 공신세력이 내미는 

    촛불청구서에 휘둘리는 

    심부름센터로 전락했기 때문입니다.

    지지층 이탈과 내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우리 당이 요구했던

    한미FTA 추진과 이라크 파병, 제주해군기지를

    과감하게 수용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려보십시오.

    문재인 대통령은 

    좌파단체, 강성노조의 눈치만 볼 것이 아니라

    과감하게 잘못을 시인하십시오.

    결단이 필요합니다. 

    용기가 필요합니다. 

    □ 삼권분립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경제, 안보, 민생이 무너져 내리는 가운데

    이제는 우리 민주공화정의 기본 뼈대인

    삼권분립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문재인 정권이 댓글공작과

    무관하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과거 국정원 댓글 아이디 300여 개

    드루킹 댓글 아이디는 2,300개

    국정원 댓글 27만여 건

    드루킹 댓글은 8천만 건

    규모, 치밀성, 효과 모든 측면에서 

    압도적으로 무시무시한 드루킹 댓글 공작입니다. 

    현직 경남지사가 구속될 정도로 심각한 범죄입니다. 

    그런데 1심에서 유죄판결을 내린 판사는

    이 정권이 앞세운 검찰에 의해 기소됐습니다.

    적폐청산이라는 미명하에 이뤄지는

    명백한 보복입니다.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는 바로 사법부입니다.

    이런 사법부를 탄압하고 공격한다는 것은

    사실상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정권에 반하는 판결을 내린 법관을

    탄핵시키겠다는 정당이 정상적인 민주정당입니까?

    검찰을 앞세워 법관을 기소하는 정권이

    진정 자유민주주의 정권입니까?

    사법부만큼이나 중립과 공정이 철저히 요구되는 기관이

    바로 선거관리위원회입니다.

    선거의 심판이 되어야 할 선관위원에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신을 내리꽂았습니다. 

    오직 총선 밖에 안 보이는 문재인 정권 같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어이 사법부와 선관위를 모두

    정권 하수인으로 만들고야 말겠다는 것입니까?

    의회민주주의 파괴도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청문보고서가 끝내 채택되지 못한

    의혹덩어리 장관 후보자의 임명 강행은

    이제 문재인 정부에서는 일상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연이어 개최될 청문회에서

    또 어떤 기상천외한 답변들과

    여당의 엄호성 질의를 볼 수 있을지

    기대될 정도입니다.

    국민 여러분,

    자유한국당은 경제, 안보 등 국정의 총체적 난맥속에서

    더 이상 국회를 방치할 수 없어 

    3월 국회 소집을 요청했습니다. 

    국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미세먼지에 대한

    초당적 대처를 물론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연장, 

    주휴수당 조정과 최저임금제 개선 등 

    민생문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국회 문을 열자마자 민주당은 

    사상 초유로 

    게임의 룰인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으로 강행처리하겠다며 

    다시 국회를 파행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전 세계 두 나라에만 있는

    매우 독특한 제도입니다.

    모두 의원내각제 국가입니다. 

    대통령제 국가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것은

    짝이 맞지 않는 옷을 입는 모양입니다.

    결국 의회는

    무소불위의 제왕적 대통령을

    견제하지 못합니다. 

    민주당 주장과 달리

    의원수 확대도 불가피합니다. 

    독일의 경우, 

    지난 2017년 총선 결과

    당초 598석의 의원정수에서 

    무려 111석이 증가하여

    총 709석까지 늘어났습니다. 

    표심 왜곡의 위헌 논란 소지도 있습니다. 

    정당간의 야합 투표도 가능합니다. 

    한마디로 민주당의 2중대, 3중대 정당의 

    탄생만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내각제에 가까운 권력 구조 개선을 위한

    원 포인트 개헌이 함께 추진되지 않는 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담은 선거제 개편은 

    사실상 의회 무력화 시도입니다. 

    의회 민주주의 부정입니다. 

    결코 용납될 수 없습니다. 

    자유한국당은

    국회의원 숫자를 270명으로 줄이고,

    비례대표제를 완전히 폐지하겠습니다. 

    국회의원 숫자는 줄이고

    대신 국회가 더 열심히 일하라는 것이

    우리 국민의 준엄한 명령입니다.

    정당 민주화가 사실상 실현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비례대표제는

    계파보스간의 밀실공천과 

    밥그릇 나눠먹기로 전락하기 일쑤입니다. 

    유권자의 정확한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직접선거의 원리에 위배될 소지도 있습니다. 

    차제에 비례대표를 폐지하고

    그를 지역구 숫자 조정에 사용하여

    지역구 의원의 대표성을 강화하겠습니다. 

    과소, 과다 대표의 문제를 해소하겠습니다. 

    비례대표제의 장점과 순기능은 개혁공천을 통해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 녹여낼 수 있습니다. 

    여성후보 공천 30%의 현행 권고 규정을 

    강행 규정으로 바꾸겠습니다. 

    내 손으로 직접 뽑는 국회의원이 좋은지, 

    정당이 알아서 정해주는 국회의원이 좋은지, 

    직접 국민들께 물어보십시오.

    지역구 조정 등이 필요한 선거제 개편은

    아무리 의회 질서가 강대강으로 치달아도

    반드시 합의에 의해 통과되어 왔습니다.

    패스트 트랙은

    사상 초유의 입법 쿠데타, 헌정 파괴입니다.

    다른 야당들에게도 간곡히 호소합니다.

    당장 얻는 의석수에

    의회민주주의의 정신과 권력 분립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결코 포기하지 마십시오.

    지금 야당들은집권여당에 의해 

    철저하게 이용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선거제 개편을 미끼로,

    좌파독재법안을 통과시키려는 것입니다. 

    내년에 여당이 단독 과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이면,

    선거제 개편 논의는 백지화될 것이며,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결국 야당들을 또 이용하려고 들 것입니다. 

    우리 모두 솔직해집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의원정수의 무한 확대와

    극심한 다당제를 초래한다는 것!

    결국

    의원정수는 300석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불문의 헌법정신에 반한다는 것을 고백합시다.

    □ 자유민주주의가 부정되고 있습니다.

    자유가 없는 민주주의는 

    자칫 권위주의와 독재, 전체주의로 귀결될 수 있다는 것이

    지난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입니다. 

    국민의 기본권이 보장되지 못하고

    표현의 자유 등이 억압당하는 민주주의란

    결코 본연의 민주주의가 될 수 없습니다.

    실제 수많은 독재, 전체주의 체제가 

    겉으로는 민주주의를 내걸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단순한 민주주의가 아닌

    반드시 ‘자유 민주주의’를 추구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정부에서는 자유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HTTPS 접속 차단은 또 웬 말입니까?

    이제 국민들의 인터넷 접속까지 들여다보겠다는 것입니까?

    조지 오웰 <1984>의 

    전체주의 자기검열 시대를 열겠다는 것입니까?

    아이돌 외모 규제에서는 두 눈과 두 귀를 의심했습니다.

    장발, 미니스커트 단속의 부활입니다.

    기업인들은 현 정권의 눈치를 보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정부여당은 상법 및 공정거래법을 고쳐서

    기업에 더 강한 족쇄를 채우려고 하고 있습니다. 

    스튜어드십 코드를 강제 도입해

    국민연금을 무기삼아

    기업 경영에 개입하려고 합니다. 

    기업의 자유는 뺏고 희생만 강요하는

    강탈 정권, 착취 정권입니다. 

    한편, 우리 국민들의 표현의 자유는 어떻습니까?

    역사를 왜곡하면 형사 처벌을 하겠다고 합니다.

    불편한 진실을 말하면 ‘가짜뉴스’로 폄훼합니다.

    좌파독재는 명백한‘진짜뉴스’입니다. 

    비판적 논조의 언론은 ‘수구 언론’으로 매도합니다.

    국민의 입을 막고

    국민의 머릿속까지 통제하겠다는 것입니까?

    빅브라더에 이어 ‘문브라더’라는 말이 나올까 염려됩니다.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의 독도 왜곡만큼이나

    우려스럽고 위험한 것이 

    바로 문재인 대통령의 역사공정입니다.

    2019년 대한민국 대통령의 입에서 

    빨갱이가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이제 우리 국민들은 

    상대에 누명을 씌우기 위한 잘못된 색깔론에 

    더 이상 휩쓸리지 않습니다. 

    종북을 종북이라고 말하면 친일입니까?

    북한 체제에 비판적인 사람은 친일파입니까?

    여전히 7~80년대 세계관에 갇혀 

    운동권식 정치, 국민 갈라치기 정치로

    좌파 이념독재의 쇠말뚝을 박겠다는 

    심산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결국 자신들만이 오직 선이요 정의며,

    모든 반대세력을 악과 불의로 규정하는

    이분법과 선민의식에 찌든 정권입니다. 

    사상독재, 이념독재, 역사독재입니다. 

    □ 대한민국의 자유, 다시 세우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자유한국당은 지난 2월 27일 전당대회를 통해 

    신임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함으로써

    새로운 출발을 알렸습니다.

    이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습니다.

    제1야당으로서

    산적해 있는 민생 문제 해결과

    국민의 자유 회복을 위해 나서겠습니다. 

    저희당 소속 의원님들 한 명 한 명마다

    자신의 전문성과 애국심을 십분 발휘하여

    이 정권의 문제점을 짚음은 물론

    이 나라가 필요로 하는 대안을 제시하겠습니다.

    비판을 위한 비판,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이유와 논리가 있는 비판, 대안이 있는 반대를 하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유한국당은

    다음과 같은 제안을 드립니다. 

    첫째,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초당적 원탁회의 개최를 제안합니다. 

    소득주도성장 실패의 책임이 있는 사람들 대신,

    전문성을 갖춘 경제부처와 여야 정당들이 모여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을 모색하겠습니다.

    정치가 아닌 정책의 관점에서 논의하겠습니다. 

    둘째, 국민부담 경감 3법을 제안합니다. 

    부동산 가격 공시에 관한 법률 개정과 

    지방세법 개정으로,

    무분별한 공시지가 인상을 막고,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통해

    신용카드 소득공제 폐지를 막겠습니다.

    국민의 세 부담을 덜어드리겠습니다. 

    셋째, 국론통일을 위한 7자 회담을 제안합니다.

    대한민국 대북정책이 혼란과 실패를 거듭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국론의 분열, 남남갈등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모으지 못했는데

    어떻게 북한을 상대하고 미국, 일본, 중국을 설득하겠습니까?

    대통령과 각 원내교섭단체의 

    대표 및 원내대표로 구성된 7자 회담을 통해 

    대북정책에 대한 이견을 좁히고

    일관성 있는 통일 정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넷째, 자유한국당이 직접 

    굴절 없는 대북 메시지 전달을 위한 

    대북특사를 파견하겠습니다. 

    정말 북한이 비핵화에 나선다면

    담대하고 획기적인 대북 지원에 나서겠다고

    직접 김정은 정권에 전하겠습니다. 

    다섯째, 동북아-아세안 국가들로 구성된

    대기오염 물질의 장거리 이동에 관한 협약을 맺어야 합니다. 

    미세먼지로 고통 받는 아시아 국가들이 많습니다.

    우리가 이니셔티브를 쥐고 

    주변국과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합니다. 

    여섯째,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권력 분산 원포인트 개헌을 제안합니다. 

    대통령에 너무 많은 권력이 집중돼 있는 점이

    결국 반복되는 정권 차원 폐단들의 근본 원인입니다.

    선거제 개편을 넘어,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원 포인트 개헌이 해답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 상임위 국정조사·청문회를 제안합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 각종 비리와 부패를

    국회 차원에서 조사하고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만약 이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결국 특검 도입이 불가피할 것이고

    이마저도 막힌다면

    전 국민적 투쟁이 확산될 것입니다.

    자유한국당은 상임위-특검-국민투쟁이라는

    3단계 투쟁을 펼쳐나갈 것입니다. 

    □ 국민 여러분, 위대한 대한민국을 함께 지켜주십시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위대한 대한민국은

    결코 쉽게 세워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국민 여러분들도 잘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이 위대한 대한민국이

    좌파정권에 의해 무너지고 있습니다. 

    국민을 편 가르는 정치,

    당장의 인기에만 집착하는 정치, 

    정의의 논리를 독점하며 상대를 악으로 규정하는 정치,

    과거에 얽매여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는 정치,

    동맹의 소중함과 역사의 교훈을 외면하는 정치,

    바로 그런 정치가 이 나라를 뿌리째 흔들고 있습니다.

    최근 남대문 시장에서 만난 상인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들고 일어나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공주보에서 만난 농민은

    “물과 돈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은 

    그 자리에서 당장 내려와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요즘 인터넷을 보면 20대들이 

    “투표로 보답하겠다”며

    이 정부에 대한 불만을 토해내고 있습니다.

    저도 놀랐습니다.

    이렇게까지 민심이 싸늘할 줄은 몰랐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저 스스로에게

    왜 정치를 하는지 묻곤 합니다. 

    제 대답은 한결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더 나은 세상에서 살기를 바라는 마음

    그것이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대한민국 현대사 최초로

    아이들이 부모세대보다 더 힘든 세상을 

    살아가야 될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더 암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절대로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됩니다. 

    자유한국당이 마지막까지 

    이 땅의 자유를 지키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이 마음껏 숨 쉴 수 있는 자유,

    일하고 싶으면 일할 수 있는 자유,

    마음껏 정권을 비판해도 불안하지 않을 자유,

    값싸게 전기를 쓸 수 있는 자유,

    올바르고 균형 잡힌 교육을 받을 자유,

    북핵 위협과 안보 불안으로부터의 자유,

    감시와 통제로부터의 자유를 지키겠습니다.

    그리고 국민의 자유를 수호할

    우리 헌법 가치를 지키겠습니다. 

    국가적 위기와 고비마다

    이 나라를 지켜주신 위대한 국민 여러분,

    자유한국당을 지켜봐주십시오.



    열심히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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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코칼럼
  • [권순직 칼럼]재계의 별들 잇단 퇴장
  • 권순직|2020-01-23
  • 타계한 롯데그룹 신격호명예회장은 22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주변을 5분여간 천천히 돈 다음 고향 선산에 영면했다. “초고층 건물을 올려 세계적 명품으로 만들겠다”는 꿈을 30여년 만에 이룬 123층 롯데월드타워는 당분간 한국의 지붕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재벌 총수의 죽음을 놓고 ‘재계의 별 지다’라는 표현에 동의한다. 암흑했던 시기 불굴의 의지와 번뜩이는 혜안(慧眼)으로 맨땅에서 기업을 일구고, 거대한 성을 쌓아 올린 이들은 영웅이었다. 그래서 그들을 별이라 칭하는데 인색할 수가 없다. 최근 들어 유난히 재계의 별들이 많이 타계했다. 작년만도 구본무LG회장 조양호한진해운회장 구자경LG 명예회장 김우중대우회장에 이어 신격호회장이 우리 곁을 떠났다. 2000년대에 들어서만도 이동찬코오롱회장 정세영현대회장 박태준포철회장 임대홍미원회장등이 유명을 달리했다. 이들은 대부분 40~50년대 기업을 세웠거나, 60~70년대 경제개발시대에 영웅적인 활약으로 대한민국 경제가 일어서는데 별 역할을 했던 창업세대다. 그들의 나이가 100세 가까워오면서 창업세대의 퇴장을 가져온 것이다. 산업화 이후 1세대 기업가들의 시대가 저문 것이다. 재벌 탄생, 그리고 공(功)과 과(過) 우리가 본격적으로 경제를 일으키려고 할 때인 60년대에 우리는 개인도, 사회도, 국가도 모두 빈손이었다. 전후(戰後) 우리는 하루 세끼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웠다.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연명했다. 미국 같은 선진국과 유엔이 보내주는 쌀 밀가루 분유로 식량을 했고, 그들이 준 비료로 농사지었으며, 초등학교 교과서 맨 뒷장에는 ‘유엔에서 지원해서 만든 책’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러던 한반도에 기적이 일어났다. 식량 자급(自給)도 못하던 나라가 한 세대 만에 선진국클럽이라는 OECD에 가입했고, 지구촌 곳곳에 원조도 하는 나라로 우뚝 섰다. 한강의 기적이다. 그것은 절로 온 기적이 아니라 피와 땀이 베인 ‘발로 뛴 기적’이다. 온 국민이 일궈낸 기적이지만 그중 기업가들의 공도 컸다. 재벌 1세대들의 퇴장을 계기로 그들의 공과 과를 한번쯤 되돌아 보자. 군사 쿠테다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는 경제건설을 최우선순위에 두고 경제개발에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했다. 그 밖의 것은 무시했다. 예컨대 인권 민주화 환경 노사 분배 등 등 보편적 가치를 모두 뒷전으로 하고 오직 경제개발에만 몰두했다. 그것이 박정희 철학이었다. 그러나 가진 것이라고는 빈 손 뿐이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일본과의 국교정상화를 하면서 유무상(有無償 )자금(대일청구권자금 등)을 끌어들여 경제개발의 밑거름으로 썼다. 그 이후에도 필요한 외자(外資)를 조달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했다. 독일에 광부와 간호사를 파견했고, 열사의 나라 중동에 건설 근로자를 보내고, 월남파병을 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그 당시로서는 엄청난 달러를 손에 쥘 수 있었고, 그 외자가 곧 경제개발의 토대가 된 것이다. 돈도 자원도 없는 나라에서 산업을 일으키려는 박정희의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었다. 온갖 자원을 한곳으로 몰아주어 경제를 일으켜보자는 것이었다. 이래서 재벌이 탄생한 것이다. 달러가 모자라면 달러를 밀어주고, 돈이 모자라면 은행 돈 찍어 기업들에게 제공했다. 이자도 싸게 줬다. 특혜로 성장한 재벌, 사회기여로 보답해야 내자 외자 모두 특혜로 몰아주고, 노사분규가 생기면 정부가 막아줬다. 산업화로 공해 문제가 발생하면 정보부가 나서서 해결했다. 분배 인권 민주화는 사치라고 여겼다. 그렇게 모든 것을 올인 해 경제개발을 하다 보니 성과는 엄청난 속도가 붙는다. 압축성장이라 불린다. 압축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재벌이 형성된다. 정경(政經)유착이 발생했다. 중소기업과 근로자에 대한 배려는 미약했다. 따라서 분배나 평등 균형 이런 것들은 뒷전에 머물렀다. 우리 사회의 재벌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과 불만은 당연하다. 온갖 자원을 집중지원 받아 성장한 재벌들이 사회에 기여한 바가 부족하다는 것이 국민들의 인식이다. 우리 재벌이 경제발전에 지대한 기여를 한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다른 나라와 달리 엄청난 특혜 속에 성장한 사실을 감안하면 앞으로 두고두고 국민들에게 갚아야 할 빚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재벌 또는 대기업들의 공을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이유는 경제개발 초기 창업세대들의 불굴의 기업가정신, 미래를 꿰뚫는 혜안(慧眼), 번뜩이는 아이디어 등 수많은 영웅담을 우리는 잊기 어렵기 때문이다. 창업 1세대가 무대에서 사라진 지금, 2세대 3세대가 짊어진 재벌들은 이제 사회에 빚을 갚아야 한다.
  • [김성기 칼럼] ‘주택매매허가제’ 그 발상에 경악한다
  • 김성기 부회장|2020-01-21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신년회견에서 부동산 가격 ‘원상회복’을 공언한 다음 날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부동산 매매허가제'까지 언급했다. 강 수석은 한 방송에 나와 “특정지역에 대해 매매허가제를 둬야 한다는 주장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유재산권을 위협하는 위헌적 발상이라는 반발이 커지자 청와대와 여당은 개인적 의견일 뿐이라며 선 긋기에 나섰으나 발언 배경이 심상치 않다. 청와대에서 경제 분야가 아니라 주로 국회, 여야 정당들과의 소통을 담당하는 정무수석이 나서 허가제를 거론한 것부터 4월 총선을 앞둔 편가르기가 아닌가 의구심을 부른다. 초법적 국가주의를 앞세운 주장에 섬뜩한 오기가 느껴진다. 주택은 대부분 중산층 가계의 재산 목록 1호로 꼽힐 정도로 중요한 사유재산이며 주택거래는 거주이전의 자유와 직결되는 사안이므로 대부분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허가제' 채택을 꺼리는 실정이다. 하지만 현 정부는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원리를 비웃듯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독선에 기울어 서슴없이 편향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문 대통령이 공언한 부동산 가격 원상회복을 위해 ‘끊임 없는 대책’을 내놓다 보면 시장이 얼마나 충격을 받아 왜곡되고 국민의 세부담은 얼마나 고될지 먼저 생각할 필요가 있다. 정부 대책이 주로 강남 등 특정지역을 겨냥한 공세로 보이지만 강남 의 고가 아파트값이 원상회복 수준으로 폭락하면 강북 등 다른 지역은 더 큰 충격을 받게 마련이다. 게다가 주택 담보가치의 하락은 금융부실까지 불러 시장 전체에 엄청난 파장을 몰아오게 된다. 과거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뼈저리게 경험한 일들이다. 그런데도 강 수석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매매허가제까지 들고 나왔다. 봉급생활자들을 비롯한 대부분 중산층은 허리띠를 조여가며 어렵게 장기간 저축해 몫돈을 마련하고 여기에 대출을 더해 내집마련에 착수하게 된다. 그리고 아이들 성장에 따라 집 크기를 차츰 늘렸다가 자녀 결혼과 은퇴를 맞으면 집을 처분해 줄여나가는 식으로 자금을 융통하는 가계가 많다. 어찌 보면 타고난 금수저가 아닌 다음에야 내집마련을 비롯한 주택거래에 평생의 경제활동을 집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택매매허가제는 대다수 국민의 재산형성 과정에 정부가 간여하고 거주이전까지 간섭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측면에서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도저히 용인할 수 없는 정책이다. 시중에는 얼마 전부터 묘한 사설 정보지(속칭 찌라시)가 돌았다. 정부가 강남 등 15억 원 이상 고가주택에 거래허가제를 도입하고 대출규제를 더욱 강화하는 추가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정부는 이를 즉각 부인했지만 강 수석의 발언이 여기에 다시 불을 붙였다. 정무수석이 매매허가제를 들고나온 배경에는 부동산 포퓰리즘이 있다는 분석이 따른다. 고가 아파트를 규제해 중산층과 재산가들을 묶어두면 박수칠 유권자들이 더 많다는 표계산이 깔려 있다. 그리고 시장과 싸워서라도 부동산을 꺾고 말겠다는 오기가 ‘끊임 없는 대책’ 발언에서 느껴진다. 그러나 정부가 아무리 자신감에 차 있다 할지라도 나라의 근간을 흔드는 초법적 조치를 국민이 용인할 것이라는 발상은 무모하기 짝이 없다. 더구나 시장에 역행하는 연이은 대책들은 부작용을 불러와 국민에게 고통을 안겨줄 우려가 크다. 죽창 들이대고 윽박지르는 식의 정책이 시장에 먹힐 것이라는 구상은 큰 오산이다. 충동적인 정책을 마구 들이대 여론을 둔감하게 만들려는 속셈도 깔려 있겠으나 국민이 언제까지 그 횡포를 인내할지 두고 볼 일이다. 그 독선을 용납하다 보면 우리나라가 어디로 가게 될지 가늠하기조차 두렵다. &lt;투데이코리아 부회장&gt; 필자약력 △전)국민일보 논설실장, 발행인 겸 대표이사 △전)한국신문협회 이사(2013년) △전)한국신문상 심사위원회 위원장
  • [데스크 칼럼] 세금으로 표를 사려는 한심한 정치가
  • 김충식 편집국장|2020-01-14
  • 최근 정의당이 '총선 공약 1호'로 발표한 '청년 기초자산제도'를 놓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정의당이 지난 9일 제21대 총선 공약 1호로 내놓은 ‘청년기초자산제도’는 소득 기준 없이 20세가 되는 모든 청년에게 각 3000만 원을, 양육시설 퇴소자 등 부모가 없는 청년들에게는 최고 5000만 원까지 기초자산을 지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표풀리즘(표+포퓰리즘 합성어)이라며 정치권의 비판이 이어지자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만 20세 청년에게 청년기초자산 3000만 원을 제공하겠다는 정의당의 공약은 이번 총선을 위해 급조된 공약이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지난 대선 때 제가 공약으로 내걸었던 청년사회상속제를 청년들이 최소한의 자립기반을 할 수 있는 소요 경비를 기준 3000만원으로 확대 강화한 것”강조했다. 이어“청년기초자산제도는 청년들에게 단지 수당을 올려주자는 차원이 아니다”라며 “청년의 미래를 위해서 청년의 기초자산을 국가가 형성해주는 시스템을 도입하자는 제안”이라고 말했다. 정의당은 당장 내년부터 이 제도가 시행될 경우 필요한 예산을 18조원 정도로 추산하면서 "여기에 소요되는 재정은 상속증여세 강화, 종합부동산세 강화, 부유세 신설 등 자산세제 강화를 통해 마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비판도 만만챦다. 특히 올해 총선에서 투표권이 현재 고등학교 3학년생인 만 18세까지로 하향 조정된 만큼, 이들의 표를 노린 선심성 공약이라는 비판이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20살이 되면 일률적으로 3000만 원에서 5000만 원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에 진정성을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 엄청난 돈을 어떻게 구할 것이며, 20살이 받는 거액을 21살이 못 받는다면 그들은 가만히 있겠는가? 결국 모든 국민에게 그 돈을 다 쥐어주겠다는 것인가? 말이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이종철 새로운보수당 대변인도 "돈으로 청년의 정의를 사겠다는 마음이 악하다. 정의당의 정의는 시궁창에 던져버려라"며 "당명에 정의라는 단어를 쓰는 정의당이 참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정치인들이 청년들을 위한다면 돈을 주기보다 희망을 갖고 꿈을 펼칠 수 있는 시스템과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유대인들의 자식교육법에는 “물고기를 주지 말고 물고기 낚는 법을 가르치라”고 했다. 자식에게 물고기를 주어 한끼 배불리는 부모와 물고기 낚는 법을 가르치는 부모, 누가 더 현명한가. 일본의 전 일본 총리 다나카 가쿠에이는 “정치는 곧 머릿수이고, 머릿수는 곧 힘이며, 힘은 곧 돈이다”라고 말했다. 정치에는 사람이 필요하고, 그 필요한 사람을 모으기 위해 돈으로 표를 얻고, 그 얻은 표로 의원 수를 늘려 힘을 가질려는 것. 지금 대한민국은 이러한 정치가가 인기를 얻고 있다.
  • [박현채 칼럼] 혁신 경연장에서 고군분투하는 한국 기업
  • 박현채 주필|2020-01-10
  • 정부와 정치권이 기득권의 눈치를 보며 온갖 규제로 혁신산업을 가로막고 있으나 기업들은 퍼스트 무버의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 안간 힘을 쏟고 있다. 한국은 9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된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 2020'에 400개 가까운 기업 등이 참가, 혁신기술 선보이기에 나섰다. 역대 최대이자 미국과 중국에 이어 3번째로 많은 규모다. 올해 161개 국가에서 4500여개 기업이 참가한 CES는 최첨단 혁신 기술을 선보이는 세계 최대 전자제품 박람회다. 단순한 가전박람회 차원을 넘어 앞으로 10년 동안 어떤 미래가 펼쳐질 지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무대이다. 그런 만큼 전통제조업에서 첨단산업으로의 성공적인 전환과 일자리 창출을 주도하고 있는 선진 사례를 벤치마킹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대기업과 세계 시장 진출을 노리는 스타트업들은 그동안 개발해 온 신기술을 선보여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기술 전쟁에서 잔존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이고 새로운 글로벌 니즈를 파악해 혁신의 해답을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삼성과 LG, 현대자동차, SK, 두산 등 재벌그룹을 비롯해 웅진코웨이, 팅크웨어 등 중소·중견 기업, 창업기업, 협회·단체, 정부출연 연구기관, 대학 등이 올해 CES에 대거 참가했다. 삼성전자는 자율주행 시대를 맞아 5G 이동통신 기반의 ‘디지털 콕핏 2020’과 테두리가 없는 QLED 8K 텔레비전 등을 선보였고 LG전자는 지난해 ‘롤 업’ 방식에 이어 올해는 위에서 아래로 펼쳐지는 ‘롤 다운’ OLED 텔레비전을 내놓았다. 특히 현대차는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5명이 탈 수 있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선보였다. 활주로가 필요 없는 수직이착륙 기능을 지닌 실물 크기의 날개 달린 개인용 비행체 ‘S-A1’를 공개, 관람객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CES 2020’ 슬로건은 '삶의 일부로 파고든 인공지능(AI)'이다. 이에 따라 올해에는 AI가 여러 기술과 접목돼 인류의 삶을 변화시키는 다양한 미래 기술들과 함께 AI가 차세대 신기술이 아니라 이미 보편적 기술이 됐음을 알려주는 제품들이 대거 새롭게 선보였다. 삼성전자의 AI로봇 '볼리'를 비롯해 LG전자의 가상 의류 피팅 솔루션 '씽큐 핏 콜렉션', 인텔의 차세대 AI칩 '타이거 레이크'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제품은 AI가 부지불식간에 우리 곁으로 다가왔음을 실감케 하고 있다. 특히 금년에는 자동차업체 전시관에 항공기와 스마트시티 콘셉트가 등장, 자동차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를 넘어 개인용 자율항공기, 이른바 ‘플라잉 카’로 모빌리티 기술이 한 단계 더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이후 세계경제 지형 변화를 이끌 이슈로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간의 4차 산업혁명 주도권 경쟁을 꼽았다.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각국 간 기술 전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기술 경쟁에서 뒤처지는 국가나 기업은 더 이상 존속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 혁신이 이제 생존과 직결된 문제가 된 것이다. 한편 맥킨지글로벌연구소(MGI)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AI에 힘입어 앞으로 최소한 10년간 매년 1.2%포인트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18세기 증기기관 발명이 산업 발전에 기여한 것과 비슷한 수준의 대단한 영향력이다. 그런데도 우리 정치권은 당장 눈앞의 표만을 의식, 온갖 규제로 혁신산업을 가로막고 있다. 그러니 기업들은 손발이 묶인 채 선진 AI 기업들의 독주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현대차가 지난해 11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카셰어링 등 신규 혁신사업을 국내가 아닌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작하는 등 국내기업들의 해외 탈출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규제가 없는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정부는 지난달 야심찬 ‘AI 국가전략’을 발표하고 ‘정보기술(IT) 강국을 넘어 AI 강국으로’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하지만 우리의 AI 기술수준이 미국, 중국 등 선두주자에 2년여 정도 뒤처져 있는데다 현실성이 떨어진 뜬구름 잡는 구상이 적지 않게 포함돼 있어 이 대책이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뒤늦게나마 정부가 혁신성장에 관심을 두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 하겠다. 4차 산업혁명은 기술혁명이기도 하지만 규제혁명이라는 말도 있다. 제아무리 뛰어난 기술을 지니고 있더라도 이를 펼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뒤따르지 않으면 그 기술은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AI가 제대로 육성되려면 ‘마음껏 상상하고 도전할 수 있는 마당’이 조성돼야 하는 만큼 기업의 기술과 정부의 정책이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야 미래전쟁의 승자가 될 수 있다. 정부의 ‘AI 국가전략’이 대(對)국민 홍보용이 아니라 진정으로 기득권 장벽을 허무는 혁신 성장의 주춧돌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lt;투데이 코리아 주필&gt; 약력 전) 연합뉴스 경제부장, 논설위원실장 전)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전)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 조은경 작가의 귀촌주부다이어리
  • [조은경의 귀촌주부 다이어리]2-11
  • 조은경 작가|2020-01-13
  • 2020년도의 새 날이 밝았다. 양력 정초라면 겨울의 한 복판이다. 음력 설 정초까지가 깊은 겨울이다. 진짜 겨울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때다. 이 시기에 사람들은 마실을 다닌다. 사람들과 만나는 일, 말이다. 서울에서는 친구들과 전화해서 서로 좋은 시간을 고르고 난 다음, 찻집이나 음식점을 정해서 만나러 나간다. 만나러 가는 장소는 더 이상 서로의 집이 아니게 되었다. 하지만 시골에서는 여전히 집으로 방문한다. 집으로 방문하니까 더욱 정겹다. 외출복이 아닌 평상복을 입고 손님을 접대하는 점도 편안하다. 이번 달엔 중요한 방문객이 몇 분 있었다. 우리 부부가 준비하고 있는 동림원의 설계를 맡아주기 위해 서울서 일부러 내려와 준 과일 박사 최 동용님이 있었다. 우리가 심으려고 하는 과일 묘목에 관련된 책자를 여러 권 선물로 가지고 왔다. 다음은 본인도 과수원을 하고 있으면서 우리 부부의 과일 나무 정원에 흥미를 가지고 자신의 경험을 아낌없이 털어내어 동림원의 기초를 다지는데 조언을 주는 젊은 이장, 이 영수님이 있었다. 그는 말하자면 시골에서 바라마지 않는 젊은 농업인이라 할 수 있다. 동림원 예정지 현장에서 토목 관계로 직접 조언을 주기도 했지만 오늘은 전체적인 식목에 있어 꼭 필요한 조언을 해 주었다. 즉 과일 나무들이 정원의 모습으로 나타나려고 한다면 밀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촘촘히 심으면 질병에 취약하니 과일나무간의 간격을 넓게 잡으라는 것이다. 또 한 가지 들라면 스토리가 있는 정원을, 또는 테마가 있는 정원을 조성 단계에서부터 기획하라는 것이었다. 이장님이 떠나자 새로운 불빛이 반짝 켜지는 느낌이었다. 통찰력 있는 젊은 이장의 방문이 우리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해 주었다. 이름부터 바꾸기로 했다. 전에는 동림원의 부제를 –과수 박물관-이라 부르려 했지만 지금은 –과일나무 정원-으로 바꾸었다. 그러자 향기로운 과일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어여쁜 정원의 모습이 떠올랐다. 처음부터 과일들에게서 높은 소출을 기대한 바가 없고 다만 어린이들을 위시한 방문객들에게 갖가지 과일 나무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주려는 목적이었으므로 우린 쉽게 방향을 바꿀 수 있었다. -그리고 바닥엔 잔디를 심는 거야.- -그 넓은 곳에 전부? 과수원 바닥에 잔디를 심는 사람이 어디 있어?- -그게........우리 동림원은 보통 과수원이 아니고 과일 나무 정원이기 때문이지. 정원에 잔디를 깔고 싶어, 과일 나무를 심을 곳과 산책길, 그리고 산책 길가에 꽃 심을 곳은 빼고 말이지.- 이런 생각 후에 나는 다시 과일 나무의 종류를 셈해 보았다. 다 해서 20가지 였다. 동림원에 20 군데의 과일 나무 빌리지가 생기는 것이다. 잔디 위에........정말 근사한 일이 아닐까? 또 한 분 멋진 인물이 방문했다. 남편의 학교 후배로 가끔씩 우리를 방문해 주는 분이 친구와 같이 왔는데 그 친구 분이 자신을 테너라고 소개하며 씨디 하나를 건네준다. 국내 유수의 음악대학과 이탈리아의 음악원을 정식 졸업한, 수많은 오페라에서 주역을 한 백 용진 씨가 그 분이다. 깜짝 놀랐다. 동림원이 개원하게 되면 노래를 불러 주시겠다고 미리 약속도 해 주었다. 이럴 수가! 다음 주에 우리 부부는 방문객이 되어 같은 고경면에 사는 두 분 이웃을 방문하러 갔다. 첫 번째는 고도리 와이너리의 최 사장에게다. 전부터 명성을 익히 알고 있었고 그 와이너리의 와인을 선물로 받아 마셔 본 기억도 있어서 궁금했었다. 이장님과 함께 방문했다. 최 봉학 사장은 영천 토박이로 27년 전에 귀향해서 10년 전부터 고향의 명물 영천 포도로 와인을 만드는데 신명을 바친 인물이다. 그 곳 와이너리에서 생산하는 와인 8 종류를 모두 시음하도록 해 주었다. 흐음... 내가 마셔본 바에 의하면 레드 종류를 빼고 모든 와인이 합격점 이상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이곳의 화이트 와인은 이미 수많은 품평회에서 수상해 객관적 평가가 이루어진 제품이지만, 시음한 바, 복숭아 와인이라든지 아이스 와인이라든지 스파클링 와인 등 특수 와인도 세계 유명 와인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방문해서 시음해 본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와이너리의 와인과 비교해서 조금도 부족하지 않았다. 사장님은 레드의 품질을 높이는 데에도 도전해 보고 싶지만 기회를 보고 있다고 말씀했다. 아마 최 사장의 열정이라면 언젠가 그 일도 이루어낼 것이라고 믿는다. 다음은 우리 마을에 들어올 때면 언제나 지나가는 첨단 비닐하우스 온실이 있는 서원 농원의 김 형수 사장 댁으로 갔다. 호국로 큰 국도로 나가기 전에 항상 지나는 길인데 언젠가부터 온실 안에 주렁주렁 매달려있는 한라봉(?) 아니면 천혜향(?)일 것 같은 주황색 큰 과일이 내 눈을 끌었던 것이다. 아! 나는 역시 과일의 아름다운 모습에 마음이 가는 사람이라는 것이 또 한 번 증명되는 일이지만. 남편을 졸라서 아는 분에게 소개받아 시간 약속을 하고 방문했다. 김 사장님은 유리 온실이 아닌 비닐 온실임에도 두께가 1.5센티의 특수재질로 방염, 방풍에 강하고 투광도 아주 좋다고 설명한다. 일조량이 많은 덕분에 영천이 위도 상으로는 남쪽인 제주도와 연료비 차이가 별로 안 난다는 파격적인 말씀을 했다. 믿기 어려운 사실이었다. 앞날을 내다보는 혜안으로 옛날 사과 과수원이었던 넓은 땅에 25년 전부터 편백을 심어왔다는 얘기도 해 주었다. 안쪽으로 또 하나의 비닐하우스가 있었는데 그 안에는 놀랍게도 커피, 파파야, 바나나 등 열대 과일이 무성했다. 빨갛게 익은 커피 열매를 보여 주고 로스팅 머쉰과 브루잉 머쉰을 보여 준 것은 사모님이다. 두 분은 찾아오는 학생들에게 농촌 체험 프로그램을 시켜 준다고 했다. 우리 고경면 안에 이렇게 자랑스러운 농업인들이 있다니, 가슴이 뿌듯했다. 오늘, 겨울이 깊은 밤, 백 용진 테너의 아름다운 우리 가곡을 들으면서 제주 산보다 더 향기로운 한라봉을 안주로 고도리 와인을 마시고 있다. 시골에 내려와서 이렇게 멋지게 사는 사람, 어디 나와 보라고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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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 [기자수첩] 여전한 저성장의 늪…탈출구는 있나
  • 송현섭 기자|2020-01-22
  •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0% 늘어나는데 그쳐 지난 10년이래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심지어 작년 4/4분기엔 1.2% 성장에 머물러 저성장 기조의 고착화가 우려된다. 일단 미중간 무역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반도체 등 주요품목의 수출 부진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전반적 수출 증가세 둔화와 민간소비의 위축, 설비투자 부진이다. 한 중소기업 경영자는 “저성장의 늪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며 “대내외 악재보다 겉도는 정부의 경제정책과 정쟁에만 골몰하는 정치권의 태도가 더 우려된다”고 하소연 했다. 그는 또 “기업의 신사업 도전을 위해 과감하게 규제를 풀고 활로를 열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경기전망을 낙관할 수 없기에 고용을 늘릴 수 없고 설비투자도 진행할 수 없다는 의미로 보인다. 리스크가 큰 사업을 벌이기엔 국내외 소비가 너무 침체돼있다는 점도 문제다. 그러다보니 요즘엔 폐업하는 자영업자나 사업장이 많아 사무실 철거관련 업종만 재미를 보고 있다는 씁쓸한 후문도 나오고 있을 정도다. 항간엔 또다시 최악의 경제위기가 오는 것 아니냐는 비관론도 팽배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고용과 설비투자가 부진한데 따른 대책 마련보다는 집값 잡기에만 골몰하는 모양새다. 금융권 대출규제와 과세를 강화하고 극단적 처방으로 부동산시장으로 자금유입을 차단하려는 정책이 이미 시행중이다. 거래도 없이 주택가격만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자 잇따른 긴급조치가 발동됐다. 시장 수급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극단적 조치 때문에 부동산업황은 사상 최악의 수준이다. 팔겠다는 사람도 사겠다는 사람도 없으니 중개업소들은 몇 년째 빙하기를 지내고 있는 셈이다. 반면 주택 수급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추진하는 극단적 처방만으로 집값이 잡힐 것 같지 않다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 견해다. 과거 정부에서 주택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서울과 수도권에 주택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시그널만으로도 집값을 잡은 사례가 있다는 점을 조언하고 싶다. 또한 정부가 집값 잡기에만 집중하는 사이 대기업의 고용과 투자를 독려하고 벤처·스타트업 지원을 통해 성장을 추진하려던 정책은 겉돌고 있다. 불투명한 경제전망으로 창업에 나서는 사람은 감소하고 20대에서 40대까지 주요 경제활동 연령대의 실업규모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늘어나는 복지수요를 위해 국민 조세부담은 크게 늘었지만 경제성장을 위한 명확한 방향성이나 뾰족한 대안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이른 때라는 말이 있다. 정부가 저성장의 장기화로 국민들을 고통으로 몰아넣기 전에 전략산업을 선정하고 집중 육성하려는 정책으로 선회하기를 기대한다.
  • [기자수첩] 인도 시민권법 개정, 특정 종교인 제외로 ‘몸살’
  • 김태문 기자|2020-01-14
  • 홍콩에서 범죄자 송환법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인도에서는 인도의 시민권법 개정에 무슬림교도 등 특정인들을 배제하면서 인도헌법과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시민법 개정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면서 민주화를 열망하는 시민들의 항의가 거세지고 있다. 인도정부가 지난해 12월 통과시킨 ‘시민권법 개정안(Citizenship Amendment Act)’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민권법 개정안’은 2014년 12월 31일 이전에 인도에 도착한 이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법안인데, 적용대상에서 무슬림교도와 유대교도 그리고 무신론자 등은 배제됐기 때문이다. 인도 집권당인 인도 국민당(BJP)은 해당 법안으로 약1500만 명이 시민권 신청 자격을 획득할 것으로 내다 봤다. 이와 함께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인도 총리는 “오늘은 인도 역사상 획기적이 날로 기록될 것이다”고 밝히고 법안 통과를 환영했다. 그러나 아삼(Assam)주와 트리푸라(Tripura) 주를 비롯한 인도 북동부 지방에서는 정부의 시민권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격렬한 시위가 발생했다. 특히 팔레스타인평화연대, 국제민주연대 등 20여개 단체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무슬림이 배제된 인도의 시민권법 개정안은 ‘모든 시민에게 기본적인 평등권을 제공한다’는 인도 헌법 제14조와 ‘모든 종교를 공평하게 대우한다’는 인도 헌법의 세속주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법이 통과되면 스리랑카에서 이주해온 약 15만 명의 타밀족, 4만 명의 로힝야 난민을 포함하여 상당수의 무슬림 난민들이 차별과 억압을 당하게 될 것”이라면서 “13억 5천만 인구 중 2억 명에 해당되는 무슬림들은 이미 모디 정부가 강화하고 있는 힌두 민족주의로 인해 억압과 차별을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법마저 통과된다면 무슬림에 대한 탄압이 더욱 강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해당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인도 시민권 취득을 노리고 방글라데시로 유입되는 불법 이민자의 수가 급증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해 16일 마마타 바네르지 서부 벵골주 수상도 콜카타에서 시민권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시위를 주도하고, 뭄바이에서도 항의 집회가 개최되는 등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도 정부가 국가주민등록 시행으로 인해 국적이 박탈될 우려가 있는 힌두교도를 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민권법 개정을 추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방글라데시 접경 지역인 아삼주에서 국가주민등록 제도를 시행하고 인도 국적 보유를 입증할 서류를 제시하지 못한 주민을 추방하기로 했으나, 서류가 없는 주민의 상당수가 힌두교도인 것으로 드러났다. 유엔 역시 최근 이슬람 국가에서 가장 박해받는 주민들이 이슬람교 소수 종파와 무신론자인데, 인도의 시민권법 개정안에는 이들이 보호 대상에서 제외되어 심각한 차별에 노출됐다고 비판한 바 있다. 국가는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고 종교와 이념, 사상을 떠나 정책 실현에 있어 다방면으로 보호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켜줄 의무가 있다. 또 특정 종교를 떠나 다양한 의견의 표출이 이루어져야 건강한 사회로 가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 [기자수첩] 가상화폐는 ‘법정통화 아냐’라더니 빗썸엔 800억 과세
  • 김성민 기자|2020-01-08
  • 투데이코리아=김성민 기자 | 지난해 가상화폐 시장은 ‘초상집 분위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상황이 좋지 않았다. 정부가 가상화폐 제도화를 위한 명확한 규정조차 세우지 않고 외국인 암호화폐 투자자에 대한 과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먼저 지난 7월 24일 정부는 ‘혁신기술 규제자유특구’ 7곳을 선정해 혁신기술을 테스트하고 이와 관련된 사업체를 양성함에 있어 규제로부터 자유롭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산시를 블록체인특구로 지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 응용기술이 가장 많이 활용되는 가상화폐 영역과 관련된 사안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상화폐 시장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부는 가상화폐 관련 사안을 허용하지 않는 것에 대해 “기존 블록체인 기반의 부산 디지털 지역화폐는 가상화폐의 성격을 제거한 전자금융거래법상 선불전자지급수단의 성격으로 법정통화에 기초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는 결국 정부가 가상화폐를 법정통화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업계관계자는 “정부가 2018년 6월부터 과세를 고지했다”며 “가상화폐를 합법적 자산으로 인정조차하지 않으면서 과세를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결국 국세청은 지난 12월 29일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코리아(이하, 빗썸)에게 지난 5년간 거래액에 대한 803억 원 규모의 기타소득 과세를 통보했고 빗썸은 이를 완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빗썸의 최대주주 비덴트는 “가상화폐 과세에 대한 법령 체계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과된 부당과세”라고 반박했다. 현재 가상화폐 과세에 대해 한국을 제외한 12개 국가(미국, 일본, 스위스, 독일, 호주, 싱가폴, 포르투갈, 몰타, 말레이시아, 벨라루스, 이스라엘, 스웨덴)에서 각기 다른 과세 비율과 내용이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국세청은 빗썸에 803억 원 과세와 관련해 “빗썸이 외국인 거래자(국내 비거주자)에게 자산 거래에 관한 원천징수 의무를 다하지 않았기에 이를 방기한 책임을 지운 것”이라고 했다. 또 가상화폐를 단순히 ‘부동산 이외의 자산’으로 전제할 뿐이었다. 더욱 황당한 것은 기획재정부가 국세청과 달리 “소득세법은 과세대상으로 열거한 소득에 대해서만 과세하는 열거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개인의 가상통화 거래 이익은 열거된 소득이 아니므로 소득세 과세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국세청과 반대입장을 내세웠다. 또 업계 관계자는 과세 대상자가 외국인 여부를 판별하는 기준에 대해 “국세청은 아마도 투자자의 계좌번호를 추적해 국적을 판단했을 것”이라며 “사실이라면 한국 사람도 외국에서 통장 만들 수 있는데 그 사람도 외국인 투자자로 간주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한국시장을 떠날 확률이 커진다는 의미에서 심각한 상황”이라며 “시작도 안했는데 세수확보 한답시고 업계 성장을 애초부터 막는 것”이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이처럼 정부는 내부에서 ‘불협화음’만 내고 있는 와중에 중국은 암호화폐 발행에 앞서 관련 법안 정비를 위해 지난 1일부터 암호법을 새롭게 시행했다. 반면 우리는 지난 11월 21일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을 뿐 여전히 제도화를 위한 추가적인 규정도 없이 세금만 과세했다. 이렇다보니 세수확보에 혈안이 되어있다는 비판 여론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가상화폐 시장이 휘청거렸던 것은 지난해 업계에서 유난히 해킹 사고가 많았던 탓도 있다. 업비트에서 ‘이더리움’ 580억 원이 해킹을 통해 도난당했으며 이 외에 ‘트론’과 ‘비트토렌트’까지 합치면 900억 원에 이르는 피해금액이 발생했다. 이같은 거래소 해킹 사고들이 발생하면서 향후 정부의 특금법은 안전성에 더욱 엄격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특금법을 통한 새로운 입법들이 안전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기반이 튼튼한 거래소들은 보안 인원을 확충하거나 시스템 구축에 투자하는 등 안전성을 확보할 것이다. 또 이를 충족시키지 못한 경쟁자들이 도태되는 상황을 오히려 반기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가상화폐 시장에 스타트업 진출이 까다로워진다는 우려가 발생함과 동시에 기존 거래소들의 수수료가 상승하는 부작용도 예상된다. 한편 일부에서는 정부의 이 같은 법령 체계 구축이 신속하지 못한 것은 미국·일본 등 주요국 정부의 방향에 따라간다는 반증이며 이같은 늑장대응으로 세계 시장을 선점하기엔 한참 늦었다는 평가도 있다.
  • [기자수첩] 친환경 잡으려다 고객 다 놓칠라...숨찬 유통업계
  • 편은지 기자|2020-01-03
  • 투데이코리아=편은지 기자 | “10분만 앉아있다 간다는 손님들께 ‘머그잔에 담아드렸다가 나가실 때 테이크아웃 잔에 바꿔드릴게요’라고 말하기가 너무 힘이 듭니다. 10명 중 8명은 짜증 섞인 얼굴로 잠깐 있다 갈 거니까 그냥 플라스틱 컵에 달라고 말합니다. 정부 정책이 바뀌어서 그렇다고 해도 소용이 없어요. 환경문제 때문인 건 알겠는데, 옆 가게는 손님들 끊길까 봐 테이크아웃 잔에 그냥 준다고 합니다.” (남가좌동 A카페 점장) 친환경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면서 정부가 최근 몇 년 사이 발 빠르게 친환경 정책을 펴고 있다. 환경문제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국내 유통업계는 최근 몇 년 사이 급작스럽게 강해진 정부의 친환경 규제에 숨이 찬 모습이다. 소비자들은 불편함을 참다 못해 터뜨리기에 이르렀다. 정부의 일회용품 플라스틱 컵 사용 규제가 3년 차에 접어 들었다. 소비자들은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를 사용하게 됐고 커피전문점에서는 5분만 앉아있다 가더라도 머그잔에 커피를 받게 됐다. 이는 꽤 많이 자리 잡은 모양새를 띠고 있지만, 커피업계 종사자에 따르면 여전히 테이크아웃잔에 음료를 달라고 떼쓰는 고객들은 많다. 소비자 불만은 여전하지만 정부는 일회용품 규제 수위를 한층 더 높였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1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중장기 단계별 계획’에 따르면 현재 커피전문점에서 쓰이는 종이컵 또한 오는 2021년부터는 머그컵으로 대체된다. 먹다 남은 음료를 포장해갈 경우 무상으로 제공되던 테이크아웃 컵은 유료로 변경된다. 포장·배달에 쓰이는 1회용 수저와 식기류 또한 돈을 받도록 했다. 갈수록 높아지는 규제에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잡아야 하는 유통업계는 정부와 불편하다는 소비자 사이에서 진땀을 빼고 있다. 지난 2017년 처음 시행된 플라스틱 컵 규제 당시에도 매장을 이용하며 일회용품 컵을 달라는 소비자들의 아우성을 견뎌야 했기 때문이다. 물론 머그컵 사용이 많이 자리 잡기는 했으나 2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플라스틱 컵을 원하는 소비자를 어르고 달래는 건 매장 종사자들의 몫이다. 그러다 정부의 친환경 욕심에 참다못한 소비자가 큰 소리를 낸 첫 사례는 ‘대형마트 종이박스 폐지’다. 지난해 8월 환경부는 대형마트 3사와 자율협약을 맺고 매장 안에서 자율포장대와 종이박스를 모두 없애기로 했다고 밝혔다.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고 장바구니 사용을 독려하겠다는 계획에서였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커피전문점에서 플라스틱컵을 제공하지 못하게 했을 때와는 차원이 달랐다. 대형마트의 자율포장대를 이용해왔던 소비자들은 ‘한 번에 대량구매를 자주 하는 대형마트에서 장바구니만 사용하라는 게 말이 되냐’며 강하게 반대했다. 자율포장대를 계속 운영해달라는 국민청원까지 올라왔다. 결국 환경부는 “대형마트의 자율에 맡기겠다”며 꼬리를 내렸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의 대형마트들은 환경문제에 주범이 되는 테이프와 노끈만 철수하고 자율포장대와 종이박스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환경문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이전보다 많이 높아졌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녹색소비자연대와 공동으로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대형마트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7.4%는 ‘제품 구매 시 플라스틱 포장이 과도하다고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 플라스틱 등의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쇼핑 방식이 등장한다면 구매처를 변경해서라도 이용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졌다고 해서 어제까지 당연히 여겼던 것을 갑작스레 규제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회용품 방출이 목표라는 건 소비자도 안다. 중요한 것은 속도에 있다. 작은 불편함부터 익숙해지도록 만들어야 규제가 강해져 더 불편해지더라도 받아들일 만한 인내심이 생긴다는 의미다. 친환경 정책이 중요한 것은 알지만 소비자들이 취지에 충분히 공감하고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을 펴는 것이 우선이다. 정작 정부가 펴낸 무리한 정책에 짜증 내는 소비자들을 달래는 건 유통업계 종사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전체를 아울러 보고 인내할 만한 대책과 대안을 만드는 정부의 혜안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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