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원 경영정상화 자금 요청…경영복귀 없다 약속

▲ 박삼구 전 금호그룹 회장이 자신의 일가가 소유한 나머지 지분 4.8%를 모두 담보로 내놓는 자구안을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투데이코리아=김현호 기자] 유동성 자금이 부족해 위기에 빠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10일 오후 채권단에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일가가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 모두를 담보로 내놓는 대신 3년안의 경영정상화 시간과 자금 5000억원을 요청하는 자구안을 제출했다.

이에 키움증권은 11일 보고서를 내면서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또는 일부 매각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분석했다.

산은은 10일 오후 “금호 측이 전날 아시아나항공 정상화를 위한 자구안을 제출했다”며 내용을 공개했다.

자구안을 살펴보면우선 금호 측은 박 전 회장 부인과 딸이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 4.8%를 채권단 담보로 제공하고 자금 5000억원을 요구했다.

금호고속이 금호아시아나그룹 지배구조가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 순인 만큼 박 전회장의 그룹 내 경영권을 모두 걸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박 전 회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대표이사 사장이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 42.7%는 2015년 금호산업 인수 과정에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돼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채권단이 이 담보 지분을 풀어주면 모두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어 금호 측은 박삼구 전 회장의 향후 경영복귀가 없을 거라는 점,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항공기 수를 줄인다는 점, 경제성 없는 노선을 정리하는 등의 사업 개편도 약속했다.

산업은행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서(MOU)를 맺은 뒤 3년의 경영 정상화 이행 여부를 평가받겠다는 내용도 담았다.

끝으로 만약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한편 11일 키움증권 라진성 연구원은 “이번 금호그룹의 자구계획안에 대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반응은 좋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채권단은 그동안 총수 일가의 사재 출연과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매각 이상의 특단 대책을 요구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따라 금호그룹의 자구계획안은 3년의 경영 정상화 기간을 줄이거나 더욱 강도 높은 목표 달성 기준을 설정하는 식으로 수정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 경우 금호그룹은 결국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게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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