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의장, 저혈당 쇼크로 병원행...임이자 의원 신체접촉으로 성추행 논란도

▲ 문희상 국회의장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몸싸움을 벌였다


[투데이코리아=권규홍 기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국회 사법개혁특위의 바른미래당 간사인 오신환 의원 사보임 문제와 관련, 국회의장실을 집단으로 항의 방문해 문희상 국회의장과 말다툼을 벌이며 충돌했다.


한국당 의원 100여명은 24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열어 "의회 무력화 세력과 투쟁하겠다"고 결의한 후 오 의원의 사보임을 허가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하기 위해 국회의장실로 일제히 이동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문 의장에게 "찾아온 이유는 딱 한 가지다. 대한민국 국회에 이런 법이 어디 있느냐. 우리가 다수당일 때도 선거법을 이렇게 일방적으로 하지 않았다"며 "오신환 의원의 생각이 다르다고 함부로 위원을 교체하겠다는 사보임은 정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보임 절차를 허가해주면 안 된다는 말씀을 드리러 왔다"며 "허가한다면 결국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공수처를 함부로 패스트트랙 길로 가게 해서 대한민국 헌법을 무너뜨리는 데 의장이 장본인이 되는 것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여당과 범여권 정당이 절대적으로 과반 이상 차지하는 말도 안 되는 왜곡된 제도를 통과시키는 걸 비판하고 온몸으로 막겠다는 의미로 한 '20대 국회 없다'는 발언에 대해 문 의장이 비판한 것도 합당치 못한 자세니 유감을 표시해달라"고 요구했다.


문 의장은 이에 대해 "의회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합의에 의해 한다는 소신이다. 아직까지 최초의 단계이고 무수한 과정이 남아있다"며 "의장이 할 수 있는 부분 내에서만 하는 것이고, 부득이할 경우에는 도리가 없다. 의장의 재량이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그런 말 말라, 패스트트랙 올라가는 순간 무슨 합의가 되느냐" "여야 합의 없이 본회의에 상정시키지 않겠다고 한 마디만 해 달라"며 대답을 요구했다. 그러나 문 의장은 "지금 여기서 할 수 있는 대답이 아니다. 검토해보겠다"고 말하면서 언성이 높아졌다.


문 의장은 "그렇게 겁박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군부독재가 고문해서 매달 때도 나는 소신껏 했다. 여기서 목에 칼이 들어와도 겁박에 의해서는 안 한다"며 "지금까지 어떤 경우에도 한국당이 원하는 사보임에 내가 반대한 적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에 나 원내대표는 "이런 사보임을 원한 적 없다. 야합을 위한 사보임을 어떻게 허가해 주느냐"고 계속 따졌고 박대출 의원 또한 "본인이 동의한 것과 본인이 동의하지 않은 사보임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말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여기서 검토하고 대답을 바로 달라"고 요구하며 대치하는 한국당 의원에 문 의장이 "멱살을 잡으려고 하느냐"고 따지는 등 감정적으로 격앙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문 의장은 임이자 한국당 의원의 양 얼굴을 감싸고 만지는 부적절한 신체접촉으로 성추행 논란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 문의상 국회의장이 임이자 자유한국당 뺨을 어루만지고 있다.

송희경 의원실에 따르면 “문 의장은 자유한국당 요구에 대해 답변을 거부한 체 약속이 있다며 자리를 피하려 했고 이에 대해 임이자 의원이 문 의장에게 입장을 재차 요구했다”고 말했다.


한국당 주장에 따르면 그때 문 의장의 손이 임 의원의 복부에 가 닿았고 임 의원이 “이러시면 성희롱이다”며 항의했다. 이에 문 의장은 “이렇게 하면 되냐”며 다시 두 손으로 임 의원의 얼굴을 두 차례 감싸고 어루만졌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임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국회 파행과 관련하여 의장에게 정당한 대책을 요구했는데도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강제 추행으로 모멸감을 주었다”며 “부적절한 신체접촉으로 여성으로서 심각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현장을 담은 영상에 따르면 문 의장이 한국당 의원들과 자리를 피하는 과정에서 다수 의원들이 문 의장을 막아섰고 떨어져 서 있던 임 의원도 문 의장 앞으로 다가가 그를 팔로 감쌌다. 그러면서 문 의장에게 “저를 건드시면 성희롱이에요”라고 막무가내로 막아섰다. 그러자 문 의장은 임 의원의 뺨을 한 차례 만지며 귓속말로 무언가 말을 전했다. 그 이후에도 임 의원은 계속 문 의장을 팔로 감싸 막아섰고 문 의장은 “아무리 겁박해도 저는 이 자리에서 결정 안 한다”고 외쳤다.


약 30분간의 설전 끝에 문 의장은 국회의장실을 빠져나갔다. 이후에도 한국당 의원들은 의장실에 한동안 남아 대화를 나눴다.


10여분 후 나와 기자들을 만난 나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실을 방문한 것은 혹시라도 무리하게 바른미래당이 사보임을 할 경우 국회의장의 허가가 있어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입장 때문"이라며 "지금은 4월 임시국회 중이고 임시회 중에 이렇게 위원을 사보임할 수 없다는 건 국회법에 규정돼 있다. 명백한 국회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이후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에서 다시 긴급 의원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문 의장은 한국당 의원들과의 충돌 과정에서 충격을 받아 국회 의무실로 이동해 응급처치를 받았다. 이어 오전 11시께 진료를 위해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이동했다.


박수현 국회의장 비서실장은 "굉장히 충격이 심해서 저혈당 쇼크가 왔다"며 "절대적인 안정을 요한다는 의사 소견이 있었다. 병원으로 이동해야 할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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