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교수, 선순환 기업가 정신 강조

▲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3월 19일 정부서울청사 국제회의실에서 제1회 정부혁신전략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투데이코리아=김민기 기자 | 정부가 4차산업 시대를 맞아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혁신의 대상자들은 오히려 정부가 혁신의 대상임을 알고 있다. 혁신의 결과는 달콤하나, 과정은 험난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혁신이 아니라 혁신하는 척을 하고 있다.


최근 이민화 KAIST 교수는 SNS를 통해 혁신의 3대 요소를 강조했다. 이 교수는 “혁신은 창조적 생각이 도전을 통하여 열매를 맺어 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즉 창조성의 발현을 위한 연결성의 극대화와 도전을 장려하는 혁신의 안전망과 혁신의 성과를 확산하는 기업가정신이 혁신의 3대 요소가 된다고 했다.


우선 ‘창조성은 연결이다’라는 것은 스티브 잡스가 자주 인용한 오래된 상식이다. 창조성은 지식의 나열이 아니라 지식의 낯선 연결을 통하여 발현된다. 연결을 저해하는 장벽의 철폐와 연결을 촉진하는 플랫폼의 구축이 창조성 발현을 위한 양대 과제다.


이 교수는 이를 막는 장벽을 “1)진입장벽 2) 부처장벽 3)규제 장벽”으로 봤다. 신산업의 진입을 막는 장벽이 산업의 연결성을 저해한다고 본 것이다. 이는 정부부처간의 장벽이 국가 전체의 연결성을 저해한다. 다시 말해 규제의 장벽이 새로운 생각을 저해하는 것이다.


또 “전문성이라는 이름으로 쌓아 올려진 각종 장벽이 우리 사회의 창조성을 저해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전문성은 중요하나, 창조성을 가로막는 장벽이 되어서는 안된다. 효율과 안전이라는 명목으로 만든 규제 장벽이 혁신과 반비례한다는 것은 프레이저연구소 등에서 일찍이 확인된 바 있다.


연결을 저해하는 장벽이 철폐되면 연결을 촉진하는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활성화된 온라인 플랫폼은 지식을 연결하면서 새로운 창조성을 촉발했다. 오프라인의 연결 비용은 비싸고 시간이 걸리나, 온라인의 연결 비용은 저렴하고 실시간 연결이 가능하다.


이 교수는 “개방 플랫폼은 연결을 촉진하여 사회 전체의 창조성을 높이고 데이터의 개방을 통한 안전한 활용이 국가혁신의 시작점”이라고 했다. 낯선 연결을 통하여 발현된 창조성의 씨앗들이 모두 열매를 맺지 못하기 때문에 잘 알려진 혁신의 로저스 곡선에 의하면 불과 0.7%의 창조적 아이디어만이 실질적 성과를 낸다는 것도 덧붙였다.


대부분의 창조성 구현의 도전은 실패로 끝나기도 한다. 통상적으로 80%의 도전은 실패한다. 이 교수는 이 부분에 대해 “실패한 도전을 징벌하면 그 사회와 조직에서 혁신은 더 이상 자라지 못하고 혁신대신 ‘혁신하는 척’만이 자리 잡게 된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지금 정부는 혁신보다 신사업을 펼칠 수 없는 규제 만드는 일에 열심인 것으로 보이는 까닭이다.


이 교수는 성장과 분배를 선순환시키는 선순환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혁신이 지속가능하기 위하여 혁신가들이 진입장벽의 성을 쌓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혁신가들이 노블리스 오블리쥬를 실천해야 혁신은 지속된다”고 했다.


그는 “삼성의 이병철 창업자와 현대의 정주영 창업자가 이룩한 부를 모두가 찬양하지는 않는다”며 “일부는 게임의 법칙이 불공정하다고 주장하고, 일부는 과정은 공정해도 결과는 불공평하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그 결과 다수 국민의 뜻에 부응한 규제 정책들이 발동하여 국가 혁신을 저해하게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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