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이슈

    [단독 기획] 태양광사업, 황금알 낳는 거위인가? ②

    태양광 주무관서 규제 제각각으로 혼선 사례 발생
    기사입력 2019.06.11 00:41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내용 메일로 보내기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c_798Ud018svc1b5w15b9xblgw_bcwcce.jpg
     
    투데이코리아=김충식 기자, 권규홍 기자, 유한일 기자, 최한결 기자 |  ◇ 정부 주도 신사업이지만 제반시스템은 ‘미미’ 

    정부는 신재생에너지의 산업과 비중을 늘리기 위해 ‘재생에너지3020’ 계획을 야심차게 발표하는 등 정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정책 중 하나가 10조원의 민간 자본을 투입해 새만금 일대를 3GW(기가와트)급 태양광·풍력 발전 단지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태양광 발전에 6조원, 풍력 발전 4조원 등 민간자본 10조원을 유치할 계획이다. 

    새만금개발청 홈페이지와 공식자료 등에 따르면 3GW 설비용량 중 2.8GW가 태양광 사업이다. 이는 원자력발전소 3기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 태양광설비를 새만금개발청이 2.4GW, 농림축산식품부가 0.4GW씩 나눠 짓는다. 

    이를 통해 오는 2022년(농식품부는 2030년까지)에는 총 37.83km2 규모의 땅을 태양광 사업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는 경기 과천시(35.86km2) 면적과 비슷하다. 

    새만금개발청에 따르면 새만금 재생에너지 사업 3GW에 드는 총사업비는 6조6000억 원(추정)이다. 설비용량으로만 따져봤을 때 정부가 추진 중인 새만금 재생에너지 사업에서 태양광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93.3%다. 새만금 재생에너지 사업이 ‘새만금 태양광 사업’이라고 불려도 무리가 없다.

    이 사업비 6조6000억 원 중 태양광(설비용량 2.8GW)에 대한 사업비는 5조6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풍력(0.1GW)이 4000억원, 연료전지(0.1GW)는 6000억 원 쯤으로 예상된다. 

    새만금개발청 관계자는 <투데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태양광의 경우 설비용량 MW(메가와트)당 20억 원으로 책정했다”며 “새만금개발청에서 하게 될 사업비는 (5조6000억 원 중) 4조8000억 원이다. 농식품부 사업비는 빠져있다”고 설명했다. 

    5조6000억 원 중 4조8000억 원을 새만금개발청이 맡는다면 자연스럽게 8000억 원은 농식품부로 돌아간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아직 이 사업에 얼마나 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내용을 잡고 있지 않다.

    ◇ 정부 보조금 떼어먹는 불법 하마

    "허가·보조금 걱정말라" 태양광 업체의 검은 유혹
    與 청년위원장 지낸 업체 이사장, 불법시공 했다 철거명령 나오자 벌금 등 점포주 피해 9개월째 외면

    탈(脫)원전을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가 태양광발전을 육성하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매년 관련 사업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태양광 업체들의 허위·과장 광고와 부실시공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낚시용품점을 운영하는 이춘근(66)씨는 지난해 5월 태양광발전 업체인 '녹색드림협동조합'의 홍보 직원으로부터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하라는 제안을 받았다. 이 직원은 "태양광은 정부 정책 사업이고 '태양광특별법'에 따라 시설을 설치하니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우리 조합은 실력이 막강하니 당국의 허가 같은 것은 안심해도 좋다"고 말했다고 이씨는 전했다. 녹색드림협동조합은 허인회(53) 전 열린우리당(더불어민주당 전신) 청년위원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곳이다.

    태양광 폐물.jpg▲ 옥상에 흉물처럼 설치된 태양광, 결국 철거 명령 - 작년 5월 태양광 발전업체 '녹색드림협동조합'이 서울의 한 낚시용품점에 설치한 철골 구조물과 그 위에 얹힌 태양광 패널. 이 점포의 사장은 "조합에서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해서 설치했는데 철거 명령이 떨어졌다"며 "간판도 못 달고 현수막으로 장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씨는 조합 측과 2800만원짜리 계약서에 서명했다. 그중 서울시 보조금은 600만원이었다.(사진=조선일보 제공)
     

    녹색드림협동조합은 "서울시에 제출할 보조금 서류에도 서명해주면 우리가 보조금 신청도 대행하겠다"고 했다. 이씨는 보조금 600만원을 잔금으로 치르기로 하고, 계약금과 중도금을 포함해 2200만원을 조합에 건넸다. 건물을 둘러싼 철골 구조물과 그 위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공사가 1주일 만에 끝났다. 단골들은 "흉물스럽다"고 했다.

    더 큰 문제는 지난해 9월 마포구청에서 "불법 구조물"이라며 철거 명령을 내린 것이었다. 이행 강제금 751만원도 부과했다. 이씨는 뒤늦게 자기 점포가 '미관(美觀)지구'에 있어 외벽 공사 전에 구청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조합이 허가도 안 받고 공사를 한 것이었다. 이씨는 조합 측에 "엉터리 공사를 한 것 아니냐. 구청의 철거 명령도 조합이 해결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철거 명령은 유지됐고 조합 측은 되레 "잔금 600만원을 왜 주지 않느냐"고 나왔다고 한다.

    점포 주인 이씨에 따르면 지난 3월 허인회 이사장은 "태양광으로 인한 구조물 때문에 벌금이 나오고 불법이 된 것"이라며 "태양광은 합법으로 처리하고 구조물 문제는 별도로 해결하면 잘 풀릴 것 같다"고 했다. 허 이사장은 "저는 제가 하는 일로 감옥도 여러 번 갔다 왔고 지난 1년 반 엄청난 특혜를 받는 것처럼 사회적 비난도 많이 받았다"며 "죄송하지만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한다. 허 이사장은 "저는 회장님(이씨)보다 어리긴 하지만 나름대로 산전수전, 공중전을 거쳐온 사람"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이씨는 "시공 1년이 다 되도록 조합은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다"고 했다. 이씨는 조합에 피해 보상과 철거를 요구했고 결국 28일 태양광 집열판 등을 일부 철거했다. 그러나 설치 비용 환불, 피해액 보상 등의 논의는 시작조차 하지 않은 상황이다.

    허 이사장은 본지 통화에서 "이씨의 말은 모두 거짓"이라며 "해당 점포가 미관지구에 있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나 그와 같은 구조로 시공해달라고 한 것은 이씨"라고 했다. 이에 이씨는 "튼튼하게 지어달라고 했지 언제 불법 시공을 해달라고 했느냐"고 반박했다. 허 이사장은 민주당 당무위원, 정책위부의장 등을 지낸 '586 인사'다.

    그동안 태양광 사업은 여권이나 운동권, 시민단체 출신들이 운영하는 협동조합들이 그 보조금을 싹쓸이한다는 지적이 나왔고, 허 이사장의 협동조합도 그런 곳 중 하나로 꼽혀 왔다. 한국당 이철규 의원 측은 "무리하게 진행되는 사업이 적지 않다"고 했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허위 견적과 부실시공, 허위·과장 광고 등과 관련한 피해 신고 접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구조물, 배수로 부실시공으로 준공 후 붕괴·고장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의 KS 인증을 받지 않았거나 중국산 저질 부품을 설치하고 사후 관리를 해주지 않아 고장 난 채 방치되는 사례도 상당수다. 이에 일부 소비자들은 '태양광피해방지위원회'라는 카페를 개설했다.

    각종 보조금 혜택을 노린 사기도 늘고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 3월까지 태양광 관련 소송은 276건이었다. 태양광 사기 업체는 주로 계약금 10~40%를 미리 챙긴 뒤 주민 반대 등을 핑계로 시간을 끌다가 폐업 후 잠적하는 수법을 쓴다. 최근에는 각종 태양광 업체들이 공단 명의를 도용·사칭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최근 공단을 사칭한 영업 활동이 많아져 소비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며 "'2억원을 투자하면 월 2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식의 태양광 분양 업체와 기획 부동산이 전국 각지에서 은퇴자들의 목돈을 노리고 있다"고 했다.
    전북 군산에 설치된 18.7MW의 군산 수상태양광발전소 전기신문 제공.jpg▲ 전북 군산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사진=전기신문 제공)
     

    ◇ 탈원전 가속 후유증...‘비리 온상’된 태양광 

    정부가 탈원전을 추진하면서 태양광 사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자 이런 분위기를 타고 관련 비리 건수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종배 자유한국당 의원이 2017~2019년 한전(태양광)과 한국수력원자력(원자력)의 징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3년간 태양광 관련 비리는 모두 42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해임·정직은 23건이었다. 징역형이 선고돼 형사 처벌을 받은 한전 간부 2명을 더하면 태양광은 44건으로 늘어난다. 매달 1건 넘게 태양광 비리가 발생한 셈이다. 같은 기간 한수원의 원전 비리는 중징계 3건을 포함해 4건이었다.

    그간 적발된 태양광 비리는 크게 △가족 연계형(18건) △금품 수수형(8건) △부당 업무형(18건)으로 나뉜다. 하지만 한전이 자체적으로 인지한 태양광 비리는 8건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모두 감사원·수사기관으로부터 통보받은 것이다. 이 때문에 허술한 관리감독 문제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태양광 비리가 급증하는 이유 중 하나로 이 분야에 많은 돈이 풀리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전은 지난해 20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6년 만에 적자 전환한 것이다. 한전의 적자 전환은 민간 발전사로부터 사들이는 전력 구입비를 대폭 늘린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한전의 민간 태양광 전력 구입비는 2017년 3106억원에서 지난해 6020억원으로 3년 만에 약 두 배 불어났다.

    이종배 의원은 “‘태양광이라면 무슨 짓이든 해도 괜찮다’는 비정상적 인식이 관리 감독 계통에서 광범위하게 퍼져있다”며 “현 정권의 막무가내식 신재생에너지 밀어주기가 ‘태양광 마피아’를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불거지는 재생에너지 사업 문제...새만금 6조원 사업비, 마련 방법이 없다?

    경제·산업계와 지역사회, 정치권에서는 태양광 산업 실효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새만금 재생에너지사업에는 6조원에 달하는 사업비가 들어가는데 이에대한 재원 마련에 대한 구체화된 계획이 없다. 

    정치권에서는 재생에너지 대표사업으로 꼽히는 태양광에너지 사업의 실효성을 두고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달 20일 한국농어촌공사 새만금신시도33센터를 방문해 “6조원에 달하는 새만금 태양광 사업비를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부터 의문”이라며 “(태양광 사업이) 경제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정부 보조금으로 운영되는 사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카이스트 이병태 교수는 SNS를 통해 “정부 보조금으로 연명하는 산업들은 보조금을 믿고 혁신성 없는 기업들이 양산되고 결국은 가격 경쟁으로 자멸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 교수는 “한국의 태양광 보조금 또한 좀비 산업 육성 제도”라며 “좀비 산업은 망한다”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일조량에 대한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중동은 태양광 발전에 최적의 입지 조건을 지니고 있다. 일조량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UAE의 여름 일조량은 평균 11시간에 이르고, 겨울에도 평균 8시간 정도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일조량은 유럽의 두 배에 달한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2016년 보고서에서 중동과 북아프리카 전체 면적의 60%가 태양광 발전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면적의 단 1%에만 태양광 발전소를 지어도 발전용량은 470에 달한다. 한국 전체 전력 수요의 7배다. 

    그러나 한국은 중동과 다르다. 여름에 뙤약볕같은 경우가 1년 365일 지속되는 것이 아니고 1년 중 일조량이 좋은 때는 길게 잡아야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이다. 이때 장마와 함께 태풍이 한반도를 지나가는 경우도 있어 장마 기간을 짧게 15일 또는 길게 21일로 보면 대략 3개월 15일에서 3개월 7일 가량이 일조량이 좋은 때로 봐야 할 것이다. 그만큼 UAE에 비해 일조량은 대폭 줄 수 밖에 없다.  (계속)

    <저작권자ⓒ:: 투데이코리아 :: & www.todaykorea.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58346
     

    미세먼지 정보(2019-06-17 02:00 기준 )

    • 서울
      좋음 : 20
    • 부산
      좋음 : 18
    • 대구
      좋음 : 22
    • 인천
      좋음 : 27
    • 광주
      보통 : 35
    • 대전
      좋음 : 30
    • 울산
      좋음 : 19
    • 경기
      좋음 : 25
    • 강원
      보통 : 33
    • 충북
      보통 : 36
    • 충남
      좋음 : 28
    • 전북
      보통 : 31
    • 전남
      좋음 : 27
    • 경북
      좋음 : 26
    • 경남
      좋음 : 23
    • 제주
      좋음 : 24
    • 세종
      보통 : 38
    투코칼럼
  • [데스크 칼럼] “어이, 확인해 봤어?”
  • 김충식 편집국장|2019-06-15
  • [김충식 편집국장] 기자는 늘 객관화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내가 정말 진실 앞에 서있나? 내가 아는 사실이 정말 사실일까? 또 내가 보는 시각이 정말 객관적인 시각일까? 그리고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뿐이랴. 기사를 쓸 때 자신의 시각이 그래도 드러날 수 있는 표현을 최대한 삼가려고 노력한다. 가령 뇌물수수수혐의로 검찰에 불려가게 된 A국회의원이 자신의 입장을 밝힐 때도 단순히 “말했다”라고 할 수도 있지만, “강하게 주장했다”, “항변했다”, “억울함을 호소했다” 등 여러 서술형을 갖다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억울함을 호소했다”를 쓰는 경우 단어 선택을 잘못했다고 데스크에게 혼날 것을 각오해야 한다. A국회의원이 억울한지 아닌지는 판사가 판단할 일이지 기자가 판단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자는 A국회의원이 뇌물수수혐의로 검찰에 불려가서 기자들 앞에서 이렇게 입장을 발표했다 정도이지 ‘그는 억울함을 호소했다’라고 하면 데스크에서 불호령이 떨어질 일이다. 기사를 쓸 때에도 서술형식으로 쓰는 경우도 있지만 사건, 사고인 경우 대부분 스트레이트 형식이 가장 많다.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 했는가?’라는 육하원칙에 의해 쓰는 형태가 스트레이트성 기사이다. 그러다 연차가 쌓이다 보면 기사에 임팩트가 강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있다. 흔히 고발성 기사에서 많이 드러난다. 그런데 기자가 쓴 기사를 보고 데스크에서 이렇게 말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네가 하고 싶은 말인 뭔데?”이다. 고발이라고 했는데, 임팩트가 없고, 결론을 내지 못한 경우다. 골키퍼 앞에서 공을 차야 하는데 차지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는 것과 같으니 데스크에서는 또 불호령이 떨어진다. “이게 기사냐?”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가 기사를 써서 갖고 가면 말없이 고쳐주는 선배 기자가 있고, 종이를 짚어던지는 선배도 있다. 각각 후배기자를 훈련시키는 방법이 다르지만, 내 기사를 꼼꼼히 살펴봐 주고 내가 쓴 기사와 선배가 쓴 기사를 동시에 보여주며 뭐가 잘못됐는지를 알려주는 선배가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기자는 사실 확인이 먼저다. 확인하지 않는 내용을 확인한 것처럼 쓰면 곤란하다. 십수년전 대한민국의 유명한 가수가 유명 여배우와 스캔들이 난 적이 있다. 그리고 그 유명 가수가 일본의 야쿠자에게 당해 신체 일부가 훼손됐다는 설이 돌았다. 그 유명 가수는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책상위에 올라가 “바지를 벗어서 5분간 확인시켜 줄테니 내 말이 사실이면 여러분이 기사를 써 그 여배우의 명예를 회복시켜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날 그 자리에서 그 어떤 기자도 확인하지 않았다. 어떤 기자는 “믿습니다”를 연발했다. 마치 교주를 만난 것처럼. 당시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난 그를 따라 뒤로 돌아가 확인을 했을 것이다. 그래야 내가 보고 확인한 내용을 쓴 것과 다름없으니 진짜 사실이 아니겠는가? 지금도 기자들은 열심히 취재하고 기사를 쓰고 있을 것이다. 한쪽의 이야기만 듣고 편협한 생각을 갖지 않고 대립되는 양쪽의 이야기를 다 듣고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참을 수 없는 그 기자의 편협한 때문에 데스크가 화를 내고 원고를 집어 던지면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어이, 확인해 봤어?”
  • [박현채 칼럼] 전기료 누진제 개편 놓고 갈등 확대
  • 박현채 주필|2019-06-14
  •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문제를 놓고 이해당사자간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정부는 ‘무더위에 전기요금 무서워 에어컨 켜기 겁난다’ 는 여론에 따라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가정용 전기요금 부담을 덜어 주기로 하고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여론 수렴에 한창이다. 그러나 당사자별로 견해 차이가 커 불만과 갈등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다수 소비자들은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가 구시대적인 것이라며 누진제를 대폭 완화하거나 아예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에 한국전력 소액주주들은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정부 방침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전기를 많이 쓸수록 요금 단가가 높아지는 전기요금 누진제는 1차 오일쇼크가 발생하자 1974년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다. 도입 초기에는 누진율 격차가 최고 11.7배에 달했으나 지금은 3배 수준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현재의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해 국민 10명 중 7명이 불만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누진제 완화 내지는 폐지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는 에너지 소비행태가 누진제 도입 당시와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사실 2000년대 이전까지는 누진제가 전기 소비를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전력소비 억제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제는 거의 모든 가정이 TV, 냉장고, 컴퓨터, 세탁기는 물론이고 전력 소모량이 많은 에어컨조차 기본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컨은 2000년만 해도 보급률이 29%에 불과, 일부 계층만 사용하는 고급 가전제품이었으나 지금은 보급률이 87%에 달할 정도로 필수 가전제품으로 바뀌었다. 지구온난화로 여름철에 폭염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없어서는 안 될 기본적인 필수품이 된 것이다. 또한 과거에는 에어컨을 설치해 놓고도 전기 요금 폭탄이 두려워 가급적 가동시간을 줄였다. 하지만 이젠 달라졌다. 폭염이 일상화하면서 요금 폭탄을 맞더라도 에어컨을 켜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폭염으로 인한 온열 질환자는 4526명이나 됐다. 이 중 48명이 숨졌다. 이젠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폭염이 자연재난으로 규정되어 있다. 냉방기기 사용이 국민 건강권 차원에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전체 전기사용량의 13%에 불과한 주택용 전기요금에만 누진제를 적용하는 것이 상업 및 일반용 전기와 형평에 맞지 않다는 형평성 논란도 일고 있다. 가정용 전력소비 억제를 통해 전력 수급 안정을 꾀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편의주의 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사회 변화를 감안한 합리적 대안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현행 가정용 전기료 체제는 가장 싼 요금이 부과되는 1단계 구간이 월 200 kWh로 설정되어 있다. 2단계는 200~400, 가장 비싼 요금을 물리는 3단계는 400 kWh 이상으로 되어 있다. 각 가정의 필수 사용량을 200 kWh로 보고 그 이상은 낭비로 간주해 요금을 비싸게 물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4인 가족이 32평 아파트에 살면서 조명과 TV, 냉장고, 컴퓨터, 세탁기 정도를 사용할 경우 대략 300∼350㎾h의 전기가 소비된다. 그러니 전기를 많이 쓰는 가구에 누진제가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가구가 사실상 누진제 적용을 받는 셈이다. 감사원도 최근 가정의 여름철 필수 사용량을 330.5㎾h로 평가하고 누진제 1단계 구간 설정이 적정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에어컨 사용량과 가전기기의 계절별 요인들을 감안해 누진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정부에 주문했다. 전력은 국가가 제공하는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다. 따라서 필수 사용량에 한해서는 걱정 없이 전기를 쓸 수 있도록 현행 전기요금 체계를 개편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겠다. 하지만 누진제 완화는 전기 과소비를 유발하고 한전의 적자 누적을 가중시킬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한전은 없어서는 안될 기간산업체이기 때문에 결국은 적자를 그 누군가가 메워줘야 한다. 한전은 올 1분기에 6299억원의 영업적자(연결기준)를 냈다. 올 한해 영업적자는 2조 4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번에 민관합동 전기요금 누진제 태스크 포스(TF)가 제시한 3개 누진제 개편안중 어떤 안을 채택하더라도 한전의 추가 부담은 1910억~29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앞으로 한전 적자와 추가 부담을 재정에서 부담하건 전기료 인상을 통해 메워주든 부담하는 사람은 결국 국민이다. 이래서 일각에서는 한전의 막대한 적자를 무시하고 단행되는 여름철 전기요금 인하 조치가 국민을 속이는 조삼모사와 같은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한다. &lt;투데이 코리아 주필&gt; 약력 전) 연합뉴스 경제부장, 논설위원실장 전)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전)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 [김성기 칼럼]“위기, 전혀 아니다”라는 경제부총리
  • 김성기 부회장|2019-06-11
  • 경제 여건이 호전되기는커녕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보도가 줄을 잇는다. 음식점 등 자영업을 해온 지인들은 이제 경제 실정을 탓하기도 지겹다는 듯 지친 모습이 역력하다. 장사가 안 돼 문은 닫는 소상공인이 30%에 달한다는 주장이 공청회에서 나오고 골목상권이 무너져간다는 탄식이 들린다. 의류산업의 중추로 불리는 동대문 일대 의류상가에 빈 점포가 5000개에 이른다고 한다. 물가 뛰고 세금은 느는데 봉급만 그대로라는 불만도 튀어나온다. 내수가 어려울 때 그래도 수출이 버팀목 역할을 해왔지만 올들어 주력품목인 반도체 수출단가가 떨어지고 미-중 무역분쟁으로 교역이 위축되면서 지난 4월 경상수지가 6억6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고 한국은행이 발표했다. 7년만에 본 적자다. 정부 당국자는 “4월에 외국인 배당 지급이 몰려 일시적으로 적자를 보았지만 5월부터는 경상수지가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밝힌 5월 수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9.4% 감소해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수입도 줄어 무역수지가 적자를 볼 지경은 아니지만 수출시장 전망이 매우 어둡다는 평가다. 수출 못지않게 설비 및 원자재 도입에 필요한 수입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은 더욱 걱정되는 지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KBS의 한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경제현장의 체감과는 다른 진단을 했다. 홍 부총리는 경제가 위기라는 지적에 대해 “전혀 동의하기 어렵다”며 하반기에는 대내외 여건이 오히려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골목상권이 죽어가고 있는데 경제부총리의 인식은 아직 여유롭다 못해 다른 나라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는 질타가 들린다. 일자리가 줄고 경기가 곤두박질쳐 생업을 포기한 저소득층과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당장 위기를 넘어 참담한 몰락으로 가는 현실을 목도하고 있는데 경제부총리는 위기를 걱정할 때가 아니라고 한마디로 일축하니 과연 그 인식에 동의하고 정부를 신뢰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방송이 나간 뒤 데일리안이 알앤써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홍 부총리 발언에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6.6%(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42.1% 포함)에 달했다. 응답자 가운데 50대와 남자, 자영업자들의 비공감 의견이 60% 안팎으로 높게 나왔다. 경제위기 상황을 여론조사로 진단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국민들이 체감하는 현실은 부총리의 인식과 현저히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부분 경제전문가들의 진단 역시 경제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방향으로 기울고 있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경기침체가 가파른 속도로 심화하고 있다”며 “정부가 현실을 냉정하게 인식하고 대응하지 않으면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원장은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최근 흐름과 각종 경제지표가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가리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초저출생률이 생산인구감소로 이어지고 노동생산성 증가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중장기 전망까지 어둡게 하고 있다며 4차 산업시대에 걸맞는 규제혁파와 교육시스템 혁신, 구조조정 등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관가와 방송가를 얼씬 거리는 몇몇 시사평론가나 자칭 전문가들은 최저임금인상을 비롯한 소득주도성장과 주 52시간 근로시간제 등 현 정부의 경제시책을 강력하게 시행해야 한다는 억지를 설파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경제구조조정을 게을리하고 신산업분야의 투자를 촉진할 기회를 허비해 지금과 같은 경기침체를 불러왔으므로 소주성이나 주근로시간단축 등 문재인 정부의 주요 정책은 현재 경제상황과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경제 실정의 책임을 전 정부에 몽땅 떠넘기려는 주장들이다. 하지만 백번을 양보해도 현정부의 소주성과 주근로시간단축 등 부작용을 간과한 정책이 허약한 경제를 빈사상태에 빠뜨린 사실을 호도할 수는 없다.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지난 7일 간담회에서 “경제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커진 상황에서 대외여건에 따른 경기 하방위험이 장기화될 소지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홍 부총리와는 다소 다른 견해를 보였다. 대외 여건을 주요인으로 지목했지만 경제가 매우 어려워져 성장 활력을 높이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 수석의 발언이 추가경정예산안의 신속한 처리를 위한 수사인지 아니면 현실과 동떨어진 청와대의 경제인식에 변화를 시사하는 것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다만 지금까지 청와대가 추진해온 정책들이 경제 현실에 맞게 추진되지 못하고 이념적 성향에 치우쳤다는 평가에 비춰볼 때 경제정책의 근본적 변화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고생길이 아직 길게 남아 있다. &lt;투데이코리아 부회장&gt; 필자약력 △전)국민일보 논설실장, 발행인 겸 대표이사 △전)한국신문협회 이사(2013년) △전)한국신문상 심사위원회 위원장
  • [권순직 칼럼] 시장(市場)에서 보고 듣는다
  • 권순직 논설주간|2019-06-07
  • 서울 강남지역 지하철역과 연결된 한 먹자골목 노래방 사장님의 얘기다. 며칠 전 느즈막한 저녁 40~50대로 보이는 신사 두 분이 가게로 들어섰다. 그들은 서 너 시간 재미나게 놀았다. 노래도 부르고 도우미 아줌마와 함께 즐겁게 노는 듯했다. 맥주며 안주며 신나게 시켜 먹었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모처럼 참 좋은 손님이 들었다며 노래방 사장님은 이들을 정성껏 모셨다. 이제 손님들이 나갈 차례. 계산대 앞에 선 그들은 돈이 없다며 경찰에 신고하려면 하라고 뱃장이다. 사장님은 어이가 없다. 도우미 아줌마들에겐 사장님이 이미 봉사료를 지불한 터다. 술값 안주값 합하면 20만원이 훌쩍 넘는다. 10여년 넘게 영업해온 이 사장님은 땡깡 부리는 손님들과 다투다 경찰에 신고하는 경우도 가끔 있다. 오늘 이 손님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망설이던 사장님은 결단을 내린다. 신고해봐야 경찰에 끌려간 손님들에게 벌금이 부과될 것이고, 그들은 무전취식 딱지가 붙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들이 노래방에 술값을 치를 것 같지도 않다. 오늘 헛장사, 불우이웃 도운 것으로 치고 그들과 대화에 나섰다. 이웃 대폿집으로 그들을 데리고 가서 소주를 샀다. 넥타이 정장차림의 신사들이 무슨 짓이냐고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우선 정장으로 차려야 사장님이 의심 않고 술을 줄게 아니냐. 이들 중 한사람은 직장에서 최근 해직됐고, 한사람은 통닭집을 하다 실패한 친구 사이란다. 시장 가게 주인들 말을 들으면 요즘 젊은 사람들 순대국 안주에 소주 몇 병 마시고 나서 내민 신용카드가 ‘한도초과’인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세사람이 와서 한사람이 먼저 내민 카드가 한도초과, 두 번째 친구가 내민 카드도 한도초과인 경우도 봤다. 이모들과 부둥켜안고 울어버린 식당 사장님 삼겹살집 사장님(60대 여사장)은 얼마 전 홀 서빙을 하던 아줌마를 내보내며 부둥켜안고 한동안 울었다. 옆에 있던 ‘이모’(서빙 아줌마)들도 눈물 범벅이었다. 짧게는 5년, 길게는 7년 된 이모들과 식당 주인은 한 식구나 다름없이 지냈다. 그러나 인건비 부담과 불경기로 도저히 견뎌낼 재간이 없어 나이가 제일 많은 아줌마부터 쉬시라고 했다. 눈물바다가 된 사연이다. 그러면서 주인은 “장사가 쬐끔만 나아지면 다시 부를께”라며 등을 두드린다. 요즘 식당에 가면 주문을 손님이 자동계산대에서 해야 하는 곳이 많다. 식탁에 김치며 콩나물이며 가져다 주던 이모님들이 사라져 간다. 식당 한 켠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반찬을 손수 가져다 먹어야 한다. 조촐한 서비스조차 못받는다. 그거야 직접 가져다 먹으면 된다. 문제는 그런 일을 하던 사람들은 어떻게 된 걸까 생각하면 가슴이 짠하다. 몇 푼 벌어 가족 생계를 꾸려가던 이모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한 푼이라도 아껴야 가게를 운영할 수 있는 주인은 이모를 내보내며 가슴 아파 혼자 눈물을 훔쳤을 것이다. 자그마하나 건물을 지어 임대료 수입을 올리는 건물주가 조물주보다 낫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러나 요즘 상가 공실률(空室率)이 심상찮게 높다. 장사가 안되니 폐업했지만 선뜻 들어올 사람이 없어 비워두는 곳이 적지 않다. 조물주 위라는 건물주의 한숨도 흔하다. 한 건물주는 자신의 건물에 세든 영세 자영업자들이 불경기로 어렵고, 월세 내기도 어렵다는 걸 알고 월세를 크게 깎아줬다. 그랬더니 공실률도 없고 월세도 날짜 넘기지 않고 꼬박꼬박 들어온다. 상생(相生)이다. 훈훈하다. 엉뚱하게 돈 풀어 여기저기 나눠주지 말고 이런 사람 찾아내 세금이라도 몇 푼 감면해주는 것이 바른 정책일 터이다. 서민 삶 살피는 일은 어렵지 않다 나이 먹은 필자가 그리 어렵지 않게 취재한 시장 풍경이다. 게을러서, 판단착오로, 별 수 없는 불경기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라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열심히 부지런히 죽을둥 살둥 모르고 노력하는 데도 어렵다면 국가가 사회가 살펴야 한다. 다만 옥석(玉石)은 철저히 가려야 한다. 선심 쓰듯, 선거 표 의식하듯 해선 안된다. 여기서 소개한 사례가 경제 전반을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정책을 수립 집행하는 사람들은 입맛에 맡는 사람만 불러 얘기 듣는 것을 소통이라고 하면 안된다. 미복잠행(微服潛行)까지 안해도 성의 있게, 애정을 갖고 시장을 둘러보면 얼마든지 서민 삶을 제대로 살필 수 있다. 사정을 제대로 알아야 대책도, 정책도 제대로 된 것이 나온다. 필자약력 (전)동아일보 경제부장, 논설위원 (전)재정경제부 금융발전심의위원
  • 기자수첩
  • [기자수첩] 노조, 상생위해 공생의 협력 연구해야
  • 김태문 기자|2019-06-05
  • ▲ 김태문 기자(산업부장) 최근 mbk 사모펀드 컨소시엄이 인수한 롯데카드에서 노조의 소통과 업무방식에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직장인 어플리케이션인 '블라인드'에 올라왔다. 내용인 즉슨 롯데카드 노동조합의 업무방식과 소통이 답답하다는 내용이다. 해당 글쓴이는 "노사협의체에서 노조와 사측 만나서 매일 같은 이야기와 말을 살짝 바꿔 공지한다"며 "직원들이 블라인드고 뭐고 올리면 '니들은 짖어라 우린 가만히 있으련다'는 태도로 노조는 가만히 있음"이라며 비판했다. 이어 "(롯데)지주에서 본사를 방문해 손해보험 노조만 만나고 돌아갔다"며 "이런데도 노조는 가만히 있다. 지주의 태도에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지만 그래놓고 가만히 있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업무 처리방식에 "노조비 사용 내역 중 식비만 한 달에 몇 백씩 나간다"며 "이제 행동으로 보여주겠다지만 일부 대의원이 행동하자하니 가만히 있으라 했다"며 "위원장이 나서서 직원들과 소통해야 하는데 최근 본 사람이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또 "직원들이 쟁의하자 시위하자 난리인데 위원장과 집행부가 묵살한다"며 직원들이 예전부터 위원장 적선제로 뽑으라 하지만 계속 간선제를 유지해 노조가 바뀔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쟁의 꺼리 많은 금융권 노조 사실 요즘의 금융권 노조들은 솔직한 얘기로 쟁의할 꺼리(?)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카드사의 경우 정부의 시장간섭으로 가맹점주들을 위해 수수료를 인하해 매출이 급격히 줄었다. 또 서울시는 ‘제로페이’를 만들어 시장에 진입하고 기업들을 가맹점으로 끌어들였다. 소비자들은 편한대로 카드를 사용하던 제로페이를 사용하던 하겠지만, 카드사 입장에서는 정부와 시(市)가 시장에 개입해 자신들과 경쟁하고 있는 것과 같은 상황인데도 금융노조는 조용한 분위기다. 실력발휘만이 노조의 살길은 아냐 최근 우리나라의 노조들의 모습을 보면 각양각색의 노조가 쟁의를 하고 파업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불법으로 주총장을 점거하고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체육관을 부숴버려 다시 사용하기 위해서는 몇 달이 걸릴 것이라는 얘기가 기사화된 적이 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어떤가? 현대자동차 노조를 닮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은가?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공사현장에 자신들의 노조원을 사용하라며 아침부터 자동차에서 노동운동가를 틀어놓는 통에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상암동이 그렇고 을지로가 그렇고 성수동이 그렇다. 자신들만 편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인가 보다. 그래선 곤란하다. 문제는 공권력이다. 공권력이 무너지면 사회질서가 무너진다. 그럼에도 공권력은 노조의 폭행으로 경찰이 다쳐도 가만히 있는다. 마치 누가 가만히 있으라고 한 것처럼. 2014년 당시 윤갑한 현대자동차 사장과 이경훈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은 “자동차의 품질 앞에선 노사가 따로 없다”며 “품질을 만족하게 해야 그게 고용안정이고 그것이 우리의 미래”라며 품질 경영에 앞장선 바 있다. 노사가 이런 공통분모를 찾아야 하는데 서로 다른 분모를 찾아 나누어지니 분규와 쟁의가 더늘어만 가고 있는 것이다. 경제가 어렵다는 요즘 서로 살고 상생하기 위해 자신만의 주장만 내세우지 말고 서로 살기위해 머리를 맞대는 공생의 협력이 필요할 때이다.
  • [기자수첩] 검찰, 쇄신의 마지막 기회... 꼭 잡아야
  • 유효준 기자|2019-05-17
  • 투데이코리아=유효준 기자 | 검경 수사권 조정이 탄력을 받자 검찰은 쇄신을 외치며 내부정화 작업에 착수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민주적 원칙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16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문 총장은 이날 오전 9시 30분 대검찰청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국회에서 신속처리법안으로 지정된 법안들은 형사사법체계의 민주적 원칙에 부합하지 않고, 기본권 보호에 빈틈이 생길 우려가 있다는 점을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는 진실을 밝히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국민의 기본권을 합법적으로 침해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며 "형사사법제도의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민주적 원칙이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1일 해외 순방 중 '수사권 조정 법안이 민주적 원리에 위배된다'며 반대 입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후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수사권 조정 법안 보완책'을 공개하며 접점을 모색하려 했지만, 그 정도로는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반대입장을 재차 밝혔다. 하지만 검찰은 이전과 같이 마냥 변명거리만 늘어놓지는 않고 있다. 검찰의 총수가 "현재와 같은 수사권 조정 논의가 벌어진 것은 검찰이 원인을 제공했다"며 "검찰부터 민주적 원칙에 맞게 조직과 기능을 바꾸겠다"고 검찰의 과오를 자인했기 떄문이다. 하지만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한 반발이 경찰에 대한 불신을 조장해 검찰 권한을 내려놓지 않기 위한 의도라는 일각의 지적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문 총장은 이번을 끝으로 기자간담회 형식을 통해서는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한 입장을 더이상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겠다고도 했다. 국민은 검찰에게 마지막 기회를 줬다. 문총장의 말처럼 검찰은 변명만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이제는 쇄신에 착수해야 한다. 이번에도 '얼버무리기 식'으로 대응했다가는 국민의 싸늘한 시선 아래 고유 수사권과 인권옹호의 대표 기관으로서의 명예가 실추될 것이다. 검찰은 그들의 수사권 보존과 국민 기본권 수호를 위해서는 그들의 명운을 걸어야 할 것이다.
  • [기자수첩] 르노삼성 노조, 이제는 대승적 결단 내릴 때
  • 유한일 기자|2019-05-03
  •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을 두고 벌이는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회사가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최근 지역 협력업체들의 피해가 커지자 부품사들과 부산지역 경제계가 임단협 타결을 호소하고 있지만 노사는 접점을 찾지 못하고 지루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의 파업은 7개월째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해 10월을 시작으로 지난달 19일까지 약 250시간에 걸쳐 부분파업을 벌여왔다. 이 기간 르노삼성의 누적 손실금액은 약 2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 르노삼성은 ‘벼랑 끝’에 몰렸다. 부산공장 생산물량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닛산 로그 위탁생산 계약은 오는 9월 만료되지만 신형 로그 후속물량 배정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닛산 측에서는 르노삼성이 계속되는 파업으로 주문량을 맞추지 못하자 당초 오는 9월까지 위탁생산 물량인 10만대를 6만대로 감축하라고 통보하기도 했다. 르노삼성은 로그 생산물량을 대체하기 위해 2019 서울모터쇼에서 공개한 크로스오버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XM3 수출 물량 확보에 매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르노 본사가 노조의 파업 장기화로 공급 안정성에 의문을 표하면서 스페인공장으로 물량을 돌리려는 움직임마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파업 장기화에 따른 피해는 회사만의 문제는 아니다. 노사 분규가 길어지면서 지역 협력업체들은 생산량 감소와 고용 어려움 등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노조의 파업으로 지역 협력업체들은 15~40%에 가까운 납품물량이 감소, 대부분 조업을 단축하거나 중단했다. 부산공장은 수출비중이 전체 생산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최악의 상황으로 부산공장이 로그의 후속 물량을 배정받지 못한다면 가동률은 30%대까지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또 르노삼성이 XM3 수출 물량 확보 실패시 근무형태를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하면서 30% 이상 구조조정이 단행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노조 집행부는 자신들의 입장과 요구를 고수하고 있다. 노조가 어려워진 회사를 압박해 실리를 챙기려는 속셈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다. 노조 역시 자신들의 행보가 어떤 악순환을 유발하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노조도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꼬일대로 꼬인 노사 관계를 풀고 르노삼성, 협력업체, 지역경제 모두 살아갈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 파업을 이어온 노조가 먼저 대승적 판단들 내려 상생의 길을 열어주길 바란다. 회사가 있어야 노동자도 있다. 공장 폐쇄로 지역경제가 큰 타격을 입은 한국GM 군산공장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길 희망한다.
  • [기자수첩] 일본의 사토리 세대, 한국의 N포 세대
  • 최한결 기자|2019-04-26
  • 서울 중구에 위치한 명문 대학교를 지난 2월 졸업한 대학생 A씨(26). 군대도 다녀왔고 학교 성적도 준수하게 끝냈으나 지난 8월부터 준비한 취업준비기간은 현재까지 진행형이다. A씨는 “처음에는 본인의 학교 선배들과 취업 조건등을 고려해 대기업 위주로 서류를 넣었고, 10곳중 1곳만 1차 서류를 통과해 2차 면접시험까지 갈수 있었다”며 “선배들과 주변 사람들의 조언으로 취업시장이 얼어붙어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직접 체험해보니 대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눈을 낮춰야하나 고민중이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청년기본법’ 등의 국민발언을 듣고자 시민사회단체 등을 초청한 간담회가 열렸다. 그날 엄창환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대표는 “정권이 바뀌고 청년들은 수 많은 기대를 했지만 결과적으로 볼 때 아직까지 정부가 청년 문제를 인식하는 방식은 단편적”이라며 “사회 이슈에 따라서 때로는 비정규직 문제였다가 때로는 젠더 문제 정도로만 해석이 될 뿐, 청년의 삶 전반을 진중하게 해석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눈물을 보였다. 취업은 청년이 느끼는 사회현상의 일부분이다. 경제적인 자립도와 사회 기여, 자아 실현 등 다양한 가치관을 여는 첫 단추이지만 현재 경제 상황과 정부 정책들이 그다지 도움이 되진 않는다는 지적이다. 고용부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청년일자리 주요 사업 실적을 지난 22일 발표했다. 지난 3월 기준 청년 고용률이 42.9%로 작년 3월보다 0.9%포인트 상승했고, 실업률은 10.8%로 0.8%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통계청이 집계한 지난달 청년체감실업률은 25.1%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대한민국 청년중 4명중 1명은 취업준비생이거나, 실업자라는 의미다. 또한 취업이 아닌 결혼도 현재 청년들의 삶을 알아볼 수 있는 지표다. 결혼이 없으니 출산율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지난 24일 통계청 인구동향에 따르면 2월 출생아 수는 2만5700명으로 지난해 같은달 대비 1900명(6.9%) 감소했다. 이 수치는 2월 기준 1981년 월별 통계가 작성된 이래 최저치다. 2015년 12월부터 ‘지난해 대비 출생아 수’ 수치는 39개월 연속 하락 중이다. 인구 1000명당 낳는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조출생률은 6.5명에 그친다. 아이를 낳는 조건에 먼저 선행될 조건은 ‘혼인’이다. 당연히 2월 혼인 건수 역시 1981년 통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청년들이 이기적이고 개인적인 성향때문에 혼인과 출산을 포기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가장 큰 요인은 경제적 요인이다. 책임감, 인간성은 그 다음의 문제다. 연봉 4천만원의 중견기업에서 근무 중인 30대 중반의 A씨는 “연애 5년차라 결혼도 해야겠지만 능력이 부족하다. 결혼할 때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비용만 2000만원이 든다”며 “맞벌이하면서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N포세대라는 말까지 나왔다. 취업·출산·연애를 포기한 3포 세대에서 취업·내집마련 포기가 추가된 5포, 더 나아가 이제는 모든 것을 포기하는 세대란 의미다. 비단 한국의 문제만은 아닌 듯 하다. 비슷한 의미로 일본의 さとり世代(사토리세다이), 사토리 세대가 있다. 사토리세다이는 득도(得到)란 의미로 도를 깨우친 세대인 만큼 모든 것을 포기했다고 비꼬는 말이다. 정권이 바뀌어도 20~30대 청년들을 위한 눈에 띄는 정책이 없다. 높은 청년 실업률, 가난한 현실, 부모의 노후자금을 빌려 자신의 결혼자금을 마련하는 청년들은 현실 앞에서 무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치도, 경제도, 사회적으로 관심이 없어 졌다. 본인이 닥친 현실이 너무 무겁고 차갑기 때문이다. 꿈을 가지고 나아가야할 청년들은 현재 길을 잃고 헤메고 있다.
  •  
     
     
    투데이코리아(http://www.todaykorea.co.kr)ㅣ등록번호 : 서울아 00214ㅣ등록일자 : 2006년 6월 12일
    제호 : 투데이코리아ㅣ사업자등록번호 : 254-86-00111
    발행인 : 민은경ㅣ편집인 : 김충식ㅣ주필 : 박현채ㅣ논설주간 : 권순직
    발행소 : 서울특별시 강남구 강남대로 310 유니온센터 1502호ㅣ발행일자 : 2006년 9월 15일
    대표전화 : 0707-178-3820ㅣ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웅
    Copyright ⓒ 2006 투데이코리아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ostmaster@todaykorea.co.kr
    투데이코리아 ::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