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클 김백범 대표. / 사진=유한일 기자

“자전거 매장이나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유휴 자전거를 활용한 셰어링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공유를 통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는게 저희 비전이죠.”

공유 자전거 스타트업 라이클 김백범 대표가 <투데이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사업 소개를 하며 한 말이다.

5년 전 친구와 충남 부여로 여행을 간 김 대표는 우연히 이용했던 공공자전거의 경험으로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표준화된 디자인과 성능보다는 고객의 수요와 트랜드에 부합하는 자전거를 빌릴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어 보겠다는 결심이 선 것이다.

김 대표는 “공공자전거라는 시스템은 좋았지만 자전거의 성능이 좋지 않다보니 이용했을 때 그다지 좋은 경험은 아니였다”며 “좀 더 좋은 자전거를 빌릴 수 있는 서비스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고 ‘유휴 자전거를 활용하면 되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 원하는 장소·시간·모델 선택해 합리적으로 이용

라이클은(Lycle)은 ‘좋아하다(like)’와 ‘자전거(cycle)’의 합성어다. 특히 cycle은 자전거 뿐 아니라 ‘순환’이라는 뜻도 가진 중의적 표현이기 때문에 공유경제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라이클은 고객이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원하는 자전거와 지역을 설정하면 최소 30분부터 최대 30일까지 예약해 빌릴 수 있는 서비스다. 오프라인 자전거 판매점과 협력해 대여·회수의 편의성도 높였다.

라이클 앱에서는 서울·경기·강원·대구·부산·제주 등 지역별로 현재 빌릴 수 있는 자전거를 확인할 수 있다. 시간·일 단위로 대여가 가능하기 때문에 고객의 부담을 덜어준다. 또 현재 한 달 단위로 자전거를 빌리는 정기구독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고객이 대여 서비스 이용 후 구매를 원하면 자전거 판매점과 연결도 해주고 있다.

라이클의 최대 강점은 다양한 자전거 모델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 자전거 뿐 아니라 바퀴가 작은 미니벨로, 전기자전거, 고급 산악자전거 등 약 1000여대의 자전거를 필요에 따라 빌릴 수 있다. 특히 고급 자전거의 경우 적게는 수십만원부터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가격이 형성돼 있는데 라이클에서 대여할 경우 합리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어떤 고객은 디자인이 제일 중요한 요소일 수 있고, 어떤 고객은 기능과 성능이 제일 중요할 수 있다”며 “다양한 자전거 중 자신의 목적에 맞는 자전거를 찾아 원하는 시간,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건 라이클에서만 가능하다보니 (우리 서비스를) 더 찾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전거를 빌리는 고객은 다양하지만 대부분의 목적은 레저다. 라이클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고객 역시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의 젊은 층이다. 하지만 최근 이제 막 자전거에 관심이 생겨 이것저것 타보고 싶은 ‘입문자’들의 서비스 이용도 늘어나고 있다. 목적에 맞춰 자전거를 빌릴 수 있는 라이클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라이클은 처음 이용하는 고객들이 자신에게 맞는 자전거를 찾는 것을 도와주기 위해 ‘권장 신장’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자전거마다 다른 표기 방법을 통합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김 대표는 “목적에 따라 자전거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에게 맞는 사이즈를 찾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며 “특히 사이즈 자체가 미디움이나 라지처럼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객 편의를 위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라이클 김백범 대표. / 사진=유한일 기자

◆ 공유 통해 ‘선순환’ 구조 만드는게 목표...향후 레저 용품까지 확대 계획

최근 일부 모빌리티 관련 공유 서비스 업체는 규제와 기존 사업자들과의 이해관계 충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라이클은 진통을 겪고 있는 사업들과는 거리가 멀다. 유휴 자산을 활용하기 때문에 그 자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협력해 갈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특히 김 대표가 라이클 사업을 통해 가장 추구하는 것은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고객의 경우 다양한 자전거를 합리적으로 빌릴 수 있고, 자전거 매장은 보유하고 있는 유휴 자전거를 빌려줌으로써 부가 수입을 얻을 수 있다. 고객이 증가하고 자전거 매장도 활성화가 된다면 자연스럽게 라이클의 사업도 잘 될 수 있다.

김 대표는 “자전거 매장과 제휴를 맺고 발 맞춰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그 분들이 성장하면 우리도 성장을 하는 것”이라며 “유휴 자원을 이용해 자전거 매장 사장님들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전국 어디서나 자전거를 빌릴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어 고객들의 편의도 증대시키려는 목적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는게 저희 미션인 것 같다”며 “처음에는 그게 어려웠는데 조금씩 쉬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사업 시작 이후 현재 누적 앱 다운로드수 10만회, 회원수 4만4000명, 제휴 매장 110곳까지 회사를 성장시킨 김 대표는 앞으로 자전거 뿐 아니라 레저 용품 공유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겨울에는 스키나 보드 등 겨울 레저 용품 공유 서비스도 운영 중”이라며 “앞으로 라이클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좀 더 확장해 나가려는 시도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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