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심이 지난 10일까지 SNS에서 실시한 이벤트. (사진=농심 SNS 캡쳐)

투데이코리아=편은지 기자 | 식품기업 농심이 광고모델 손흥민을 내세워 SNS상에서 진행한 이벤트가 선정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참가자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참가자들의 원성이 이토록 큰 이유는 이 이벤트의 1등 상품이 무려 ‘영국 프로축구 경기 관람권’이었기 때문이다.
앞서 농심은 지난 10일까지 공식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인증샷 올리고 축구보러 영국가자’ 이벤트를 진행했다. 해당 이벤트는 신라면의 사진을 찍어 본인의 SNS에 게시하면 이벤트 참가가 완료되는 방식으로, 광고모델인 손흥민의 영국 축구 경기를 직접 보러갈 수 있는 관람권 티켓이 1등 당첨 상품으로 걸렸다. 2등부터 5등까지의 상품도 손흥민 친필사인 유니폼 등 손흥민과 관련된 경품이었다. 국가대표 축구 선수 중 현재 최상위 인기를 달리고 있는 선수인만큼 이벤트에 대한 참여자들의 관심도 높았다.

그러나 지난 26일 해당 이벤트의 당첨자 발표날, 이벤트 참가자들은 원성을 터뜨렸다. 당첨된 아이디의 계정에 들어가보니 성의없는 게시물을 올려놓은 참가자가 1등에 당첨된 것이다. 본지가 농심의 SNS를 확인해본 결과, 1등 당첨자는 총 3명으로 그 중 두 명의 참가자는 신라면의 봉지 겉면을 찍어 사진을 한 장 올린 것이 당첨됐다. 그러나 나머지 한명은 신라면 봉지로 직접 옷을 만들어 입고 해당 이벤트를 위해 여러장의 사진을 게시했다.

심지어 신라면의 사진이 없는 당첨자도 있었다. 당첨 되기 전 사진을 지웠는지, 당첨 후 사진을 지웠는지는 알 수 없으나 현재 농심이 발표한 당첨자 계정으로 들어갔을 때 신라면의 사진이 없는 계정이 확인됐다. 이에 해당 경품을 받으려 애썼던 손흥민 선수의 팬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게시물이 공개되지 않는 계정인 비공개 계정임에도 선정된 당첨자도 있었다.

앞서 농심이 제시한 해당 이벤트의 참가방법은 농심의 상품 ‘신라면’의 사진을 찍고 지정된 해시태그를 적어 SNS에 게시하는 것이다. 농심은 어떻게 해야 당첨 확률이 높아지는지, 당첨 기준이 무엇인지, 당첨자를 어떻게 선정하는지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표기하지 않았다.

이 부분이 문제가 됐다. 이벤트의 규모가 큰 만큼 선정 방법을 투명히 공개하거나 당첨 기준을 미리 제시했어야 한다는 게 참가자들의 입장이다. 상황이 커지자 농심은 당첨자 발표 게시물의 댓글을 통해 “랜덤 추첨방식으로 당첨자를 선정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참가자들은 랜덤추첨이라는 부분을 수긍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참가자는 “완전히 랜덤이라는 부분을 수긍하기가 참 어렵다”며 “미리 랜덤이라는 부분을 공지하지 않았고 회사와 상품의 규모가 컸던 만큼 추첨프로그램에서 결과가 나오는 영상 등을 촬영해 올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참가자도 “손흥민 선수라는 가치로 브랜딩을 했으면 특히 1등 선정자만큼은 선정기준이 명확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손흥민 선수가 신라면이라는 브랜드에 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처럼 반대로 해당 브랜드와 마케팅이 손흥민 선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잘 생각해봐야 한다”고 썼다.

해당 이벤트에 대한 참가자들의 원성은 아직도 잦아들지 않고 있으나 농심은 랜덤추첨이었다는 해명 이후로 딱히 다른 공식 입장은 내지 않고있는 상황이다.
본지가 농심과 연락해본 결과, 농심 측은 “사진과 필수 해시태그 등 참가 기본 원칙을 지킨 사람들에 한해 랜덤 추첨을 했다”며 “신라면 패키지와 SNS 게시글에 '추첨을 통해' 라는 문구가 적혀있다”고 말했다.

이어 랜덤추첨을 통한 결과임을 입증 할 수 있는 자료나 캡쳐본, 영상 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사진과 영상 등이 존재하지만 고객 개인정보이므로 공개할 수 없다"고 답해, 결국 추첨에 의한 공정한 결과였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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