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코리아=오 윤 기자 기자 |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머리가 아프다. 4·15 총선이 코앞인 가운데 차기 보수진영 대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경쟁자들이 줄줄이 탈당해 황 대표와의 경쟁구도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총선 승리 후 살아 돌아온다면 황 대표의 행보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홍 전 대표는 대구 수성을에 무소속으로 출마를 정했다. 김 전 지사는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이밖에도 윤상현 의원(인천 미추홀을)과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 등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무소속 바람이 가장 크게 부는 곳은 보수 텃밭인 대구다. 홍 전 대표 외에도 곽대훈 의원(대구 달서갑)·정태옥 의원(대구 북갑) 등 현역의원들도 미래통합당의 공천을 받지 못하자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미래통합당 후보 공천에 지원했던 주성영 전 의원(대구 북을)과 도건우 예비후보(대구 중·남구) 등도 무소속 열차에 탑승했다.

미래통합당, 무소속 후보들에 ‘최후 통첩’

무소속 러시는 통합당에겐 사실상 암초나 다름없다. 보수의 텃밭에서 부는 ‘무소속 바람’이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이석연 미래통합당 공천관리 부위원장은 당헌 개정을 통해 무소속 출마자의 복당을 불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홍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렇게 말하는 것 자체가 분수를 넘는 월권”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며칠 후 공천 끝나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떠나야 할 사람들이 얼마나 당을 깔보면 그런 말조차 스스럼없이 하는지 아연실색할 따름”이라고 주장했다.

황교안 대표도 홍 전 대표와 김 전 경남지사 등의 복당과 관련해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분열을 일으키거나 초래하는 선택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자유민주진영에서 함께 노력을 해왔던 좋은 자원들이 모두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불출마해서 ‘원팀’을 이뤄야 된다는 속내를 나타낸 것이다.

당내 경쟁자를 쳐내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황 대표는 “대통합 과정에서 우리는 문호를 활짝 열고 누구든지 헌법 가치를 존중하면 다 합하자고 했는데 왜 우리당 안에 있는 분들에게 협량한 입장을 갖겠는가”고 반박했다.

무소속 연대 가능할까?

통합당으로서는 보수의 텃밭에서 부는 ‘무소속 바람’이 곤혹스럽다. 특히 무소속 연대가 이뤄질까봐 우려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몇 명의 ‘비박(비 박근혜)’ 후보들이 당시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지 못한 후 무소속 출마했다. 당시 이들 후보는 기자회견을 함께하고, 같은 색깔의 옷을 입는 등 연대 형식의 선거운동을 펼쳤다. 그러나 이번에는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무소속 출마자 가운데 핵심인물인 홍 전 대표는 “당과 정면충돌하는 무소속 연대는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다른 의원들도 “연대하는 것이 통합당에 맞서는 모습으로 비쳐질까봐 각자가 지역구에서 열심히 하는 것이 낫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지역은 신종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이다. 때문에 이번 총선의 선거운동 방식도 무소속 출마자들에게는 큰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실상 대면 선거운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홍 전 대표처럼 기존에 잘 알려진 후보들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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