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朴南春) 청와대 인사수석은 4일 열린우리당내 `문재인 법무장관 비토론'과 관련, "언론뿐만 아니라 이제는 여당까지 문제를 삼고 있어 대통령이 여간 힘든 게 아니다"며 "인사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이 인사권에 간섭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이날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올린 '대통령의 인사권이 흔들리면 안됩니다'란 글에서 "국정의 최종 책임을 지는 사람에게 속한 인사권을 행사하지 못하면 국정을 책임있게 운영할 수가 없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박 수석의 글은 전날 이병완(李炳浣) 비서실장이 문재인(文在寅)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기용에 대한 여당내 비토론을 강력히 비판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박 수석은 이어 이른바 '코드인사' 반대론에 대해 "도덕성이나 역량에 뚜렷한 하자도 없는데 단지 대통령과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안된다고 하는 것은 대통령의 인사권에 대한 침해"라며 "국정수행에 필요한 대통령의 마지막 권한마저 무력화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고 규정했다.

그는 특히 "장관은 대통령의 대리인으로서 생각이 같고 손발이 잘 맞아야 한다"면서 "참여정부의 정책방향을 잘 알고 역량도 검증된 사람이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해 문 전 수석의 장관 기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포용인사' 의견과 관련, "연정은 비판하면서 포용인사를 권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며 "대통령이 민주당의 김효석(金孝錫) 의원에게 입각을 권유했다가 정치공작이라고 엄청난 공격을 받았던 때에도 이를 포용인사라고 변론해 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며 여당의 이중적 행태를 겨냥했다.

그는 "링컨의 포용인사는 노 대통령이 과거 당내 경선의 경쟁자였던 정동영, 김근태 전 장관을 내각에 기용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전제한 뒤 "링컨은 자신의 경쟁자를 기용했고 그 경쟁자들은 자신의 정치적 이해를 접고 링컨과 한 목소리를 냈다"면서 "대선 경쟁자였던 더글러스는 남북전쟁이 터지자 링컨을 도와 전국을 순회하다가 과로로 목숨을 잃었는데,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수석의 이 같은 언급은 사실상 여당내 양대 계파의 인사권 개입 행태에 대한 청와대 차원의 유감 표명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그는 "대통령이 최소한의 권한행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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