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항공사인 제주항공이 탑승률이 낮아 손해가 난다는 이유로 김해∼김포 노선 운항을 6개월간 중단키로 해 빈축을 사고 있다.

25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최근 건설교통부에 '다음달 1일부터 6개월간 김해∼김포 노선 운항을 중단토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건교부는 이번 주 내로 운항중단 허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인데 이변이 없는 한 운항중단 요청이 받아들여질 것으로 제주항공측은 보고 있다.

운항중단이 결정되면 김해∼김포 노선을 운항하던 비행기는 김해∼제주 노선에 투입할 방침이다.

제주항공이 운항중단 신청을 낸 것은 이 노선에 손님이 없어 큰 적자폭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

제주항공은 지난해 6월29일 김해∼김포 노선에 하루 출발 편도기준 5편씩 운항을 시작해 6개월여 지났는데도 평일 평균 탑승률이 20%대에 그치고 주말에도 탑승률이 3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제주항공은 "6개월 뒤 상황을 살펴보고 운항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나 사실상 노선 운항을 포기하기 위한 수순이란 것이 항공업계의 설명이다.

제주항공은 그동안도 툭 하면 운항 편수를 마음대로 줄이거나 며칠씩 운항을 중단하는 등 김해∼김포 노선에 대해 파행 운항을 거듭해 물의를 빚었다.

지난해 여름 휴가철 성수기에는 손님이 많아 '돈이 되는' 김포∼제주와 김포∼양양 노선에 항공기를 투입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손님이 적은 김해∼김포 노선의 항공기 운항을 일방적으로 취소해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지난해 9월에는 기체결함에 따른 수리를 이유로 20일 이상 해당노선 운항을 중단해 예약승객들의 큰 불만을 샀다.

특히 제주항공측이 취항 당시 '비싼 항공료 때문에 비행기 타기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고 KTX 개통으로 침체돼 있는 김해공항을 활성화하겠다'고 공언한 데다 이번 운항중단 조치가 '장삿속' 때문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승객들의 불만은 더 커지고 있다.

김모(46)씨는 "아무리 수익이 중요한 기업이라해도 명색이 항공사가 적자가 난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운항을 중단키로 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승객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는 항공사를 어떻게 믿고 비행기를 타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항공 부산지점 관계자는 "김해∼김포 노선이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어 운항할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를 감당할 수 없어 불가피하게 운항중단을 결정했다"며 "운항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은 아니며 6개월 후 운항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