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약올리기 식 전화응대...철저한 교육 필요

(사진설명=문화레져 이용석기자)
국내 대형 할인마트가 발부하는 영수증의 오기가 잦아 소비자가 정상가 이상의 부당 금액을 치르는 경우는 물론 사후 처리 방법도 불성실해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달 25일 이모씨는 롯데마트에서 생필품 등을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이모씨는 평소 내역을 확인치 않고 버려왔던 영수증을 우연찮게 확인하면서 곧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제품에 붙어있는 가격과 영수증에 표기된 금액에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바로 롯데마트에 전화해 관련 경위를 설명했고, 이에 마트측은 "계좌번호 불러주세요. 입금시켜드리겠습니다"면서 전화를 끊었다.

이씨는 영수증 내역을 미처 확인치 못했다면 정상가 이상의 돈을 치렀을 것이라는 생각에 다소 불쾌했지만, 계좌로 환불 받는 선에서 마무리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때 롯데마트측에서 다시 전화 한 통이 걸려 왔고, 이에 따르면 "죄송하지만 담당자가 퇴근해 처리가 불가능하니 근시일 내에 고객이 방문해 처리하시라"는 것이였다.

이씨는 롯데마트측의 이같은 처리 요구에 한동안 롯데마트에 갈 일이 없으니 다른 방법을 알아봐 달라고 이야기 해봤지만 속수무책. 잘못은 롯데마트에서 하고 사후 불편은 고객이 알아서 처리하라는 식의 응대에 이씨는 기가 막혔다.

제보를 받은 필자는 롯데마트 서울역점의 당당자들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담당직원과 통화 후 책임자와 통화하기까지는 3시간이 훌쩍 넘었다. 서울역점 책임자로 밝힌 주모 팀장은 잘못을 시인하는 한편 역시 롯데마트 방문 사후 처리를 부탁했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불편사항을 확인하지도 않은 채 단순히 "왜 그러냐"는 식의 화법이 더욱 화를 부추겼다.

문제는 이런 부당 금액 표기를 고객이 일일이 확인하지 않으면 발견해 낼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발생되는 차액은 롯데마트측만 배불리게 하는 것 아니냐면서 처리 방법에 대해 묻자, 롯데마트 측은 "그럴 수 밖에 없다"는 무책임한 답변을 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그런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

그러나 이번 문제는 캐셔의 실수기 전에 시스템의 오작동임을 간과해선 안된다. 해당 상품의 바코드를 찍었음에도 다른 가격이 영수증 내역에 표기됐다는 점이다.

특히 심각성이 제기되는 부분은 불성실하고 무책임한 사후처리 방법이다. 롯데마트 측의 주장대로 혹 그런 문제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신속하고 깔끔한 사후처리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면 이런 불만은 적정선에서 해결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롯데마트 본사 탁용규 홍보팀장은 "시스템 오류나 계산착오의 경우 소비자에게 보상하는 제도가 있다"면서 "차액금을 돌려주고 보상으로 상품권을 준다"는 판에 박힌 답을 했다. 그렇다면 정작 피해를 본 소비자에게 직접 방문해 착오금을 받아가라는 배짱은 어디서 나왔는지 모를 일이다.

무엇보다 롯데마트는 규모와 이름에 걸맞는 시스템 운용과 직원 관리, 그리고 사후처리에 충실해 이런 사태를 미연에 방지해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왜 우리가 삼성과 LG 등의 대형 브랜드를 선호하겠는가. 단연, 믿고 살 수 있는 철저한 AS때문이다. 유통 할일점 또한 같은 맥락 위에 놓여 있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은 자칫하면 부당 금액을 치르고도 그 사실을 알 길 없는 대형 유통 할인점에서의 영수증을 필히 챙겨 스스로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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