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공급 하루 2시간뿐 난방 제대로 못해…땔감 있는 시골로

[투데이코리아=오만석 기자] 북한에서 전력사정이 비교적 좋은 편인 평양에서도 전력난으로 난방을 하지 못해 귀농하는 주민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단파라디오 열린북한방송은 24일 평안남도의 소식통을 인용, "평양시내에 전기사정 악화로 난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전력사정이 더 좋지 않아 평양에는 주민세대에 하루 2시간 정도만 전기가 공급되고 있다는 것.

다른 지역이 연탄이나 나무땔감으로 난방을 하는데 비해 평양은 전기로 온수를 끓여 난방을 하기 때문에 전기 공급이 되지 않으면 난방을 하기 매우 곤란해진다고 방송은 설명했다.

난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방 안에서 숨을 내쉬면 하얀 입김이 서리며 바닥의 냉기가 이부자리를 깔아도 그대로 전달돼 앉아있기 힘들 정도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따라서 주민들은 차가운 바닥에서 전달되는 냉기를 피하기 위해 '널마루'를 만들어 생활한다고 한다. '널마루'는 각목을 바닥에 놓고 그 위에 약 2cm 두께의 나무판자들을 이어 세로 2m, 가로 5m 정도의 면적으로 조립한 것으로 3~4명 정도가 생활하고 잠을 잘 수 있는 크기다.

소식통은 "널마루는 일종의 간이 나무 침대"라며 "북한에서 침대가 널리 보급돼있지 않아 주민들 스스로 제작해 사용한다"고 전했다.

그나마 중국이나 러시아 등 외국을 왕래하는 가정의 형편은 조금 낫다고 한다. 끓는 물을 넣어 온기를 내는 고무 주머니를 수입해 사용하며 추위를 견디고 있기 때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주민들은 이러한 상황을 '고난의 행군'시기를 방불케 하는 아주 극심한 상황으로 느끼고 있다고 한다.

주민들은 또 "세월이 흘러도 북한의 발전은 계속 내리막길로 가고 있는데 당국은 무슨 생각으로 정치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평양시내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허울 좋은 명분 뿐"이라고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농촌은 주변에서 나무를 구해 땔감으로 이용할 수 있지만 평양은 상대적으로 물가도 비싼데다가 난방까지 어려워져 농촌으로 가기를 희망하는 주민들도 속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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