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건정상 악화 상황에 홍보대행사 동원? 삼성물산 흡집내기

김형 대우건설 사장 사진=대우건설 제공
김형 대우건설 사장 사진=대우건설 제공

투데이코리아=오 윤 기자 | 김형 사장을 바라보는 건설업계의 시선이 좋지 않다. 재무건정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최근 대우건설이 홍보대행사를 동원해 삼성물산을 비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6월 취임한 이후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사장은 1년가량의 임기를 남기고 있다. 현장 경영으로 직원들을 격려하는 모습을 보이며 소통에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정작 내부관리는 엉망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언론플레이 논란

지난달부터 건설업계를 뜨겁게 달군 반포1단지 3주구는 경쟁사 간의 전쟁으로 치닫고 있다. 경쟁사를 고소한 내용을 언론에 뿌리면서 불공정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논란은 반포3주구 시공사 입찰에 나선 대우건설이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조합장 한모 씨를 경찰에 고소한 내용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일었다. 

대우건설은 지난 7일 오후 서울방배경찰서에 삼성물산과 한 씨에 대한 고소·고발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한 씨는 삼성물산과 공모해 전날 반포3주구 조합원들에게 대우건설에 대한 허위 사실을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유포했다"면서 "이는 당사의 명예를 훼손함과 동시에 반포3주구 수주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이며, 반포3주구 조합원들의 개인정보를 도용,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앞서 한 씨는 반포3주구 조합원들에게 대우건설이 반포3주구 시공사로 선정돼선 안 된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아웃시켰던 현대산업개발보다 못한 최악의 시공사", "삼성보다 최소 수백억원 손해인 제안서를 제출한 대우건설", "대우의 계약서와 제안서는 일반인이 볼 때는 아주 좋게 보이지만 저같은 전문가 눈에는 완전 사기입니다" 등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대우건설은 홍보대행사를 고용하고 협찬을 조건으로 기사화를 인터넷 언론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언론사는 30만 원에서 100만 원까지 조건을 제시하고 삼성물산 흠집내기에 일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사에 출입하는 한 기자는 “대우건설 관련해서 솔직히 양심상 찔리는 사람 많을 것이다. 이는 건설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타 업계에서도 ‘몇 백주면 기사를 써줄 수 있겠느냐’라고 묻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비판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자세한 상황을 확인하기 어렵고 홍보대행사를 동원했다는 것은 오해다”라며 “보통 건설사들은 홍보대행사를 통해 사업 홍보를 위한 기사를 의뢰한다. 우리뿐만 아니라 삼성도 그렇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건설사가 예전부터 관행처럼 그래왔다. 지금은 좀 나아져야할 때인데 치졸하다고 밖에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내부 상황도 ‘최악’

대우건설은 현재 위기 상황이다. 국내 5대 건설사 가운데 지난해 부채비율이 유일하게 증가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지난해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89.7%로 전년 대비 12.9%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삼성물산의 부채비율은 전년 대비 16%포인트 감소한 72%, 현대건설은 9.6%포인트 줄어든 108.1%, GS건설은 26.4%포인트 빠진 205.6%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우건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7568억 원으로 전년 7059억 원 대비 7.2% 늘어난 반면, 영업으로부터 창출된 현금흐름은 2018년 1762억 원에서 -3097억 원으로 급감했다.

건설업계 전문가들은 대우건설의 현금흐름이 악화된 이유가 주택사업부문의 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대우건설의 주택사업은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의 기둥이나 다름없다. 지난해 대우건설 주택사업 영업이익은 5133억 원으로 전년(7554억 원) 대비 2000억 원 이상 감소했다.

지난해 이자보상배율도 가장 낮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수치다. 이자보상배율이 높을수록 기업의 이자지급 능력인 재무건전성이 양호하다고 평가한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이자비용으로 31억 원만을 지불하며 10대 건설사 가운데 가장 적은 이자비용을 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두번째로 높은 이자보상배율을 기록한 건설사는 현대엔지니어링으로 45.47배였다. 이어 HDC현대산업개발이 32.09배, 대림산업이 11.28배, 현대건설이 10.14배를 기록했다.

대우건설은 2.77배에 그쳤다.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42% 감소한 데다 이자비용까지 19% 증가하면서 이자보상배율이 악화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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