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다시 채권단 관리체제 돌입
금호, HDC현산에 계약해지 통보...계약금 반환 소송 전망

▲ 지난 11일 오후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 항공 본사의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 지난 11일 오후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 항공 본사의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코리아=이정민 기자 |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이 11일 거래 무산으로 종결됐다.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날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아시아나항공 매각 불발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로써 아시아나항공은 6년 만에 다시 채권단 관리체제로 돌입하게 됐다.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은 "오늘 아시아나항공 M&A 관련 금호산업 측에서 현산 측에 계약 해제가 통보된 것에 대해 매각 과정을 함께 했던 채권단으로서 유감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채권단은 최근 최고 경영진간의 면담을 통해 현산이 우려하는 바에 대해 논의했고, 채권단 지원 방안과 의지를 전달하는 등 거래 성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했다"며 "현산은 재실사 후 거래 종결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채권단 제안을 거절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의에서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운용심의회는 아시아나항공에 총 2조4000억 원 지원하기로 의결했다.
 
지원 방식은 운영자금 대출 1조9200억 원(80%)과 영구전환사채(CB) 인수 4800억 원(20%)이다. 기금은 다만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이 유지되면 대출 규모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도 입장을 발표했다. 금호산업은 "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 M&A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HDC현대산업개발이 최종시한까지도 결정을 내리지 않아 M&A 계약은 최종 결렬됐다"며 “인수 무산에 따른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위기 및 이로 인한 항공기 운항 차질 등 국가경제적 악영향을 최소화하고자 범정부 차원의 정상화 방안을 실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부행장은 "향후 아시아나는 채권단 관리체제하에 경영을 쇄신하고 차질없이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M&A가 최종 무산되면서 아시아나에 대한 자금투입 후 채권단이 출자전환으로 최대주주가 돼 경영권을 확보한 뒤 구조조정을 거쳐 재매각이 이뤄질 전망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영구채 8000억 원을 주식으로 전환하면 아시아나 지분 약 37%를 확보할 수 있다.

최 부행장은 "내부 경영과 조직을 쇄신하고 상당기간 컨설팅을 진행할 것"이라며 "자회사 매각 등도 검토할 것이며 에어서울, 에어부산이라든지 골프장을 포함한 리조트 등 여러 부분도 컨설팅의 범주에 넣어 고민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산은 아시아나 M&A 계약 해제를 통보한 것과 관련해 계약금 2500억 원을 돌려받기 위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현산은 이날 "아시아나 항공 및 금호산업의 주장과 달리 이번 계약의 거래종결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매도인 측의 선행조건 미충족에 따른 것"이라며 "법적인 검토 이후 관련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최 부행장은 이에 대해 “금호와 현산은 상대방 귀책에 따른 무산을 주장할 텐데 소송을 통해 법원에서 다투긴 하겠지만 여러 진행상황을 봐서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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