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총력, 국민들께서는 지나친 불안감 갖지 마시라”
野 “무능한 정부가 초래한 예견된 인재…이곳은 ‘대란민국’”
일부 시민 “韓, 세금도 국민이, 재난도 국민 스스로” 비판

▲ 경기 용인시 처인구 한 버스업체 차고지에 버스들이 주차돼 있다. 사진=뉴시스.
▲ 경기 용인시 처인구 한 버스업체 차고지에 버스들이 주차돼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김찬주 기자 | 중국발(發) 요소수 품귀 사태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정부가 뾰족한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대중교통, 청소차량, 물류업계 등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시민들의 일상생활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에서 운행 중인 시내버스(7393대)와 마을버스(1658대) 가운데 요소수가 필요한 차량은 시내버스가 844대, 마을버스가 536대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지역을 오가는 버스의 경우 전국 평균 요소수 사용 비중 30%와 비교했을 때 약 10%로 낮은 편이지만, 버스회사별로 요소수 비축량이 짧게는 10일에서 길게는 2개월까지라 편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부 노선의 경우 당장 다음 주부터 단축 운행 가능성이 제기돼 시민들이 이동에 불편함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 위생을 담당하는 청소차량도 바퀴가 멈출 것으로 우려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 25개 자치구의 전체 청소차량은 3236대다. 이 중 쓰레기 수집·운반 차량(2286대)의 약 절반(1171대)이 요소수가 필요한 차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대부분 대행업체가 운영하는 쓰레기 수집·운반 차량들 중 현재 남아있는 요소수 물량은 3주 분량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 시간까지 요소수 부족 현상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쓰레기 수집·운반 차량의 절반이 운행을 못하게 돼 시민 위생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화물·물류 업계 또한 울상이다. 더 심각한 것은 요소수 대란으로 물류업계가 멈춰 설 경우 향후 공급망이 마비돼 국내 산업 생태계가 전면 가동 중단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업계는 작은 부품이라도 수급이 되지 않으면 생산 공정 전체가 멈출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인식한 듯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들께서는 지나친 불안감을 갖지 마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국내 요소수 품귀 사태와 관련 “정부는 외교역량을 총동원해 해외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첨단기술 영역 중심의 전략물자에 관심을 기울였으나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품목까지 관리범위를 넓혀 달라”며 “수출 다변화와 기술 자립, 국내 생산 등 다양한 대책을 강구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상처가 채 아물지도 않은 가운데 이처럼 요소수 사태까지 대한민국을 할퀴자 국민의힘은 “정부의 무능하고 안이한 대응이 초래한 예견된 인재”라고 비판했다.
 
특히, 일부 야당 의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자영업자 고충, 부동산, 청년문제 등 현 정부 들어 대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을 ‘대란민국’이라는 신조어로 표현하며 성토했다.
 
일각에서도 “우리나라는 세금도 국민이 내고, 힘든 상황도 국민이 스스로 해결하는 나라”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는 중이다.
 
한편, 요소수 대란은 국내 요소 수입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중국이 지난달 15일 수출을 제한하면서 일어났다. 정부는 요소수 수급 안정을 위해 호주와 베트남에서 가능한 물량을 확보하기로 했지만, 중국의 요소 생산을 위축시킨 전력난이 좀처럼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요소수 품귀 사태가 내년 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