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진시당원협의회 “결정된 것 없음에도 과잉반응”
文 정부 ‘탄소중립’ 기조에도 석탄화력발전소 여전히 건재

▲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남 당진) 등 석탄화력발전소가 있는 충남지역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들과 단체장들이 2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충남 석탄화력발전소지역에 대한 소형모듈원전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김찬주 기자
▲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남 당진) 등 석탄화력발전소가 있는 충남지역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들과 단체장들이 2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충남 석탄화력발전소지역에 대한 소형모듈원전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김찬주 기자
투데이코리아=김찬주 기자 | 지난 대선기간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 캠프에서 원자력 및 에너지 정책분과장을 맡았던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가 “충남 서해안에 소형모듈원전(SMR)을 건설하겠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충남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과 단체장들이 집단 반발에 나섰다.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충남석탄화력발전소 지역 원전 설치 시도 즉각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충남 지역에 SMR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인수위는 지난 25일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부산 기장군 고리 2호기 등 노후 원전 수명 연장 △경북 울진군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재생에너지 전력 비중 목표치 하향(30%→20~25%)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5년 임기 동안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 온 ‘탈원전 로드맵’ 폐지를 사실상 공식화한 것이다.
 
이에 앞서 윤 당선인 인수위 원자력 에너지 정책분과장인 주한규 서울대 교수는 지난 17일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당진을 비롯한 충남지역 내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체해 소형모듈원자(SMR)를 건설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현재 충남 지역 내에서 파장이 일고 있다.
 
어 의원에 따르면 충남 서해안 지역에는 1983년 서천화력발전소 1호기로 시작해 2017년 신보령화력발전소가 설치됐다. 전국 59기 화력발전소 중 이 지역에만 29기가 위치한 것. 이에 어 의원은 “지난 40여년 간 충남 지역이 수도권 전력수요를 위해 희생해왔다”고 주장했다.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충남 지역 위원장 및 김홍장 당진시장, 맹정호 서산시장 등 단체장들도 참여해 “충남에 필요한 건 핵발전소가 아니다”라며 “충남도민을 우롱하는 주한규 교수의 망언을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지난 2016년 7월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김홍장(왼쪽 여섯번째) 당진시장을 위문하기 위해 모인 서울시내 구청장 및 경기도내 지자체장이 석탄화력 발전소 설치 철회를 촉구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 지난 2016년 7월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김홍장(왼쪽 여섯번째) 당진시장을 위문하기 위해 모인 서울시내 구청장 및 경기도내 지자체장이 석탄화력 발전소 설치 철회를 촉구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 당진시장(재선)의 경우 지난 2016년 07월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충남 당진지역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단식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윤석열 당선인은 선거 때 ‘충정의 아들’임을 자임했으면서도, 대선이 끝난지 얼마나 됐다고 평생을 석탄화력발전소로 고통 받은 충청인들의 마음에 대못질을 하려는가”라고 따져 물으며 “윤 당선인이 직접 나서 충남에 SMR을 건설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입장을 전하지 않는다면 윤석열 정부는 향후 충청인들의 강력한 투쟁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천명한다”고 전했다.
 
반면, 김동완 국민의힘 당진시당원협의회 위원장은 전날(28일) 당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MR과 관련해 인수위에서 확정된 것이 없는데도 과잉 반응하는 것은 시민들을 선동하는 것”이라며 “이는 명백하게 6·1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슈를 선점해 유권자들을 선동하려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인수위 대변인은 지난 27일 “SMR을 특정 지역의 기존 석탄발전소에 지으면 된다는 원자력 분야 전문가의 언론 인터뷰는 개인적 의견”이라며 “인수위 차원에서 전혀 검토하거나 고려하는 사안이 아님을 알려 드린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한 바 있다.
 
현재 어 의원은 국회의원 명의로 ‘당진 핵발전소 건설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당진 곳곳에 걸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어기구 민주당 의원은 주한규 교수가 학자 입장에서 한 발언을 마치 인수위의 방침인 것처럼 왜곡해 플래카드를 건 것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을 현혹하고 선동하려는 의도임을 짐작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석탄화력발전소는 발전소 중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은 석탄화력발전을 차츰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19년 기준 석탄화력발전이 전체의 40.4%에 달할 정도로 전력생산을 석탄화력발전에 의존한다. IEA에 따르면 지난 2017년 한국의 화석연료 온실가스 전체 배출량은 6억 톤으로 세계 7위다. 이 중 석탄화력발전소가 뿜어내는 온실가스는 3억1200만 톤으로 52%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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