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그린카 서버 장애…차량 모든 기능 작동 안돼
뒤늦게 피해 상황 파악 과정서 개인정보 무단 수집
개인정보위, 위법 소지 있다고 보고 조사 절차 착수
누리꾼 “SNS 댓글 기능 막아…고객 대응 노력 없어”

▲ 서버 장애로 앱 접속 및 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끼친 데 대한 김경봉 그린카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 사진=그린카 인스타그램 캡처
▲ 서버 장애로 앱 접속 및 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끼친 데 대한 김경봉 그린카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 사진=그린카 인스타그램 캡처
투데이코리아=오창영 기자 | 롯데렌탈의 차랑 공유 서비스 그린카가 앱 오류로 인해 불편을 겪은 이용자들로부터 피해 현황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개인 정보를 무단 수집한 정황이 적발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개인정보위) 조사를 받게 됐다. 뒤늦게 그린카는 이번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피해를 보상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린카는 11일 자사 SNS 계정에 김경봉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김 대표는 “이달 10일 발생한 서버 장애로 앱 접속 및 서비스 이용에 큰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장애 시간 내 대여 또는 예약 고객들을 대상으로 100% 환불을 진행하겠다”며 “서비스 장애로 인해 피해를 보신 고객 전부를 대상으로 연락을 취하고, 추가적인 피해 규모를 파악해 보상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그린카 서비스 플랫폼 전체 진단을 진행하겠다”며 “피해 고객들의 보상을 최우선으로 두고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달 10일 오후 1시부터 서버 오류로 인해 그린카 앱 접속이 전면 제한됐다. 문제는 그린카가 차량 키 없이 앱을 통해 문을 여닫고 시동을 거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상 앱이 먹통이 되면서 차량의 모든 기능은 작동할 수 없게 됐을뿐더러 차량에 탑승하고 내리는 것까지 못하게 됐다.
 
그린카는 오후 2시 40분께 SNS를 통해 “서버 접속이 원활하지 않다”고 부랴부랴 공지했다. 이어 오후 6시엔 “불편 사항을 계정에 안내된 구글 닥스 링크를 통해 남기면 차후 보상 방안에 대해 안내하겠다”고 안내했다.
 
이에 차량 이용과 대여·반납에 어려움을 겪은 이용자들은 첨부된 구글 닥스 링크로 접속해 이름, 연락처, 차량 위치, 그린카 ID 등을 적어 제출했다.
 
그러나 그린카는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 수집에 대한 동의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등에 따르면 기업 등 개인정보 처리자는 정보 주체의 동의 하에서만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회원 가입 당시 정보 제공 동의를 받았더라도 개인정보를 다시 수집할 경우 별도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그린카는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목적, 보관 기한 등도 안내하지 않았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 처리자가 정보의 수집·이용 목적과 구체적인 수집 항목, 보유·이용 기간 등을 명시하도록 하고 있다.
 
더구나 일부 이용자 사이에서 그린카에 제출하기 위해 작성한 정보가 한때 관리자뿐 아니라 다른 이용자에게도 전달된 것 같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개인정보위는 그린카의 개인정보 수집에 위법 소지가 있다고 보고 조사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정보 주체와의 계약 이행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 등 본인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모을 수 있는 예외 상황에 해당하지 않을 경우 그린카는 시정 명령과 함께 최대 5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다.
 
한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그린카의 앱 오류에 따른 불만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앱이 먹통이 돼 고객센터에 수십 차례 연결을 시도했으나 끝내 닿지 않았다”며 “서버 오류가 예상치 못한 문제라는 점은 이해하지만 고객 대응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없이 SNS 댓글 기능을 막은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어떠한 공지도 없이 막연히 기다릴 수밖에 없어 결국 하루를 통째로 날리게 됐다”고 분통해 했다.
 
이 외에도 “그린카 대여해 서울에서 강릉으로 여행 간 친구는 앱 먹통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어떤 이용자는 차량 안에 중요한 물건이 있어 창문을 깨는 극한 선택을 하기도 했다더라”, “그린카 대응이 별로라 앞으로 다시 쓰지 않을 예정이다” 등 불만 글이 다수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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