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진 외교부 장관이 1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아세안(ASEAN)+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2023.07.13. 사진=뉴시스
▲ 박진 외교부 장관이 1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아세안(ASEAN)+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2023.07.13.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박진 외교부 장관과의 전화에서 최근 견고해지는 한미일의 삼각 협력 구도를 비판한 가운데, 이번엔 ‘선의를 양보로 여기지 말라’는 경고성 메시지도 전달했다.

이를 두고 3국 협력이 나날이 확대되는 양상을 띄면서 중국이 견제구를 던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2일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Global Times)는 왕 부장과 박 장관의 지난달 31일 전화 통화 내용을 보도하면서 “중국은 한국에 대해 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날 매체는 자국 전문가를 인용해 이번 통화는 한미일 정상회담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한중 관계에 대한 한국 정부의 불안을 반영한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잔더빈 상하이 대외경제무역대학 한반도연구센터 주임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왕 부장이 올해 한중일 정상회의 의장국인 한국의 역할을 지지한다고 말한 점을 언급한 뒤 “한중일 메커니즘에 대해 지지를 표명한 것은 한국과의 관계 발전에 대한 중국의 선의를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이를 양보의 신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며 민감한 주제에 대해 추가 도발을 해서는 안 된다(the administration of President Yoon Suk-yeol should not take this as a sign of concessions)”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박 장관은 중국과의 관계 안정화에 대한 한국의 기대를 전달했지만, 중한 관계의 현상 유지에 대해 도발적인 방식으로 행동하고 도전한 것은 한국 정부”라고 비판했다.

또 한중 관계는 중국의 핵심 이익인 대만 문제나 남중국해 문제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중국의 대(對)한국 정책은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양국 관계 발전에는 내생적 동력과 필연적 논리가 있으며 제3자의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며 한미일 3국 협력 강화 흐름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한국이 전략적 자주를 강화하고 각종 역(逆)세계화 조작과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을 저지하며 양국 각 분야 호혜 협력을 심화해 양국 인민을 더 행복하게 하기를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왕 부장이 ‘제3자’나 ‘외부 요인’으로 특정 국가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이는 미국과 일본을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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