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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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에서 불거진 ‘비자금 스캔들’로 인한 민심의 ‘정권 심판론’에 불이 붙었다는 것이 정계의 분석이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도쿄 15구, 혼슈 서부 시마네 1구, 규슈 나가사키 3구 중의원 의원을 뽑는 보궐선거에서 3곳 모두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자민당은 이번 보선에서 선거구 3곳 중 2곳에는 후보조차 내지 못했고, 소위 ‘자민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시마네 1구에만 유일하게 후보를 냈다.
기존 의원들이 공직선거법 위반과 비자금 스캔들로 불명예 퇴진하자 공천을 포기하면서 ‘보수 왕국’으로 꼽히는 시마네 1구에 사활을 걸기로 전략을 짠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전략이 무색하게 결과는 참담했다.
개표 결과, 지역 참의원(상원) 출신인 입헌민주당의 가메이 아키코 후보가 득표율 58.8%로 재무 관료 출신인 자민당의 니시코리 노리마사 후보를 17.6%포인트(p)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이에 따라 자민당은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1996년 이후 처음으로 시마네 1구에서 패배하게 됐으며, 후보를 내지 않은 나머지 선거구 두 곳에서도 ‘부전패’로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후보가 모두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를 두고 호소다 히로유키 의원의 후계자로 니시코리 후보를 공천해 일대일 전면전에 나섰으나 비자금 스캔들에 연루된 자민당 최대 파벌 ‘아베파’의 회장직을 역임하고,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구 통일교)과의 부적절한 관계마저 드러나면서 유권자의 심판이 닿았다는 분석이 이어진다.
‘보궐선거 전패’라는 최악의 결과를 받아든 자민당은 책임을 통감하고 신뢰 회복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으로 참담함을 대신했다.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은 “역풍이 아주 셌다(非常に逆風が強かった)”며 “항시 개혁을 위한 노력을 쌓으며 과제를 해결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오부치 유코 선거대책위원장은 “많은 비판을 받았다”며 “책임의 무게를 통감하고 있다. 제대로 선거를 분석해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다음 선거를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NHK는 이날 “자민당에 대한 비판이 직격했다”며 “자민당 내 어느 정도 각오는 되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시마네 1구의 결과는 충격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소선거구제 도입 이후 시마네 현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자민당이 지역구 의석을 독점해 온 보수왕국(保守王国)”이라며 “그런 만큼 자민당도 엄격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중의원 해산 여부나 시점도 크게 뒤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통상적으로 중의원 해산은 내각 및 집권당의 지지율이 높을 때, 다시 선거를 치러도 승산이 있을 때 선언하며 이를 통해 총리는 당내 권한을 강화하게 된다.
특히 이번 보선에서의 압승을 통해 입헌민주당이 정권 교체론을 들고 나섬에 따라 20%대 초반의 내각 지지율을 등에 업은 기시다 정권이 중의원 선거를 이 시점에서 치르기가 부담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요미우리신문도 “보수 지반의 시마네에서 패배함으로써, 자민당 내에서는 기시다 총리의 자질에 의문부호가 붙었다”며 “중의원 조기 해산을 피하자는 목소리(早期の衆院解散の回避を望む声)가 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낮은 지지율과 이번 보궐선거 결과를 볼 때 기시다 총리가 합리적 판단을 한다면 중의원 해산은 없을 것”이라며 “자민당은 만약 지금 총선을 치른다면 정권 교체마저 일어날 수 있다는 대패가 거의 확실하다”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