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제공
▲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투데이코리아=안현준 기자 |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공시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메모리반도체 암흑기 탈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9일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67조원, 2조 8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연간 잠정실적은 매출액 258조1600억원, 영업이익 6조54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증권가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수준이지만, 업계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들어 메모리 감산 효과가 가시화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지난해 분기 실적이 3분기 연속 개선된 것도 고무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은 6400억원였지만, 2분기 6700억원으로 소폭 반등 한뒤 3분기 2조4300억원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이어 4분기에도 2조 8000억원을 기록하며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또한 메모리반도체 가격도 4분기 들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DDR4 8Gb) 범용 제품의 평균 고정거래가격(기업 간 거래 가격)은 지난해 12월 기준 1.65달러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 2021년 7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10월부터 가격 반등에 성공해 3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한 것이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이를 두고 “4분기에도 삼성전자의 감산 효과는 지속됐으며 공격적인 메모리 가격 인상 전략이 유효했다”며 “중국 스마트폰 고객사 신제품 출시에 따라 안전재고 확보 수요 증가로 (4분기) D램의 흑자전환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도 “메모리 업황은 공급 조절이 이뤄지면서 우려보다 빠른 시기에 안정화 수준을 밟은 것으로 판단한다”며 “특히 낸드 가격이 전 분기 대비 20% 이상 상승하며 적자 축소에 상당 부분 기여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업황 회복에 속도가 붙으면서 증권가에서는 올해 삼성전자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35조원 안팎인데 이는 지난해보다 367.50% 증가한 수치다.

또한 업계에서는 올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D램 출하가 본격적으로 증가하고, 메모리 업황 턴어라운드에 따른 실적이 회복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PC와 모바일 일부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와 재고 축적 수요가 맞물려 반도체 수급이 개선되고 있다”며 “전방산업의 수요 회복으로 가동률이 개선되면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중장기 업황 회복을 위한 정책 선회에 기반해 삼성전자의 메모리 업황은 올해 2·4분기 가파른 개선세를 시현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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