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백업 공지할 수 있지만 인수에 영향 미쳐"...고객 데이터가 인질?

▲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 조국인 판사는 지난달 25일 오전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의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 4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사진은 전 대표가 서울동부지법 청사로 들어오며 기자들과 만나는 모습. 사진출처=뉴시스
▲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 조국인 판사는 지난달 25일 오전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의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 4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사진은 전 대표가 서울동부지법 청사로 들어오며 기자들과 만나는 모습. 사진출처=뉴시스
투데이코리아=김성민 기자 | SNS 1세대 싸이월드(대표 전제완)가 코스닥 상장사와 기업인수합병(M&A) 실사를 준비하면서 “회생을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 대표는 23일 서울 동부지법에서 기자들과 만나 “H사가 싸이월드 인수를 위한 법률 검토 대부분을 마쳤다”며 “마지막 단계인 실사가 시작되면 2주일 안으로 M&A 성사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H사가 인터넷 플랫폼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싸이월드3.0 개발까지 가능한 재무 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M&A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H사 경영권을 쥔 대주주와 직접 소통하고 있다”면서 “제가 싸이월드에 개인 명의로 대여한 약 30억 원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유상증자 방식 인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싸이월드는 지난 5월 폐업에 이어 상장사 3~4곳이 싸이월드 인수를 검토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검토단계에서 철회했다.

업계 관계자는 “싸이월드 데이터베이스(DB)가 정제되지 않았고, 모바일 플랫폼에 활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공통 의견”이라고 말했다.

싸이월드는 지난 5월 국세청으로부터 세금 미납을 이유로 직권 폐업 조치를 받았다.

또 전 대표는 지난해부터 임금 체불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싸이월드는 국세청 폐업 과정에서 관할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신고해야 하는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

전 대표는 싸이월드 인수가 최종 불발되면 과기정통부와 협의해 30일 동안 이용자 데이터 백업 기간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싸이월드 데이터는 모두 안전하게 저장돼 있다”며 “지금도 백업을 공지할 수 있지만 인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일단 미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고객 데이터를 볼모삼아 재기를 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직원 임금 체불로 기소된 전 대표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으며 선고는 8월 20일 내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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