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정책연구원 이슈브리프
아산정책연구원은 지난해 12월 28~29일 실시한 여론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10일 공개했다. 한국인의 대미(對美) 인식과 한미관계 전망을 살펴보고, 그 결과가 갖는 정책적 함의를 제시했다.
먼저 바이든 대통령(당시 당선인)의 호감도는 10점 만점에 5.89점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3.44점)보다 높았다. 미국 내 호감도(5.99점)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부정적 평가와 관련이 있었다. 응답자의 68.7%는 트럼프가 지난 4년간 국정운영을 잘 못했다고 답했다. 잘했다는 응답은 26.9%에 불과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부정적으로 본 이들 중 33.9% '다자주의 등 국제질서를 무너뜨린 점', 23.2%는 '인종차별 등 미국 내 갈등을 악화시켰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어서 '코로나19 팬데믹에 잘 대응하지 못해서’ 15.6%, ‘북미대화에서 성과를 내지못해서’ 9.9%, ‘미중 무역분쟁을 심화시켜서’ 9.5% 등이 뒤를 이었다.
74.7%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한미관계가 좋아질 것으로 봤다. 나빠질 것으로 본 응답은 18.3%로 소수였다. 한미관계를 긍정적으로 내다본 이유로는 ‘미국이 동맹국과의 공조를 강화할 것 같아서’(42.6%)가 주로 꼽혔다.
또한 ‘방위비분담금 문제가 해결될 것 같아서’(18.4%), ‘미중경쟁으로 한미동맹의 가치가 높아질 것 같아서’(18.1%) 등이 뒤를 이었다.
한미동맹에 대해선 이를 민주주의, 인권 등 보편가치를 공유하는 가치동맹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66.3%로 다수를 차지했다. 반대로 북한의 위협에 대한 안보동맹으로 한정해야 한다는 의견은 28.8%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인은 미국과 한미관계에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여기에는 다자주의 국제질서를 무너뜨린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반감이 바이든 행정부 출범으로 인한 기대감으로 바뀐 탓도 있었다.
제임스 김 연구위원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따라 달라진 국내 대미 여론의 기류를 정확하게 읽어야 한다"면서 "한국인이 한미동맹을 가치동맹으로 확장하는데 동의했지만, 북핵을 포함한 대북문제를 한미동맹 주요 현안으로 꼽은 점은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아산정책연구원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유무선전화RDD로 전화인터뷰(CATI)를 실시했다. 조사대상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으로 표집오차는 95% 신뢰구간에 ±3.1%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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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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