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국회의원 글 수준, 제가 다 부끄럽다”
정청래 발언, 민주당 전체에 파장 미치기도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페이스북 캡처.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페이스북 캡처.
투데이코리아=김찬주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 용산 이전 방침을 두고 “청와대가 싫으면 기와 색깔 빨갛게 바꾸고 이름도 적와대로 바꾸라”고 조롱조의 글을 남겼다.
 
김용태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3선 국회의원의 수준이 너무 경박해서 제가 다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와대 지붕을 빨갛게 바꾼 합성 사진을 올리고서는 “정령 청와대가 싫다면 기와 색깔 빨갛게 바꾸고 이름도 적와대로 바꾸고 들어가면 안 될까”라고 말했다. 빨간색은 윤 당선인이 속한 정당인 국민의힘 상징 색깔이다.
 
이어 그는 “그분한테 여쭤보면 어떨까?”라며 “국가와 국민이 너무 불안하다”고 했다. ‘그분’은 대선 과정부터 윤 당선인이 받은 일각의 무속 의혹, 즉 건진법사·천공스승 등을 칭하는 것으로 읽힌다.
 
그러자 김 최고위원은 자신의 SNS에 정 의원의 글을 공유하고 “인터넷 커뮤니티에 유머글로 올라올법한 내용을 3선 국회의원 페이스북에서 봐야한다니, 수준이 너무 경박해서 제가 다 부끄럽다”고 눈살을 찌푸렸다.
 
이어 “어차피 정청래 의원님께 체통이나 모범을 바라는 국민은 거의 없겠지만, 이런 유치 찬란한 글을 올리면서까지 당선인을 조롱하며 정치를 하고 싶으시냐”고 정면 비판했다.
 
그러면서 “별로 웃기지도 않은 조롱 정치하며 자기만족하지 마시라”며 “저런 조롱거리 생각할 시간의 절반이라도 민생을 생각하는 정치인이 되시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 국립공원 내 사찰 문화재 관람료 징수를 두고 ‘봉이 김선달’에 비유 논란을 일으킨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월21일 오후 여의도 국회의사당 소통관에서 논란 발언에 사과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국립공원 내 사찰 문화재 관람료 징수를 두고 ‘봉이 김선달’에 비유 논란을 일으킨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월21일 오후 여의도 국회의사당 소통관에서 논란 발언에 사과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정 의원의 발언은 이따금 민주당 전체에 곤란한 파장을 미치기도 한다. 그는 지난해 10월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 사찰을 ‘봉이 김선달’이라 표현한 바 있다.

정 의원의 발언에 대한불교 조계종을 비롯한 불교계가 거세게 반발했다. 이후 민주당 지도부는 같은해 11월1일 불교계에 사과의 뜻을 표했다. 당시 이재명 대선후보까지 조계종 총무원장인 원행스님을 예방한 자리에서 “우리 식구 중 하나가 과한 표현으로 불교계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사과했다.
 
결국 정 의원도 직접 사과에 나섰지만, 조계종 측은 “대선을 앞두고 여론이 악화되자 이제와서 사과하겠다고 하는데 진정성을 믿을 수 없다”고 반발하며 정 의원의 자진 사퇴 혹은 당 차원의 제명 여부를 결정해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정 의원의 사과는 진행형이다. 그는 지난 1월2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불교계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참회와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사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교계에 대한 정 의원의 사과와 정 의원에 대한 불교계의 용서는 여전히 수평을 달리고 있다.
 
한편,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 당선인의 집무실 용산 이전 추진 계획에 대해 53%가 ‘청와대 집무실을 유지’ 의견을 냈다. 찬성은 36%, 의견을 유보한 응답자는 10%였다.
 
하지만 윤 당선인은 청와대 이전 계획에 대한 여론조사에 대해 “몇 대 몇 조사는 의미없다”며 집무실 용산 이전 추진 의지를 확고히 한 상태다. 그는 지난 24일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많은 전직 대통령께서 선거 때 청와대에서 나온다고 했고 국민께서 지지해주셨다”며 “문재인 대통령도 2번이나 (이전을) 말씀하셨던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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