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가능하면 취임식 참석토록”

▲ 윤석열(오른쪽)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박 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당선인 대변인실 제공)
▲ 윤석열(오른쪽)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박 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당선인 대변인실 제공)
투데이코리아=김찬주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만남을 가졌다. 윤 당선인은 “면목이 없다. 늘 죄송했다”며 그간 지녀왔던 무거운 마음을 전하면서 내달 10일 있을대통령 취임식에 박 전 대통령의 참석을 정중히 요청했다. 박 전 대통령도 “건강이 허락하면 참석하겠다”고 화답했다. 10년 동안 이어진 악연에 마침표를 찍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 당선인은 12일 오후 대구 달성군에 있는 박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박 전 대통령과 약 50분간 대화를 나눴다. 대화 이후 윤 당선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떤 말이 오갔느냐’라는 질문에 “대통령님의 건강에 대해 얘기를 했다”며 “아무래도 지나간 과거가 있지 않느냐.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마음 속으로 갖고 있는 미안한 마음 이런 것도 말씀 드렸다”고 했다.
 
이후 면담 자리에 배석했던 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과 유영하 변호사가 대신 답을 이어갔다. 권 부위원장은 “공개하긴 적절치 않지만 공개했으면 좋을 정도로 좋은 내용이 많았는데 다 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정도”라며 대화 시간이 화기애애했음을 전했다.
 
이어 그는 “취임식 부분에 있어 윤 당선인께서 박 전 대통령에게 정중히 참석을 요청했고, 박 전 대통령께서도 가능하면 참석토록 노력하겠다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또 “박 전 대통령께서 여기(사저)에 계시다 보니 서울에 병원을 다니거나 할 때 경호라든지, 병원 다니시는 문제라든지 이런 부분에서 전직 대통령으로서 전혀 불편함이 없으시도록 최대한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윤 당선인이) 말했다”고 했다.
 
유 변호사는 “첫 대화에서 윤 당선인께서 ‘식사는 잘 하시나’, ‘건강은 잘 챙기시나’라고 여쭤봤고, 박 전 대통령께서는 ‘일단 당신인 시절부터 격무이니 건강을 잘 챙기셨으면 좋겠다’고 하셨다”라며 “특히 윤 당선인께서 박 전 대통령께 ‘참 면목 없다, 그리고 늘 죄송했다’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두 분의 대화는 굉장히 따뜻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며 “간혹 웃음도 많이 보이셨고 윤 당선인께서 박 전 대통령의 얼굴이 부은 것 같다고 걱정하셨고, 예전에 (박 전 대통령께서) 테러를 당하신 것에 대해서도 말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과 박 전 대통령의 대화가 좋은 분위기 속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들의 오랜 악연도 종지부가 찍히는 계기가 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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