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엄중한 상황 속 집단휴진 중단 및 협상 촉구"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인턴, 레지던트 등 종합병원에서 수련하는 전공의들부터 순차적으로 집단휴진에 들어가고 22일 3년차 레지던트, 23일 1년차와 2년차 레지던트가 업무를 중단한다.
대한의사협회(의협)이 주도한 대규모 집단휴진은 2000년 의약분업 사태, 2014년 원격의료 반대에 이어 세 번째다. 전공의들은 지난 7일 집단휴진과 14일 1차 전국의사총파업에 참여한 바 있다. 오는 26일에는 2차 총파업이 예정돼 있다.
복귀 시점은 정해지지 않은 무기한 파업인 만큼 환자들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대학병원 이에 대비해 일부 수술과 검사 일정을 연기하고 인력을 재배치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서울아산병원은 이날 일부 외래 진료와 입원 등의 예약을 감축했다. 삼성서울병원은 급하지 않은 외과 수술 연기를 요청하고 내과 환자의 경우 입원을 연기했다.
신촌세브란스병원과 서울성모병원은 장기화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인력을 재배치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미리 응급환자나 중환자를 담당하는 인턴과 레지던트, 전문의 등을 사전에 배치해 예정된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했다.
현재 의협은 정부가 추진하는 의대정원 확대, 한방첩약 급여화, 공공의대 설립, 비대면 원격의료 구축 등의 의료 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전국 의과대학 정원을 늘려 향후 10년간 총 4000명을 추가 양성하기로 했다. 이중 3000명은 지방에 의무적으로 종사하는 지역 의사로 선발하는데 의협 측은 이러한 강제 정책으로 지방과 수도권 사이 의료격차의 원인을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동네의원들의 경우 대형병원에 비해 비대면 진료를 위한 플랫폼이나 서비스를 도입할 예산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비대면 원격의료가 본격적으로 구축될 시 대형병원 환자 쏠림이 가속화돼 동네병원의 수익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늘어난 의원 수가 동네의원 간 경쟁 심화로 번져 개업 상황이 나빠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즉, 정부가 구체적 제도와 대비책 강구 없이 보이는 문제만 해결해 더 큰 사회적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최근 코로나19(신중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일명 우한폐렴) 지역감염이 속출하는 가운데 총 파업으로 인한 인력 부족 등을 우려하고 있다.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수도권 지역에서 담당하고 있는 중증 환자들에 대한 치료의 공백, 또 응급실 운영에 있어서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당 병원들과 함께 논의하고 준비하고 있다"며 "어떤 경우에도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위협받아서는 안되기 때문에 현재 엄중한 상황 속 집단휴진을 중단하고 대화와 협의를 이어갈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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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기자
janelee@today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