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이재명 후보 진영서 지속 압력 받아
평소 지병이나 생활고 문제없어, 추측보도 자제
유족들, 추측성 보도 때문에 현재 마음에 상처
李, 과거 “권력은 잔인하게 행사…좋은 쪽으로”

투데이코리아=김찬주·김성민·오혁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경기도지사 시절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최초 제보했던 이 모씨가 숨진 채 발견되며 사인에 대한 각종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유족 측은 “이씨는 이번 주말까지 활발한 스케줄이 잡혀있던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씨의 유족 대리인이라고 밝힌 백모씨는 12일 서울 양천구 한 병원에 마련된 빈소에서 “이씨는 최근 집회와 업무에 사용할 차량 한 대를 인수 받을 예정이었고, 이번 주까지 활발한 활동 계획도 세워놓은 상태였다”며 “삶을 포기하거나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 이씨의 유족 대리인이라고 밝힌 백모씨가 12일 서울 양천구 한 병원에 마련된 빈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질의를 받고 있다. 사진=김성민 기자
▲ 이씨의 유족 대리인이라고 밝힌 백모씨가 12일 서울 양천구 한 병원에 마련된 빈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질의를 받고 있다. 사진=김성민 기자
◇ 유족 대리인 “고인, 민주당·이재명 진영서 지속 압박 받아”
 
특히, 백씨는 숨진 이씨가 살아생전에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 진영에서 지속된 공세를 받아왔다고도 주장했다. 백씨는 “민주당과 이 후보의 진영에서 다양한 압력을 지속해서 받아왔고, 고소·고발 압력도 많이 받았다”며 “그럼에도 꿋꿋하신 공익제보자였다”고 전했다.
 
백씨는 일부 언론에서 이씨의 사망배경으로 지병이 있다거나 생활고 등의 추측성 보도에 대해서도 정면 반박했다. 그는 ‘이씨가 평소 건강이 좋지 않았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았고 먹는 약도 없었다”면서 “그럼에도 일부 언론서 심장질환이나 당뇨가 있었다고 보도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이씨의 시신에 외상은 없다는 이야기는 사실인가’라는 질문에는 “유족에게 (시신에 외상이 없다고) 말한 경찰은 없었고, 현재 경찰들도 잘 모르겠다는 상태”라며 “경찰이 공식적으로 (외상이 있나 없나) 발표를 했거나 언론에 브리핑한 바는 없는데도 지금 온갖 억측이 난무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끝으로 백씨는 이씨의 유족이 겪고 있는 심리적 상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지금 유족들은 아무 생각도 없고 황망하기만 한 상태”라면서 “추측성 보도 때문에 굉장히 마음이 많이 다치셨다. 고인이 생전 정치인이거나 공인이 아닌데도 언론들의 무리한 추측보도 때문에 상처 많이 받아 지금부터는 일절 언론 대응 안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 이씨, 유한기 사망소식 뒤 SNS에 “나는 자살 생각 없다”…한 달 뒤 사망
 
▲ 사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경기도지사 시절 당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했던 제보자 이 모씨가 지난달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 사진=이씨 페이스북 캡처
▲ 사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경기도지사 시절 당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했던 제보자 이 모씨가 지난달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 사진=이씨 페이스북 캡처

앞서 이씨는 지난해 12월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생은 비록 망했지만, 딸과 아들이 결혼하는 거 볼 때까지는 절대로 자살할 생각이 없다”는 글을 남겼다. 그랬던 그가 불과 1개월 뒤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씨가 이날 남긴 글은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소위 ‘뒷돈’을 챙겼다는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당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지난 2018년 당시 이씨는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였던 시절 공직선거법 위반 등 사건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모 변호사에게 수임료로 현금과 주식 등 20억원을 줬다며 관련 녹취록을 친문 성향 단체인 ‘깨어있는시민연대당’에 제보했다. 이 단체는 이 녹취록을 근거로 이 후보 등을 지난해 10월7일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이 후보 측은 곧 다음 날인 10월8일 이씨와 단체가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맞고소로 응수했다. 지난 11월 민주당은 이 사건을 수사하는 수원지검에 이씨를 구속 수사해야 한다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뒤 이씨는 지난 8일부터 연락이 닿지 않았다. 그러자 가족이 실종신고를 했고, 사흘 후인 지난 11일 저녁 8시께 서울 양천구의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 李 “어쨌든 안타깝고 명복빌어”…與 “고인과 아무런 관계없어”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2일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연합회에서 열린 10대 그룹 CEO 토크 '넥타이 풀고 이야기합시다'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2일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연합회에서 열린 10대 그룹 CEO 토크 '넥타이 풀고 이야기합시다'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반면, 더불어민주당 측은 이씨의 사망과 이 후보는 어떠한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12일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은 입장문을 내고 “이 후보는 고인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점을 밝힌다”고 일축했다.
 
이 후보도 이날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관에서 열린 ‘10대 그룹 CEO 토크’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쨌든 망인(이씨)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하고 명복을 빈다”며 “입장은 우리 선거대책위원회에서 낸 게 있으니깐 참고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후보는 성남시장 시절 방송인 김어준과 마주앉은 대담에서 “저는 권력은 잔인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물론 좋은 방향으로”라며 “용서나 화해 화합은 잘못을 뉘우치고 책임지고 반성하는 사람과 하는 것이지 불법, 범죄를 저지르는 불합리한 인간들 하고는 화해하는 게 아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상담전화 1393,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