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월 20일 오후 대구 북구 '대구청년센터 다온나그래'에서 열린 국민의힘 경북캠퍼스 총회 및 대구시당·경북도당 대학생위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월 20일 오후 대구 북구 '대구청년센터 다온나그래'에서 열린 국민의힘 경북캠퍼스 총회 및 대구시당·경북도당 대학생위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오혁진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지속적인 실언에 당 내부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최근 이 대표가 ‘장애인 단체’ 시위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일삼은 데 이어 공정을 명분으로 청년·여성·장애인에 대한 공천 가산점과 할당제 폐지를 공언한 것이다.
 
29일 윤석열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임이자 간사와 김도식 인수위원 등은 이날 오전 7시 40분경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내 회의실에서 ‘출근길 지하철 집회’를 벌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을 방문해 출근 시간대 투쟁 중단을 요청했고, 전장연 측은 이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김 인수위원은 “장애인의 기본 권리 문제는 우리 모두의 문제라 생각한다. 충분히 의견이 전달됐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시민 분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출근시간대 투쟁을 심사숙고해주시길 바란다. 저희도 세밀하게 살펴보고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화 막바지 전장연 측은 “이준석 대표에게 사과하라고 전해 달라”고 했다. 임 간사는 “전달하겠다”며 “절박한 마음을 알았으니 시민들에게 해를 끼치는 것을 지양해 달라. (지하철 시위를) 중지해주시고, 소통해서 함께 풀어나가자”고 했다.
 
이 같은 인수위와 전장연의 협상에도 이 대표는 이날 시위 이후 페이스북에 “지하철 문에 휠체어를 세워놓고 열차 출발을 막는 방식이 지적을 많이 받더니 어제부터 전장연이 그냥 탑승만 하고 있다. 오늘도 인수위 만나고는 탑승만 했다고 한다”며 “탑승 시위만 하니 지연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게 애초에 요구사항이었다”고 썼다.
 
이 대표는 공정을 명분으로 청년·여성·장애인에 대한 공천 가산점과 할당제 폐지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이 대표의 행보에 대해 매우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입이 문제”라며 “일반 정치인과 장애인 출마 희망자를 어떻게 같은 선상에 놓고 볼 수 있느냐. 장애인 출마 희망자들에게 가산점이라도 줘야 공정해지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가산점과 할당제 적용을 폐지한다면 장애인 출마 희망자들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정치신인·여성·청년 후보자는 지방선거 공천에서 본인이 얻은 득표수를 기준으로 최대 20%의 가산점을 얻을 수 있다. 또 여성·청년·장애인 등 정치적 소수자의 경우 우선추천 대상이 될 수 있다.
 
국민의힘 2선 의원도 “인수위에서까지 나서면서 이준석 대표의 실언을 컨트롤 중”이라며 “적당히 해야 반이라도 간다는 말이 있듯이 객관적 공감대에 동의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다른 지도부 관계자는 “그간 이 대표의 행보를 보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주제들을 거침없이 쏟아내 왔다”며 “‘이대남’, ‘페미니즘’ 등 자극적이면서도 사회적 약자들의 문제와 관련해서는 한쪽으로 치우쳐지는 발언을 삼갈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