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한울원전 1~5호기 출력 50% 낮춰
文 "최우선 목표는 인명피해 방지" 지시

▲ 4일 오전 11시17분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289 일원에서 원인 미상의 산불이 발생했다. 사진=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 제공
▲ 4일 오전 11시17분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289 일원에서 원인 미상의 산불이 발생했다. 사진=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 제공
투데이코리아=김필 기자 | 경북 울진에서 4일 오전부터 발생한 산불이 바람을 타고 강원도 삼척까지 확산하면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 산불은 한울원전 경계선 안까지 번졌지만 현재 원전주변은 안정상태다.
 
산림청에 따르면 이날 불은 오전 11시 17분께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야산에서 발생했다. 이어 호산리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기지를 위협하면서 소방당국이 총력 방어진을 구축하고 있다. 불이 LNG 생산기지 인근까지 번지면서 소방당국은 대원 225명과 장비 85대를 LNG 기지에 집결시키는 등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척도 울진에 이어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발령했다.
 
당국은 오후 1시50분 전국 소방동원령 1호를 발령한데 이어 오후 2시 10분에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 '심각'을 발령했다.
 
경북도지사가 산불현장 통합 지휘에 착수했고 산림당국과 소방당국은 산불진화헬기 30여대와 산불진화대원 1천100여명, 소방차량 230여대 등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진화에 나섰다.
 
건조경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순간 초속 25m가 넘는 강한 바람이 서남서쪽에서 불면서 급속도로 확산됐다는 분석이다.
 
불이 처음 발생한 북면 두천리를 비롯해 상·하당리, 사계리, 소곡리 등 9개 마을 2천215가구 주민 3천900여 명이 산불 현장과 떨어진 마을회관, 초등학교 등으로 대피했다.
 
울진군은 오후 1시 30분을 전후해서 북면과 죽변면 총 9개 마을로 대피 안내 대상을 확대했다.
 
산불이 강원도 삼척으로 확산하자 삼척시도 원덕읍 월천리·산양리·노경리·사곡리·기곡리 주민 1천여 명에 대피령을 내렸다. 원덕읍 호산리 호산교차로∼울진 방향 7번 국도는 통행을 전면 통제했다.
 
산림 당국은 지금까지 산불영향구역이 울진이 3천240㏊, 삼척이 60㏊ 등 3천300㏊로 축구장 면적 4천621개에 이르며 최근 10년래 최대 피해규모라고 밝혔다. 이전에는 2020년 4월 안동에서 대형 산불이 나 산림 1천944㏊를 태워 피해가 가장 컸다. 산림 피해액이 208억9천800만 원에 달했다.
 
산불은 삼척으로 계속 확산하고 있어 피해 규모는 앞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산림피해 외에도 이번 산불로 주택과 창고 등 20여 채가 불에 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한수원은 송전망에 문제가 생길 상황에 대비해 자체 진화를 한 뒤 한울 1~5호기의 출력을 50%까지 낮췄다.
 
한울원자력본부는 "한울원전 5기(1∼5호기)는 설비 손상 없이 안전한 상태이며 인명피해나 방사선 누출은 없다"고 밝혔다.
 
소방과 산림 당국은 원전 주변에 방화선을 구축한 가운데 초기 진화를 끝내고 산불 재발화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한울원전에는 총 6기의 원전이 있으나 6호기의 경우 현재 예방 정비작업이 진행 중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울진 산불과 관련해 "최우선 목표를 인명피해 방지에 두고 한울원전 안전 조치에도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이날 긴급지시문을 통해 산림청과 소방청에 "일몰 전까지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진화에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전해철 행안부 장관은 산림당국, 소방당국, 지자체에 "가용 자원을 신속하게 투입해 피해를 최소화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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