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민 기자
▲ 김성민 기자
고아들의 아버지가 되어주겠다던 ‘보호종료아동을 위한 케어센터’ 원장이자 목사가 보호종료아동들을 성추행한 사실이 지난해 11월 JTBC 보도를 통해 최초 보도됐다. 이후 다수의 언론 매체에서 사건을 보도했지만, 수사당국이 혐의를 입증하는 과정인지라 신상은 공개되지 않았다.
 
취재하는 과정에서 제보자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센터의 원장은 2020년 4월 인간극장에 출연해 “보호종료 아이들에게 ‘키다리 아저씨’ 같은 존재가 되어야겠다”고 소개한 안태구 목사였다.
 
그의 이면을 몰랐던 후원자들은 막대한 후원금을 지원했고, 이에 힘입어 해마다 보호종료아동들과 후원모금 행사를 이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불거지자, 눈치를 챈 후원자들은 센터 운영진에게 사실 여부를 확인하려 연락을 취했다. 운영진은 모호한 대답으로 회피했고, 일부 개인 후원자에겐 ‘기부금 반환은 어렵다’라고 일축했다.
 
한 후원기업 관계자는 “이런 악마같은 인간인줄 알았다면, 한푼도 기부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분노를 드러냈다.
 
사건이 드러나기 전, 언론은 안 목사가 스스로를 고아들의 키다리아저씨라 홍보할 때 기꺼이 조명했고, 기부금을 받게 된 계기를 마련했다. 실제로 인간극장을 보고 기부를 결정한 기업관계자도 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키다리아저씨의 실체를 밝혀내는 것도 언론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본지가 지난해 11월 보도한 ‘“파티는 끝났다”...보호종료아동과 술판 벌인 ‘안태구’는 정말 키다리 아저씨였나’ 기사를 본 안 목사 측은 기자에게 “실명 거론은 명예훼손”이라며 수정을 요청했다.
 
이에 “수정할 수 없다”고 반박하자, ‘기사 본문의 일부 내용이 허위’라고 주장하며 기자를 상대로 경찰에 고발했다.
 
기자는 안 목사의 명예를 훼손시키고 싶은 의도는 없다. 다만, 언론을 통해 키다리아저씨라 소개했던 안 목사가 보호종료아동들에게는 ‘루시퍼’(악마), ‘666’이라 자칭한 정황을 토대로 ‘악마성’(惡魔性)을 보도한 것뿐이다.
 
자신이 보호종료아동들과 벌인 술판, 성추행도 ‘거룩한 타락’이라 가르침 받은 제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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