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사탄’이라 칭한 안 씨, 술자리는 ‘거룩한 타락’이라며 합리화
“안태구 목사, 수리남 전요한(황정민) 같아”
설충환 서울강남노회장 “탈퇴가 면직은 아니야...이단성 드러나면 목사 자격 내려놔야”

투데이코리아=김성민 기자 박희영 기자 | 보호종료 아동들을 상대로 성폭행 의혹을 받는 ‘보호종료아동을 위한 커뮤니티 케어 센터’(이하, 센터)의 안태구 대표이사가 성령과 율법 교회(이하 성율교회)의 담임 목사로 역임하면서 자신을 신격화한 정황이 드러났다. <투데이코리아>가 만난 성율교회 측근들은 “안 목사는 마치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에서 마약조직을 운영하는 전요한(황정민 역) 목사와 흡사하다”고 증언했다. 다만, 수리남에서 전요한은 자신의 신도들을 통제하기 위해 “너 사탄들렸어?”라는 말로 훈육하지만, 안태구 목사는 스스로가 사탄이라 했다는 점이 다르다. <편집자 주>
▲ 안 목사는 스스로를 악마라고 칭하며 넷플릭스 드라마 ‘루시퍼’에 나온 주인공을 카카오톡 프로필로 설정했다. (왼쪽)
▲ (좌) 안 목사는 스스로를 악마라고 칭하며 넷플릭스 드라마 ‘루시퍼’에 나온 주인공을 카카오톡 프로필로 설정했으며, (우) 보호종료 아이들에게 자신이 직접 건넨 성경에는 ‘코헨로쉬(Kohen Rosh)13-666’이라고 쓰여진 인장을 찍었다.

서울강남노회, 안태구 목사 놓고 ‘이단 대책위원회’ 꾸려

취재를 종합하면, 안태구 목사는 백석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하고 목사 안수를 받은 정식 목사지만, 11월 14일 <JTBC> 보도 이후, 면직을 피하고자 강남노회를 자발적으로 탈퇴한 것으로 확인됐다.

예장 백석대신총회 서울강남노회 설충환 노회장은 <투데이코리아>와 통화에서 “안 목사는 평소 허리 통증이 심하다며 모임에 참석하지도 않고, 돈이 없다는 이유로 매달 1~2만 원 하는 노회비 조차 내지 않아 2019년 제적 처리가 됐다”며 “이번 보도 이후 양심의 가책을 느꼈는지 스스로 퇴임서를 제출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예전에 안 목사가 명품 정장을 입고 외제 (BMW)오토바이를 몰고 다니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돈이 없어 노회비를 못 낸다고 들었는데) 4천만 원가량의 오토바이를 보고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노희 측은 안 목사의 성폭행 의혹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이후, 그가 진짜 ‘목사’인지 의문을 던지면서 ‘이단 대책위원회’를 꾸려 이단성을 검증하고, 징계 절차를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안 씨가 목사로 활동하면서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근본적으로는 그렇지 않은’, 이른바 ‘사이비(似而非)’로 의심되는 점과 스스로를 ‘루시퍼’ 즉, ‘악마’라고 칭한 증거자료들이 이단 검증에 증거로 채택될 전망이다.
 

신이 되고 싶던 악마...술자리, 성추행 등은 ‘거룩한 타락’으로 합리화

▲ 안 목사가 보호종료 아동에게 성경 내용을 설파하며 ‘거타(거룩한 타락)’를 자주 언급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안 목사가 보호종료 아동에게 성경 내용을 설파하며 ‘거타(거룩한 타락)’를 자주 언급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서 보도된 안 목사의 성폭행 문제에 대해 제보자 A씨는 “안 목사는 성폭행이 발생한 그날(2022년 7월 16일)술자리를 ‘거룩한 타락’으로 합리화했다”라고 진술했다.

A씨는 “평소 안 목사는 폭력을 가하거나 성희롱을 할 때 자신의 행동을 성경에 비유하면서 ‘세상이 바라볼 때 타락이겠지만 하늘이 볼 때는 거룩’이라는 말로 자신의 죄를 정당화했다”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안 목사는 센터 내 마련된 자신의 예배당에서 보호종료아동들을 불러 밤마다 술판을 벌이고, 아이들을 상대로 “벗어야지! 벗어야지! XXX!”, “OO 가슴은 내 가슴과 같아” 등의 발언을 한 정황이 녹화 영상을 통해 드러났다.

이를 두고 A씨는 “어느 교회가 이러한 행동을 ‘거룩’이라 여기겠냐”라며 울분을 토했다.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안 목사는 자신만의 세계관을 만들고, 그곳에서 왕처럼 군림하고 싶었던 셈”이라며 “새율법이라는 자신만의 율법을 만들고, ‘영적 멘토’(안태구 자신)를 하나님 다음으로, 하나님과 같이 섬겨라’라는 의미를 가르쳤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센터에 근무하는 선생님과 보호아동들에게 각각 뜻이 있는 이름과 숫자를 부여했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 안태구 목사가 공동대표로 운영하는 리얼네이쳐팜의 애완견 사료 '코헨로쉬13'은 안태구 목사의 또 다른 이름이다.
▲ 안태구 목사가 공동대표로 운영하는 리얼네이쳐팜의 애완견 사료 '코헨로쉬13'은 안태구 목사의 또 다른 이름이다.
안 목사는 스스로를 최초의 대제사장 아론을 의미하는 ‘코헨로쉬(Kohen Rosh)’라고 칭하며, 소속된 아이들에게 직접 전달하는 성경책에도 ‘코헨로쉬13-666’이라고 새겨진 인장을 찍었다. 흥미로운 점은 안 목사가 공동대표로 등기된 리얼네이쳐팜(심상수, 안태구)에서 판매하는 반려견 사료 제품명도 ‘코헨로쉬13’이다.

B씨는 “666은 기독교에서 짐승, 혹은 악마를 뜻하는 숫자인데, 안 목사는 그걸 알면서도 자신을 그렇게(악마라고) 칭했다”라며 “안 목사는 자신을 성경에 등장하는 ‘루시퍼’이고, ‘세상이 바라볼 때 루시퍼는 악마이지만, 성경적으로는 하나님의 사람이다’라는 말을 모두에게 설파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A씨는 “넷플릭스 드라마 ‘루시퍼(Lucifer)’에 나오는 주인공인 루시퍼(악마)를 자신의 카카오톡 프로필로 설정하는 등 해당 캐릭터를 본인과 동일시 하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모든 교회와 목사 일일이 점검할 수 없어”···종교의 이단성,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 안목사는 보호종료 아동에게 자신이 만든 '새 율법'을 외우게 하고, "영적 멘토(자신)를 하나님 다음으로, 하나님과 같이 섬겨라"라고 가르쳤다.
▲ 안목사는 보호종료 아동에게 자신이 만든 '새 율법'을 외우게 하고, "영적 멘토(자신)를 하나님 다음으로, 하나님과 같이 섬겨라"라고 가르쳤다.
안태구 목사의 이단성을 접한 설충환 노회장은 “성경 그 어느 구절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일”이라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현재까지 안 목사는 노회만 탈퇴해 제적 처리되었을 뿐, 여전히 목사다. 노회장은 안 씨의 목사 면직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오는 6일 ‘이단 대책위원회’에 위원장들이 모여 안 목사에 대한 이단성 검증과 그에 따른 징계 절차를 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 목사의 이단성이 인정되면, 그는 면직처리 돼 종교인으로써의 삶을 박탈당하게 된다.

노회장은 “안 목사의 이단성을 검토하기 위해 그가 쓴 저서 <이거 모르면 크리스챤이 아니다>, <세상은 하나님에 의한 종말이 아닌 인간의 욕심에 의한 멸망이다> 등을 증거물로 제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단성이 드러나는 포교 활동을 사전에 방지할 수는 없느냐’라는 질문에 노회장은 “이단 활동이 발각되면 바로 면직 처리되지만, 노회장은 임기가 1년뿐이기 때문에 그사이에 모든 목사와 교회를 일일이 점검할 수 없어 사전에 제재하기는 쉽지 않다”라고 전했다. 

그는 전화 통화를 마무리하며 “목사의 이단성이 발각되거나, 외부로부터 고소·신고가 들어와야 면직 등 징계 절차를 논할 수 있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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