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3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 발표
집값·전세난에 수요 증가..."가파른 증가세 유의해야"

▲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코리아=이정민 기자 | 올해 3분기 말 가계부채가 또 다시 역대 기록을 갈아치우며 신기록을 세웠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에 따라 가계의 대출과 카드사용, 영끌 및 빚투 등이 겹치면서 가계 빚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3분기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682조1000억원으로 전 분기 보다 44조9000억원 늘었다. 이는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이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더한 포괄적인 가계 빚(부채)을 의미한다. 

가계신용의 증가폭을 비교해 보았을 때 전분기(25조8000억원)와 전년 동기(15조8000억원) 대비 모두 크게 확대됐으며  2016년 4·4분기(46조1000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3분기 말 가계신용 가운데 가계대출 잔액은 1585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9조5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에 따른 자금 수요가 가계부채 증가세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890조4000억원으로 3분기에만 17조4000억원 불어났다. 지난 2분기(14조8천억원) 보다 증가폭이 커졌고, 2016년 4·4분기 24조2000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창구별로 보면 예금은행에서 26조원, 상호은행은 아니나 예금을 취급하는 기관에서 3조1000억원, 기타금융기관에서 10조4000억원의 대출이 증가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3분기 중 주택매매, 전세 거래량이 2분기나 작년 3분기보다 늘었기 때문에 주택자금 수요가 있었고, 주식자금 수요도 있었다"며 "여기에 코로나19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까지 늘면서 통계 편제 이래 역대 최대 분기 증가액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주식투자 및 생활자금 수요를 포함한 기타대출은 695조2000억원으로 전분기말 보다 22조1000억원이나 뛰었다. 2003년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3분기 판매신용 잔액은 96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5조4000억원 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온라인 구매가 증가했고, 추석 연휴(9월30일~10월2일)에 따른 결제 이연 등으로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늘었다는 해석이다.

계속되는 가계부채 증가가 4분기 가계 빚 추이에도 이어질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송 팀장은 "최근 정부가 1억원 초과 신용대출에 대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으나 기간이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4분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예상하기 어렵다"며 "각종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증가 속도가 빠르게 늘고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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