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보언론 연일 ‘엄기영 때리기’...與에서조차 ‘용병으로 승리할 수 없다’ 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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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같은 회의론의 뒤편에는 보수, 진보 성향의 구분 없이 대다수의 언론들이 연일 엄기영 때리기를 지속하면서 일조하고 있으며 결국 여당 내에서조차 “용병으로 승리할 수 없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게 됐다.
중앙일보 김진 논설위원은 7일 '김진의 시시각각'이라는 칼럼을 통해 엄기영 전 사장의 MBC 사장 재직시절 PD수첩의 광우병에 관한 보도를 언급하면서 이를 현 정부 초기의 순정을 유린한 행위로 규정했다.
그러먼서 그는 “보도가 사회에 끼친 악영향을 생각하면 엄 사장은 사죄하고 사퇴했어야 마땅하지만 책임을 회피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엄 전 사장이 최근까지 MBC로부터 고문료 명목으로 돈을 받은 사실을 환기시키며 “엄 전 사장은 사실상 공영방송의 준(準)임원이었지만 그런 그가 지난해 7월엔 강원 재보선에 출마한 한나라당 후보의 사무실을 방문하거나 후보와 식사를 하면서 격려했다. (결국) 정치적 중립이라는 조직의 가치에 칼질을 해댔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김진 위원의 칼럼뿐만 아니라 엄 전 사장의 출마 선언 이후부터 언론들은 보수, 진보의 성향 구분 없이 연일 엄기영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언론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매일같이 '엄기영 때리기'를 하고 있다. 민주당 등 야당에서는 심지어 친일행적을 한 변절자에 빗대어 엄기영 때리기에 화력을 다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최근 야권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엄 전 사장의 당선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엄기영, 최문순의 지지율이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40대 지지율을 보면 최문순 전 의원이 10%p 이상 압도적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문순 전 의원의 선전을 전망한 것이다.
민주당 최종원 의원은 7일 CBS 변상욱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주말에 (강원도에) 내려갔다왔는데 최문순 의원을 찍겠다 이런 것보다는 엄기영씨에 대한 비판적인 얘기가 너무 많다”며 “(정치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도 '아니 쫒겨난 분이 그럴 수 있느냐' 이런 얘기를 굉장히 많이 한다”며 지역의 분위기를 전했다.
한나라당 내에서조차 엄기영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4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한나라당에 절망합니다'라는 글을 통해 엄 전 사장을 용병이라고 지칭하면서 엄 전 사장이 후보로 나서면 승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어정쩡한 용병, 조국애 없는 군인으로는 절대로 승리할 수 없다. 엄 전 사장의 입당발표문을 봐도 어느 한 군데 그에 대한 사과나 한나라당에 대한 애정, 지지를 찾아볼 수가 없다”며 “엄기영이라는 분은 한나라당을 사랑하지도, 신뢰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그 양반의 입당과 출마선언문을 보면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에게 친정살림을 걱정해서 시집가는 여자의 심정과 같다”며 “조건만 보고 하는 결혼이 행복할 수 없듯 당에 대한 열정과 충성이 없는 후보는 승리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