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 부족한 목사들 배출하는 무인가 신학교가 문제

▲ 3남매를 폭행해 숨지게 한 뒤 방치한 목사 부부
[투데이코리아=채송이 기자]
낮에는 성직자, 밤에는 범죄자
전남 보성의 한 교회에서 신앙 치료를 이유로 자녀들에게 폭력을 가하고, 숨진 자녀들을 10일 동안 방치한 목사부부가 구속된 사건이 세간의 화제가 됐다.
목사부부는 감기에 걸린 자녀들에게 금식기도를 한다는 이유로 열흘간 음식을 주지 않고, 성경구절에 심취해 양손을 묶어 허리띠와 파리채로 때리는 등 가혹행위를 행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금식 안수기도를 위해 가혹행위를 했다’ ‘성경에 나온 것처럼 잡귀를 쫓아내고자 했다’며 터무니없는 말들을 진술했다.
이에 대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김운태 총무는 “사이비 이단에 빠져 자녀를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 것이 너무도 한심스럽고 안타깝다”며 “이처럼 물의를 일으키는 이단 종파가 생기지 않도록 신속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신도들에게 존경받고, 성직자로서 그들을 이끌어가야 할 목사가 범죄를 저지르는 일은 끊이지 않고 있다. 목사들이 흔히 저지르는 범죄는 그 유형 또한 다양한데 성추행과 성폭행 등의 성 범죄가 가장 많다.
SBS TV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최면을 걸어 여신도를 성폭행한 김베드로 목사의 범행이 방송됐다.
이 목사는 여성 신도들과의 성적인 문제로 3년 동안 두 번이나 교회를 옮기고, 자신의 이름을 김베드로로 개명까지 했다.
그리고 어떤 교단에도 소속되지 않은 채 독단적 목사활동을 지속하다 진짜 교단에 가입했고, 10대 여신도들에게 성범죄를 저질러 면직 당했다.
또 경기도 어느 교회의 목사는 아내가 자신의 동의 없이 낙태 수술을 하고 성관계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살해 후, 시신을 토막 내 담벼락 안에 시멘트로 발라 숨기거나 호수에 버리는 등 엽기적인 범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 '양은이파' 두목이었던 조양은
목사 안수는 조폭, 비리 연예인 등 범죄자들의 면죄부?
조폭, 연예인, 범죄자들이 종종 종교인으로 직업을 바꿔 자신의 신분을 세탁하는 사례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서세원은 한때 방송가를 풍미하는 개그맨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운영하는 프로덕션에서 회사 자금 횡령과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 혐의로 구속돼 2006년 대법원에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방송활동을 중단했던 서세원은 지난해 11월 목사 안수를 받아 서울 청담동에 개척교회를 세워 담임목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근안은 서울대 내란음모 사건으로 붙잡힌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수차례 잔인하게 고문해 7년간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한 인물이다.
그는 수감 중에 통신학교 4년 과정을 마치고 목사 안수를 받아 목사가 됐다.
그러나 그는 언론 인터뷰 등에서 “고문은 일종의 예술이었다”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똑같이 할 것이다” “나는 고문 기술자가 아닌 애국자”라며 과거의 잘못을 여전히 뉘우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면직 당했다.
양은이파 두목이었던 조양은은 전국을 휘어잡았던 조직폭력배로 이름을 떨치다가 범죄단체 결성 등의 혐의로 총 17년의 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는 출소 후 신학대학 4년 과정을 마쳤고, “이제는 진짜로 신앙생활에 전념하겠다”며 실직 노숙자의 발을 씻겨주는 세족식에 참가했다.
또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석사 학위를 받아 본격적인 전도사로서의 새 출발을 다짐했다.
하지만 그는 거액의 외화를 빼돌려 해외 카지노에서 상습적인 도박을 벌인 사실이 드러나 다시 구속됐다.
이들의 사례는 목사안수를 단순히 과거 청산을 위한 면죄부로 이용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단면이다.
얻기 쉬운 '목사‘의 신분
사이비 목사들의 범죄가 계속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목사직을 얻는 과정이 매우 쉬워 인성이 부족한 이들이 별다른 어려움 없이 목사안수를 받기 때문이다.
위에 언급한 이들이 졸업한 신학교는 모두 무인가이다.
일반적으로 성직자가 되려면 정식 인가를 받은 신학교에서 최소 6년에서 10년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일부 무인가 신학교에서는 교단의 세를 확장하기 위해 2년만 지나면 목사직을 수여하고 있다. 이러한 무인가 신학교는 이수해야 할 과목 수, 교수진 등이 부족해서 수준 낮은 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무자격 목사들이 해마다 수 천 명씩 배출되는 무인가 신학교에 제제를 가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기총 김총무는 “목사안수를 제대로 받지 않은 이들이 뭉쳐서 스스로 목사 행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는 정부가 종교 활동에 대해 방관하고 있기 때문이다”며 “전통신앙인들과 구별될 수 있도록 소속교단을 분명하게 하기위한 정부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