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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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불패 현상 두드러져... PK 공천자 상당수가 친노 성향

(ⓒ뉴시스)
[투데이코리아=정규민 기자] 민주통합당이 최근 공천 과정에 있어서 새누리당보다 더 혹독한 비판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 이유는 바로 참신한 새 인물의 영입이 보이지 않기 때문.
특히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 앞서 쇄신의 방안으로 꼽은 것 중에 하나가 국민경선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통한 ‘물갈이’가 사실상 낙제점을 받았다. 수도권에서 일부 비례대표 의원이나 지역구를 옮긴 중진이 탈락했을 뿐이고 호남의 경우 대대적으로 국민참여 경선을 실시했지만 현역 불패 현상이 두드러졌다.
지금까지 현역 의원 중에 서울지역 경선에서 떨어진 사람은 김진애(마포갑)와 김유정 의원(마포을), 유선호(중구) 의원뿐이다. 전혜숙(광진갑) 최규식(강북을) 강성종(의정부을) 의원 등 여론에 밀려 중도 낙마하거나 출마를 포기한 경우를 빼면 현역의원 생존률이 상당히 높은 수치다.
강남을 경선에서 정동영 상임고문에게 패한 전현희 의원은 강남권인 송파갑에 전략공천을 받았다. 경기 군포에 출마했던 안규백 의원 역시 동대문에 전략공천을 받아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었다.
또 초반 당내에서는 현역의원과 정치신인의 맞대결을 성사시키면 적지 않은 지역에서 자동적으로 물갈이가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지만 결과는 빗나갔다. 개혁공천의 마지노선이었던 호남에도 경선 결과 현역 의원들이 대거 살아 돌아왔다.
지난 14일 치러진 4차 경선결과 텃밭인 전남 지역에서 출마한 여수갑의 김성곤, 해남.진도.완도의 김영록, 함평.영광.장성.담양의 이낙연 의원이 정치 신인들의 도전을 뿌리치고 경선에서 승리했다. 이들 역시 모두 현역의원이다.
앞서 치러진 광주와 전북 경선에서도 9명의 현역 의원 가운데 조배숙 의원을 뺀 장병완(광주 남구), 강기정(북구갑), 김동철(광산구갑), 이강래(남원ㆍ순창), 김춘진(고창ㆍ부안), 최규성(김제ㆍ완주), 이춘석(익산갑) 등 8명의 현역 의원들이 본선티켓을 거머줬다.
또 이용섭(광주 광산을), 주승용(전남 여수을), 박지원(전남 목포), 우윤근(광양ㆍ구례) 등은 단수후보로 일찌감치 결정됐다.
이 뿐만 아니라, 특정세력이 공천에 확정됐다는 비판도 끊이질 않고 있다. 친노와 486그룹 등 특정계파를 대변하는 이들이 공천에 확정됐다는 것이다. 특히 부산·경남(PK)은 공천자 상당수가 참여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라는 지적이 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친노성향의 후보는 전국 197명 후보 가운데 30명에 그쳤다. 당내에선 “원칙도 기준도 없는 계파 나눠 먹기, 밀실 공천”이라는 비판이 꼬리를 물고 있다.
정치신인들 마저 ‘법조인 쏠림 현상’
송호창·백혜련·안귀옥 등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 영입한 정치 신인들에 대한 비판도 끊이지 않고 있다. 대부분 법조계 인사들에 치우쳐 있기 때문이다. ‘無감동 공천’이라는 여론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할 다양한 인재를 끌어들이지 못하고 법조인에게만 눈길을 돌리면서 당초 ‘공천개혁’ 의지와는 멀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경기 과천·의왕에 전략 공천된 송호창 변호사로 송 변호사는 지난 2008년 촛불 집회 당시 날카로운 논리로 대중의 주목을 받으며 촛불 변호사라는 애칭을 얻은 바 있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선 박원순 후보의 대변인을 맡기도 했다.
또 천정배 의원의 지역구였던 경기 안산 단원 갑에 전략 공천된 백혜련 전 검사도 눈에 띈다. 특히 그는 나경원 전 새누리당 의원의 남편인 김재호 부장판사의 기소 청탁 의혹 파문을 양심 고백한 것으로 알려진 박은정 검사의 ‘절친’으로 유명하다.
인천 남구 을에 공천된 안귀옥 변호사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정규 학교를 다니지 못한 어려운 환경 끝에 결혼과 출산 이후 사법시험에 도전했다가 30대 중반에 합격했다. 인천 최초의 여성 변호사를 거쳐 여성·가사·인권 등의 전문 변호사로 활동했다. 안변호사의 맞상대는 새누리당 친박계인 윤상현 의원이다.
경기 광명 을에는 새누리당의 거물 여성 정치인인 전재희 의원의 상대로 이언주 변호사를 공천했다. 에쓰오일(S-OIL) 법무총괄 상무를 지낸 이변호사는 부산 출신으로 서울대 졸업 후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이 변호사의 영입에는 한명숙 대표가 직접 나섰다는 후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