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문제로 친족 폭행 뒤 합의금 6억원 지급…학교에선 '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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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병철 고려대 총장이 여동생 폭행 사건을 유명 법무법인에 위임한 사건위임계약서 일부

[투데이코리아=구재열, 이정우 기자] 고려대학교 김병철 총장이 집안문제로 여동생을 때려 전치 4주의 부상을 입히고 합의금을 주고 무마하려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총장은 이 과정에서 여동생에게 검찰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이에 일부에서는 최근 김용준 전 국무총리가 도덕성 문제로 낙마를 하는 등 도덕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돈때문에 자신의 친여동생을 폭행하는 폭력적이고 비도덕적 인사에게 학생들의 교육을 맡길 수 없다며 강력한 비판을 하고 있다. 학문과 진리를 탐구하는 상아탑이기에 더욱 엄중한 잣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이같은 사실을 알고있는 주변 사람들은 비도덕적인 행위를 한 김 총장의 총장 자격은 물론 고려대 전체의 도덕성까지 의심되게 한다며, 검찰 고발까지 당한 사건이 이사회에 회부되지 않은 점에 대해 '학교 측에서 조용히 넘어가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사립학교법 제61조에 따르면,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교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때'에는 파면·해임·정직 등의 징계 사유가 되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국회 교과위원장 초청 전국 대학 총장 간담회'에서 유기홍 민주통합당 의원은 "총리하다 총장하는 사람은 많지만, 총리하다 장관하는 사람은 없다"며 "총장님들께서 총리급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일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대학 총장은 국무총리급이라는 것인데, 만약 인사청문회에서 친족 폭행 사실이 밝혀지면 어떻게 될까.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인 '고려대'의 이름이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송파경찰서와 서울동부지검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지난 2011년 1월 김 총장이 재산과 관련한 다툼을 하던 중 여동생의 눈을 폭행해 사법기관의 조사를 받았으며, 전치 4주 진단을 받고 이를 고발한 여동생에게 김 총장은 6억원을 주고 합의를 했다.

김 총장은 이 사건의 해결을 위해 대리인을 내세웠으며, 유명 법무법인에 사건을 위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김 총장은 지난해 2월 적립금을 고위험성 금융상품에 투자해 200억원대 손실을 기록한 사실이 감사 결과 드러나면서 큰 파문이 일어, 고려대학교 교수의회가 오는 3월까지 학교법인의 기부금 편법 운용 의혹 및 동아일보사에 대한 무리한 투자 등 학교 위기와 관련해 김병철 총장의 신임을 묻겠다고 벼르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교수의회는 지난해 12월6일 ▲2013년 3월20일까지 김 총장에 대한 중간평가 시행 ▲국내외 대학평가에 대한 대응책·연차적 학교발전 계획·연도별 순수 모금액 등에 대한 이사장·총장 답변서 요구 ▲위기 극복을 위한 고려대 개혁위원회 구성 등 3개 안건을 의결했다.

하지만 김 총장은 "총장 선출 과정에서 이사회에서 중간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했는데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이 없다"며 교수들이 요구한 중간평가에 대해서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김병철 총장은 지난해 5월 고려대 아이스하키 팀 전 총감독의 '청부폭행 지시' 사건과 관련해서도 비리를 학교 차원에서 조직적인 은폐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도 있다.

당시 고려대 아이스하키 팀 전 총감독 A씨에게 지난 2009년 연세대와 정기전을 앞두고 상대 에이스 선수 폭행을 지시받았던 아이스하키 선수 B씨는 "고대가 이기기 위해 (폭행사주를) 지시했다. 총장님께도 말씀드렸다. 내가 잘못한거냐고 물어보니 아니라고 하셨다"고 녹취된 녹취 파일을 공개했으며, 고려대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 졸업생 모임인 '호빙회' 회원들은 고대 총장실을 항의 방문해 "총장이 A감독의 차를 타고 다닌다는 소문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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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고려대학교 교수의회의 김병철 총장 신임 관련 기사 및 아이스하키 팀 청부폭행 의혹 관련 네티즌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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