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사유화·비리는 정통·이단 가리지 않아…전체 교단 개혁 절실

▲'기독교복음침례회'가 ‘세월호 사고’와 관련 논란의 중심에 섰다. ⓒ투데이코리아 DB자료
[투테이코리아/부산=박소현 기자] 최근 ‘구원파’로 불리는 기독교복음침례회가 ‘세월호 사고’와 관련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구원파가 가진 문제가 단지 구원파의 문제가 아니라 기독교 교단 전체가 갖는 고질적인 문제점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원파와 관련, 최근 구원파 창립자 유병언(73) 세모그룹 전 회장의 잘못된 기업 경영, 비자금 조성 등 개인 비리 의혹 등이 언론을 통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일부 언론은 유 씨를 “예수님이라고 칭하기도 한다”는 ‘신격화’ 보도까지 내놓고 있다.
특히 교계의 다수를 차지하는 주요 교단을 대변하는 종교언론의 경우 구원파의 전도행태까지 공개하며 구원파 비난에 나서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자회사격인 국민일보의 경우 최근 보도를 통해 ‘구원파가 포교 때 자주 써먹는 10가지 멘트’를 공개했다. 국민일보는 구원파를 향해 “십일조, 목회자 우대, 성전건축 등을 트집 잡아 정통교회를 불신하게 만든 뒤 율법, 양심, 죄책감, 종교에서의 해방을 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은 27일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이자 구원파 교주인 유병언 일가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오대양 사건 재수사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도 지난 25일 성명을 통해 “기독교를 빙자해 성도를 속이고 사채와 헌금으로 재산을 증식해 부를 누리고 있는 유병언 일가의 재산을 몰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구원파와 관련된 각종 의혹과 불법 행위는 반드시 법에 근거해 처벌을 하고 그 반사회적 행태를 근절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기독교 주요 교단의 구원파 비난과 관련, 구원파의 행태가 정통이라고 자칭하는 주요 교단의 행태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유병언 일가의 기업 경영 행태와 관련해서는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창립자인 조용기 원로목사가 아들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이 대표로 있던 회사의 주식 25만 주를 교회 돈으로 매입하도록 지시한 행태와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조 목사는 이로 인해 교회에 131억 원의 손해를 끼치고 35억 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지난 2월 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에 벌금 50억 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아들 조희준 전 회장은 범행을 주도한 혐의가 인정돼 징역 4년에 법정구속 됐다. 이와 관련 미국의 유명 복음주의 설교가 존 파이퍼(68) 목사는 “조용기 목사가 그리스도를 욕되게 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외에도 주요 교단 소속 목회자들의 각종 비리는 이미 사회문제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대형 교회에서 시작된 한국 기독교의 교회세습이 중소 교회까지 확산되는 등 교회를 목회자 개인의 사유물로 여기는 풍조는 이미 기독교 전체에 만연한 상태다. 실제로 지난해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는 교회의 세습 실태를 공개하고 현재 대물림을 추진 중인 교회의 세습 중단을 촉구하는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이러한 행태는 정통을 자처하는 교단 역시 담임 목사와 창립자 등이 사실상 교주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사랑의교회와 오정현 목사를 반대하는 측 교인들과의 갈등이 극에 치닫고 있는 상황 역시 대형교회 목회자가 예수님의 자리에 선 것이란 비난을 받고 있다. 또 사랑의교회를 비롯해 개신교의 일부 대형 교회와 교단이 추진 중인 헌금 의무화 방안에 대해서도 위법성 논란이 이는 등 정통을 자처하는 교단들이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등은 지난달 26일 ‘악법도 법인가’라는 포럼을 갖고 “(헌금 등) 의무금을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인 자격과 권리를 제한하는 규정은 무효”라고 주장한 바 있다.
결국, 이단의 기준은 교인의 숫자가 많고 적음일 뿐 반사회성 정도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것은 소위 정통이라는 주요교단이나 이단으로 지칭되는 비주류 교단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지난 12일 개혁신학회 봄 학술대회에서는 이단이 서식하는 토양을 기성교회가 제공하고 있다는 발표가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 발표에서는 한국 교회의 현 모습과 관련, 무분별한 교회 분열, 교주를 방불케 하는 많은 목회자들의 의식과 자세, 성경의 가르침을 떠난 교회 경영, 많은 교회들의 비윤리적인 성향 등이 지적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