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박기호 기자] 16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현안질문에서 여야 의원들간의 고성 공방이 오갔다.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을 겨냥해 “버릇부터 고쳐야 한다”고 말하자 야당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한 것이다.

이 의원에 앞서 최민희 의원이 긴급현안질문에서 “청와대는 지난해 5월 몰카시계 2대를 구입했다”면서 “최근 불거지고 있는 청와대 내 권력암투 등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자 이노근 의원이 “최 의원이 공상 소설을 쓰고 있다”면서 “한마디로 요새 정치인 버릇부터 고쳐야 한다”고 말한 것.

결국 야당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고성이 오갔고 정갑윤 국회 부의장이 “학생들이 방청석에 있다. 의원님들 조용히 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요새 정치인들은 이렇다”면서 “문제를 제기하고 조사관이 돼 조사하고, 수사관이 돼 수사하고, 또 재판관이 돼 재판하고, 처형까지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이어 “국회의원의 직위를 이용해 모든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개탄스럽다”고도 했다.

또한 “작은 단서를 가지고 추리소설, 탐정소설 쓰듯이 작가적 상상력을 발휘해 단정하고, 규정하고 확대·왜곡시켜 나가고 있다”며 “이런 버릇을 고쳐 달라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이 의원의 질의가 끝난 뒤 정갑윤 부의장은 “여야를 막론하고 질문을 할 때 동료 의원의 존함이나 상대 당명을 지적하면 결국 장내 분위기가 흐트러진다”면서 “우리 스스로 품위를 지켜가는 의회가 되도록 함께 만들어가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최민희 의원은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최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이 의원이 내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는 나로서는 정말 깜짝 놀랄 수밖에 없는 표현을 했다”면서 “나는 내가 버르장머리 없다고 생각하지 않을 뿐더러 죄가 있다면 열심히 일한 죄다”라고 울먹였다.

하지만 이 의원은 즉각적인 사과를 하지 않았고 결국 오후에 속개된 현안질문에 앞서 신상발언을 통해 “오전 질의 과정에서 내가 다소 거친 표현을 쓴 것은 유감”이라면서 “본의 아니게 소란을 빚은 부분 대단히 죄송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