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몽룡 서울대 명예교수 “청와대에서 관여해…”
[투데이코리아=박기호 기자] 청와대가 그간 국정교과서 정책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혀왔지만 집필진 선정까지 직접 챙기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5일 ‘노컷뉴스’에 따르면 국정교과서 대표 집필자 중 한명인 최몽룡 서울대 명예교수는 “청와대에서 전화가 왔다, 오늘 기자들이 불만이 많다고…”라면서 “청와대에 현정택이라는 친구가 있다”고 말했다.
최 명예교수는 이어 “(현 수석이 전화로) ‘기자들이 불만이 많아 몰려갈지 모른다’고 나한테 경고했다”며 “청와대에서 관여해…”라고 말끝을 흐리며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당시 최 명예교수는 국사편찬위원회의 기자회견에 배석하기로 했지만, 제자들의 만류로 참석하지 못한 채 함께 술을 마시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 매체는 “그는 현 수석과의 통화에서 제자들과 술을 많이 마셔 참석이 어렵다고 말했지만, 현 수석은 ‘술을 마셨어도 나와 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최 명예교수는 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는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의 ‘방패막이’로 이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말이 대표(대표집필자)지, 진짜는 근현대사를 다루는 사람들이 대표집필진”이라면서 “나를 끌어들여야 김 위원장이 산다”고 말했다.
최 명예교수는 또 “어제 (자신이 집필진으로 참여한다는 내용의) 기사가 나가서, 오늘 아침 김 위원장을 만나면 ‘물의를 일으켜 미안하다, 사표를 내겠다’고 말하려 했다”면서 “그런데 김 위원장이 ‘선생님, 아주 잘하셨다’면서 ‘위쪽 평가가 좋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 얘기를 듣는데 황당했다”며 “그냥 (나는) ‘방패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도 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청와대 개입’ 논란이 일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은 이날 “현 수석은 국회 운영위에 4일 통화내역을 제출하라”고 촉구했다.
최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연합 의원총회에서 “현 수석이 지난 4일 최 교수에게 전화해 기자회견에 참석해달라는 기사가 났는데, 현 수석은 그런 전화 한 적이 없다고 한다”며 “국회 운영위원으로서 현 수석은 11월4일 오전의 통화기록을 제출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한편,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현 수석이 최 명예교수의 참여를 종용했다는 보도와 관련, “제가 알고 있는게 아니다”고 말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현 수석은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