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책착암기공장서 추진.. 5차 核실험 대두 시기 맞물려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북한이 잇따라 탄도미사일 발사실험을 강행하면서 5차 핵실험 가능성도 제기되는 가운데 북한이 '유압식착암기' 대량생산 추진 의지를 드러내 주목된다.

착암기는 암석 폭파를 위해 폭약을 장전하는 구멍(발파구멍)을 만드는 기계다. 유압식착암기는 갱내 천공(穿孔)용 고압의 유압류를 기계장치 각 회로에 공급해 착암기를 작동하는 방식으로 일반 착암기에 비해 능률이 높다.

3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책착암기공장 개발 유압식착암기는 작년 한 전시회에서 공개됐다. 천공속도가 빠를 뿐만 아니라 효율이 훨씬 높고 전기소비가 적다.

공장은 대량생산을 위해 '4.15기술혁신돌격대원'들과 기능공(기술자)들을 소집했다. 노동당은 '200일전투 지도소조'를 파견했다. 유압펌프를 소형화 해 한 대의 유압펌프로 착암기를 한 대 씩 돌리는 성과가 나타났다.

북한은 7월 10일 전후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 관측기기를 설치하는 등 5차 핵실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하핵실험은 통상 위치를 바꿔가며 진행되기에 새로운 지하갱도 건설과 핵탄두 반입 등을 위한 발파작업이 선행된다. 발파구멍을 만들기 위해 착암기는 필수적이다.

착암기는 지금까지 4차례 발견된 남침(南侵)용 땅굴 건설에도 사용된다. 땅굴은 90년 3월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발견된 제4땅굴을 마지막으로 공식적으로는 발견되지 않고 있지만 새 땅굴 존재가 민간단체에 의해 꾸준히 지적되고 있다.

97년 망명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의 생전 증언에서는 새 땅굴 존재 가능성이 보다 뚜렷이 드러난다. 황 전 비서는 유사시 경(輕)무장한 사복 차림의 인민군 병력이 '땅굴을 통해' 남하한다고 밝혔다.

김정은 집권 시대에도 북한 체제에 적잖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주체사상(主體思想)'을 만들고 김일성을 사상적으로 보좌한 황 전 비서는 김일성 집권 시절 권력서열 3위였다.

황 전 비서는 유사시 중국으로의 지도부 피난용인 평양-남포 간 지하땅굴 존재도 증언해 북한 땅굴기술이 상당함을 시사했다. 평양과 남포 간 거리는 약 21km다. 개성-파주 거리와 비슷하다. 북한은 과거 베트남 등에 땅굴기술을 수출한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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